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그림을 만나는 동안에는 마음이 좋다. 기존의 침침한 색채가 좀 더 밝아진다거나 전혀 다른 사람처럼 바뀐다거나, 때로는 심술궂은 표정으로 우스꽝스럽게 연출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도 대상을 곱씹으며 그의 존재를 부각하는 과정으로서의 행위가 좋았다. 바꾸어 말하면 나와 당신이 어떤 의미로 교류를 시작한다는 신호다. 사실 그림에 포획된 사물들은 모두 내 이웃 인간이며 자연 사회다. 대상 자체에 대한 상상도 크지만 내가 겪었거나 겪어갈 수 있는, 나에게 넘겨진 경험들인 것인데, 경험의 장면을 그린 후 짧은 대화를 건네 보는 것이다.
_ 「보는 이의 말」 부분
아픔을 눌러 가며 터벅터벅 걷는 어르신의 걸음에서 접질린 발목보다는 헌 가방, 통신기, 보온 모자가 눈치 없게 아파 보인다. 놓아지지 않는, 아픔을 머금는 물건들!
_ 「1 _ 그림자 사냥꾼의 수첩」
삼복더위에, 자른 파인애플 한 봉지 들고 가는 장면을 와삭하며 씹는다. 나무가 아닌 풀이라는 파인애플! 고작 몇 개로 여름 풀(pool) 맛을 즐길 수 있다. 어푸어푸~
_ 「2 _ 호두나무의 잠」
바지를 걷고 물에 발을 담근다. 그리고 천진한 사람이 된다. 평소 날카로운 분이라도 물에 발을 담그면 어린이 같은 심성이 된다. 물에 약 타나?
_ 「3 _ 만남의 장소들」
작가 소개
지은이 : 유광식
추운 겨울, 전북 완주에서 태어나 유년을 보냈다. 1988년 가을에 서울로, 2002년 봄에 인천으로 이사했다. 이후부터 서툰 솜씨를 예술연못에 빠뜨리며 숲의 주파수를 외운다. 자연과 도시, 인간과 사물의 관계를 좇아 여러 매체를 조몰락거리며 집을 짓는다. 지은 집으로 『이삿짐』, 『완주소년』, 『집들이,』, 『기억집』, 『잔소리』, 『인천을 빙빙』이 있다.
목차
바라보는 이의 말
1 _ 그림자 사냥꾼의 수첩
2 _ 호두나무의 잠
3 _ 만남의 장소들
4 _ 집에 가는 길
보는 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