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헤르만 헤세의 대표적 자전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는 총명한 소년 한스 기벤라트가 어른들의 기대와 획일적인 교육 제도에 짓눌려 무너져 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소설이다.
치열한 경쟁 끝에 명문 신학교에 입학한 한스는 자유분방한 친구 하일너를 만나 새로운 세계에 눈뜨지만, 학교의 억압과 주변의 기대 속에서 점차 자신을 잃어 간다. 헤세 자신의 청소년기 경험이 짙게 반영된 이 작품은 개인의 개성과 자유를 억압하는 교육과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동시에, 섬세한 자연 묘사와 청춘의 우정, 상실의 아픔을 서정적으로 담아낸 고전이다.
출판사 리뷰
★ 1946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 서울대학교 선정 동서 고전 200선
★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고전 100선
★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청소년 권장 도서 50선
★ 한국경제신문 선정 국내외 명문대생이 즐겨 읽는 고전
1906년에 출간된 『수레바퀴 아래서』는 헤세의 사춘기 시절 체험이 담긴 자전적 성장 소설로, 총명하고 성실한 한 소년이 어른들의 욕심과 억압적인 교육 제도에 희생되어 비극을 맞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명문 신학교에 입학하지만 결국 상처를 입고 무너져 가는 한 소년의 비극을 통해, 무자비한 수레바퀴처럼 개인의 개성과 인격을 짓누르는 기성 사회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는 작품이다.
이 책을 옮긴 전문 번역가 강명순 씨는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가독성을 살린 섬세한 번역으로, 헤세 특유의 서정적인 독일어 문장을 아름답게 살려 냈다. 번역 원본으로는 독일 주어캄프 출판사에서 출간한 헤세 전집 중 한 권인 Hermann Hesse, S?mtliche Werke 2: Peter Camenzind, Unterm Rad, Gertrud(Berlin: Suhrkamp, 2001)를 사용했다. 현재로서는 가장 권위 있는 판본 중의 하나이다.
모순적인 교육 제도에 짓눌린 안타까운 청춘의 이야기
독일의 작은 시골 마을에 사는 소년 한스 기벤라트는 총명하고 성실한 학생으로, 그를 몰아붙이는 아버지와 교사들, 마을 어른들의 기대 속에서 신학교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밤낮 두통과 싸우며 공부에 매달린다. 마침내 주(州) 시험에 합격하여 마울브론 신학교에 진학한 한스는, 그곳에서 자유분방한 성격의 친구 헤르만 하일너를 만나 가까워지게 된다. 시인의 기질을 지닌 하일너와의 우정으로 한스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되지만, 그 영향으로 그가 점점 공부에서 멀어지자 두 사람의 우정은 곧 학교의 골칫거리가 된다. 그러던 중 획일적인 학교 시스템을 견디지 못한 하일너가 학교 기숙사에서 탈주하여 퇴학 처분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신학교의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겨우 의지했던 친구마저 잃은 한스는 점점 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 결국 신경 쇠약 진단까지 받은 그는 신학교를 그만두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낙오자가 되어 돌아온 그를 향한 주변의 무심한 냉대 속에서, 무너져 내린 한스의 마음은 좀처럼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데…….
이처럼 이 작품은 타고난 총명함으로 촉망받던 한 소년이 어른들의 비뚤어진 욕심과 교육 제도에 희생되어 비극을 맞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본래 자연을 좋아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소년인 한스는 어린 나이에 학업과 입시 경쟁에 내몰린 이후부터 좋아하던 모든 여가 활동을 빼앗기고 공부에만 몰두하며 제대로 된 유년기를 누리지 못한다. 그런 그를 몰아붙이는 아버지와 교사들, 교장과 목사를 비롯한 기성세대들은 개인의 개성과 자유를 억압하고 성적에 따라 규격화된 인물만을 양산하는 사회와 교육 제도의 모순된 단면을 보여 준다.
그러나 비극으로 치닫는 듯한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한편으론 매우 섬세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한 소설이다. 억압적인 제도 속에서 위태로운 성장통을 겪으면서도 자기 나름으로 솔직하게 세상을 이해하며 조금씩 성숙해 가는 소년들의 모습이나, 다소 서툴지만 진실된 교감을 나누는 그들의 우정은, 위선적인 권위만 내세우는 어른들의 모습과 대비되어 순수하고 진솔한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또 수채화처럼 투명한 필치로 묘사되는 독일 마을의 자연 풍광, 아득한 향수(鄕愁) 속에서 오감을 자극하며 생생하게 그려지는 유년 시절 기억들은 그것이 아름답기에 더욱 안타깝고 애잔한 애수를 불러일으킨다. 향수가 자아내는 짙은 서정성은 그것이 이미 상실된 것에서 오는 그리움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유년기를 도둑맞고 변해 버린 주변의 모든 것을 바라보는 한스의 시선을 따라가며 독자들은 그의 아픔과 그리움에 더욱 깊이 공감하게 된다.
