도서 소개
도심을 조금 벗어난 낮은 산 중턱에 농막을 짓고 작은 텃밭을 일구었다. 작물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과 달라졌다. 가족의 애환에 대한 이야기가 글로 표출이 되었고,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행위와 언사가 시인의 뇌리를 때렸다. 세월의 흐름을 새삼 느끼며 나이가 들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의 삶에 대한 시인 자신의 시선을 제시한다. 시를 바라보는 태도와 앞으로 시작(詩作)을 위해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을 통렬한 자세로 보여준다. 필명이 ‘나몬다’인 것은 「나몬다」라는 시에서처럼 시인의 세상에 대한 관조를 표현한 것이다.
1부 ‘새 둥지’는 충북 제천 미당마을에서 생활하면서 멀리 펼쳐진 월악산 줄기를 바라보며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고 자연이 인간의 심리에 미치는 선한 영향을 만끽하며 쓴 시들이다. 2부 ‘어머니’는 시인 자신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수록하고 가족을 보듬으려는 시인의 가상한 심사가 짙게 깔려 있다. 특히, 어릴 적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속 깊은 심정이 인상적이다.
3부 ‘한 뼘 공간’은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장면들을 맞이하면서 느낀 시인의 깊은 통찰을 자연스러운 필치로 깊은 공감을 주는 시들로 배치되어 있다. 또, 시와 시작(詩作)을 대하는 시인의 기본적인 태도를 기술하고 있으며 늘 새로운 언어를 찾으려는 시인의 노력이 절절하게 표현되어 있어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줄 만하다.
4부 ‘눈 내리는 산길’은 세월의 흐름에 대한 시인의 관조와 주변 지인들과의 교감의 글들로 구성되어 있고 마지막 시 「눈 내리는 산길」을 통해 앞으로의 시인의 삶에 대한 태도와 시적 자아의 완성을 위해 꾸준한 발길을 디딜 것을 다짐하는 내용으로 시집을 마무리한다.
출판사 리뷰
“자연 속에서 나를 찾고 일상에서 가족을 보듬으면서 세월의 기록을 채워가는 여정” … 시집 『엄마! 땅에도 별이 있어』
시작(詩作)의 시작은 다음 시에서 찾을 수 있다.
비 내린 흙탕물 속에 잃어버린
그 며칠 전에 산 흰색 고무신 한 짝
아껴둔 돈으로 몇 달을 기다리다
겨우 마음 써서 사주신 그 고무신
[중략]
약 받으러 침 검사하러
시내 병원을 들렀다가
강물 위 작은 다리 건너시던 모습
흰옷 입고 집에 들어서자
청마루에 덥썩 주저앉는 아픈 다리
여름철 소매 없는 런닝셔츠
왼쪽 어깨끈이 헤져 동여매니
그만큼 짧아진 나의 셔츠 끝단
그것에 그냥 고개 돌린 그녀의 슬픈 눈매
다음 날
어머니는 우리를 떠났다
- 「어머니」부분
작가의 어린 시절에 떠나보낸 어머니에 대한 회상에서 작가의 모든 상념은 시작된다.
그 이후 바뀐 삶의 방향과 그 속에서 버틴 육신과 심사의 고통이 늘 뇌리 속에서 글로 표현되기를 갈망하였다.
자연을 찾아 그 속에서 함께하고자 하는 노력이 세월이 흘러 작가의 퇴직 이후 생활의 기초가 되었다.
작은 텃밭을 일구고
땀 흘리며 작물을 가꾸어
내 삶의 부족함을 채우려 하니
참새는 그의 세계 속으로
나를 데려간다
내가 흙내음 속으로 들어가니
또 다른 종족이 함께 자연이고 싶어 한다
곧 어미새가 돌아올 것이다
우주를 품으러 보석을 품으러
지푸라기 하나 입에 물고
내 삶의 허기를 채우려
곧 돌아올 것이다
- 「새 둥지」부분
평범한 일상의 흐름을 행복함의 최상적 기초임을 알고 일상의 이야기를 기록하여 그에 녹아 있는 주변과의 관계에 감사하려는 작가의 진심 어린 애정을 많은 시들이 내뱉듯 읊고 있다.
청량리 국시집 긴 테이블
젊은 부부가 두터운 부침개를 주문한다
와, 많다 크다
다 먹기 버거운 듯 반을 가르더니
주변 테이블을 살핀다
가까운 옆자리에 앉은
또 다른 젊은 부부에게
같이 먹어요, 반을 드세요
[중략]
배려받은 부부가
자신이 주문한 음식의 일부를
옆 테이블에 권한다
[중략]
그들 사이에 놓인
한 뼘 공간으로
무엇이 지나간 걸까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잘 보인다
그들 사이에 뭔가가
- 「한 뼘 공간」부분
마침내 작가는 시라는 장르를 통해 지속적으로 자신을 표출하고자 했고, 더 나은 언어를 찾아 길을 나서는 지경(?)에 이른다.
나 같은 사람이 무슨 시를
[중략]
그래도
용기를 내어
피라미 물살 여는 떨리는 첫걸음으로
고양이 먹이 잡는 고요한 발자국 소리로
안쪽 호주머니 속 작은 주먹 하나 쥐고
당신께 저를 바칩니다
- 「헌시(獻詩)」부분
당신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동네 좁은 길을 지나
신작로 넓은 찻길을 따라
단춧구멍 눈알을 부릅뜹니다
[중략]
부릅뜬 눈은 아침이 되어서
지친 눈꺼풀 속에서 몸져눕습니다
펜을 쥔 손아귀도 다섯 손가락 힘을 다 써서
책상 위에 드러눕습니다
몸져누운 자음과 모음은
제자리가 어딘지 허둥지둥 헤매고 있습니다
[하략]
- 「당신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부분
앞으로 더 나은 시의 행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자 하는 작가의 진심이 시집 전반에 짙게 깔려 있어 독자로 하여금 다음을 기대하게 한다.
당신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동네 좁은 길을 지나
신작로 넓은 찻길을 따라
단춧구멍 눈알을 부릅뜹니다
꽃밭에 숨은 건지
강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건지
산속 큰 나무 우듬지에 걸린 건지
밤하늘 별빛 뒤쪽에 몸을 감춘 건지
부릅뜬 눈은 아침이 되어서
지친 눈꺼풀 속에서 몸져눕습니다
펜을 쥔 손아귀도 다섯 손가락 힘을 다 써서
책상 위에 드러눕습니다
몸져누운 자음과 모음은
제자리가 어딘지 허둥지둥 헤매고 있습니다
[하략]
- 「당신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부분
작가 소개
지은이 : 박동식
충북 제천 미당마을에서 텃밭 일구며 책 읽고 시 쓰면서 넓은 창으로 보이는 높은 하늘을 좋아하는 전직 영어 교사영남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교육학과 졸업경북 청송군 현동중학교를 거쳐 충북 제천 세명고등학교에서 퇴직영어와 일본어 교사 자격증 보유필명은 나몬다시집 『엄마! 땅에도 별이 있어』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詩作) 활동을 함늘 언어를 찾으러 길을 나서고 싶어 하는 시인이다동네 산책길, 먼 산꼭대기, 넓은 바다, 크고 작은 재래시장, 다른 나라의 소박한 전원도시, 드넓은 아시아와 유럽 등을 헤매고 있다사막과 낙타를 다음에는 보러 가고 싶어 한다.
목차
自序
1부 새 둥지
전설의 귀향
검은 산
비 온 뒤의 산
참 이상한 마을
새 둥지
참새와 뱀, 그리고 인간
가을 텃밭
사과 한 조각
땅콩의 진실
고목 같은 돌
설산(雪山)
차마고도
청냉포(淸冷浦)
그곳이
욕지도 할매
할매 바리스타
부표
흙내음 소리
하늘 속 물고기
월정사 전나무숲길
2부 어머니
님의 소리
어머니
아양교
아버지의 목소리
얼마나 아팠으면
그리워서
그 사람
당신
머리카락
밤
이 시간에는
자식 교육
길
과천(果川) 가는 길
팔삭둥이
나는 글자를 몰라
엄마! 땅에도 별이 있어
궁금한 결과
미안합니다
그놈의 시간은
3부 한 뼘 공간
한 뼘 공간
야간 자율학습시간
어느 교도관과 죄수
도서관
찜질방
이런 적 있는가요
TV
1 + 1
세상의 이치
두뇌의 다리
영하의 추위
헌시(獻詩)
당신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언어
내가 나에게
시의 가치
시란 말이야
시인의 어깨
목소리
나몬다
4부 눈 내리는 산길
그때가 좋았다
만날 수 있을까요
시간
진실
얼굴
나는 걷는다 1
나는 걷는다 2
편지 1
편지 2
코스모스, 그 우주의 질서
조문 답의 글
그리운 사람
바지선과 삼배체
대웅전 기둥
용문사
아카시아나무
조우(遭遇)
숲길
눈 내리는 산길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