헤세 자신의 사춘기 시절 체험이 담긴 자전적 성장 소설
이 작품은 자전적 요소가 강한 헤세의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특히 그의 청소년기 시절의 체험들이 곳곳에 가득 담겨 있는 성장 소설이다. 1877년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크주의 소도시 칼프에서 태어난 헤세는 그 자신 역시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주 시험에 합격하여 1891년 마울브론 신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규율과 인습에 얽매인 신학교 생활을 이겨 내지 못하고 7개월 만에 학교에서 도망쳐 나왔다. 작중에서 몰래 신학교 기숙사를 도망쳐 나와 퇴학을 당하게 된 하일너의 탈주 사건은 이때 그의 체험을 반영한 것이다. 이후 자살 기도를 하기도 하고 신경 쇠약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방황을 거듭한 헤세는, 우여곡절을 거쳐 김나지움에 입학했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학업을 중단했다. 그 후 그는 시계 부품 공장과 서점 등에서 수습 직원으로 일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며 작가의 꿈을 키워 나갔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이러한 인생 여정을 거쳐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20대의 헤세가 쓴 초기 작품으로, 자신의 쓰라린 사춘기 시절을 돌아보는 그의 아픔과 향수가 짙게 배어 있는 소설이다. 신학교를 그만둔 후 고향으로 돌아와 어린 시절 뛰놀던 숲을 떠돌면서 은밀하게 자살 계획을 세우는 한스의 모습이나, 마음을 다잡고 기계공 일을 배우기 시작하며 어떻게든 현실과 타협하여 살아가려 애쓰는 모습 등엔, 학업을 중단한 후 위태롭게 발버둥치던 10대 시절 헤세의 방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러나 문학청년 하일너처럼 헤세에겐 글쓰기가 있었기에 스스로를 치유하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었지만, 주인공 한스는 결국 인생의 수레바퀴 아래 깔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청운의 꿈을 안고 신학교에 진학하지만 상처를 입고 파멸해 가는 내성적인 모범생 한스와, 반항적이고 자유분방한 시인 기질을 지닌 그의 친구 하일너는 서로 대조되는 인물이면서도 모두 헤세 자신의 방황했던 젊은 날을 비추는 초상이자 거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린 호메로스의 작품을 읽지만 『오디세이아』를 무슨 요리책처럼 읽고 있어.」 하일너가 다시 경멸조로 말을 이었다. 「한 시간 내내 고작 시 두 구절을 읽고는 단어를 하나씩 뜯어서 되새기면서 구역질이 날 정도로 분석해. 그래 놓고는 수업이 끝나면 늘 이렇게 말하지. <호메로스의 표현력이 얼마나 탁월한지 이제 알겠죠? 여러분은 지금 호메로스의 창작의 비밀을 들여다본 거예요!> 하지만 그건 우리가 불변화사와 단순 과거형에 질식하지 말라고 뿌려 놓은 일종의 소스 같은 거야. 그런 식의 접근법으로는 절대 호메로스에 흥미를 느낄 수 없어. 대체 고대 그리스의 시 나부랭이가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데? 만약 진짜로 누군가 그리스식으로 살아가려고 하면 당장 학교에서 쫓겨날걸. 그런데도 우리 방 이름은 헬라스라니, 정말 기가 막힐 일이지! 방 이름을 <쓰레기통>이나 <노예 우리>, 아니면 <실크해트>라고 지으면 안 될 이유가 있어? 고전이니 뭐니 하는 건 몽땅 사기야.」
자작시를 낭송하거나 이상적인 시인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혹은 실러와 셰익스피어 작품에 나오는 독백을 몸짓까지 섞어 가며 열정적으로 읊을 때면, 한스는 하일너가 그에게는 없는 마법 같은 재능으로 허공 속을 거닐고, 신이 가진 자유와 열정으로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호메로스의 천사처럼 날개 돋친 발로 자신과 다른 아이들을 떠나 훨훨 날아가 버릴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인의 세계를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았던 한스는 이제 난생처음으로 아름답게 흐르는 언어, 사람을 미혹시키는 비유,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운율의 엄청난 힘을 깨닫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그에게 새롭게 열린 이 세계를 존경하는 마음이 친구에 대한 감탄과 어우러져 독특한 감정으로 자라났다.
「제발 내 말 좀 들어 줘. 그때는 겁이 나서 곤경에 빠진 너를 모른 척했어. 하지만 너는 내가 어떤 아이인지 알잖아. 신학교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가능하면 1등이 되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었던 거. 너는 그런 나를 공부벌레라고 비웃었지. 맞는 말이야. 하지만 그게 내 인생 목표였어. 그것보다 더 나은 것을 몰랐으니까.」
작가 소개
지은이 : 헤르만 헤세
1877년 독일 남부 도시 칼프에서 개신교 목사이자 선교사인 아버지와 유서 깊은 신학자 가문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스위스 바젤과 칼프에서 성장했다. 열다섯 살 때 재학 중이던 신학교를 그만두며 “시인이 되지 못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라고 결심한 헤세는 그해 6월 삶의 좌절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기도, 정신병원에 입원해 신경쇠약 치료를 받았다. 퇴원 후 인문계 중등학교인 김나지움을 다니다 다시 학업을 중단했고, 시계 공장과 서점 등에서 수습사원으로 일하며 글쓰기에 전념했다. 1899년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와 첫 산문집 『자정 너머 한 시간』을 발표하면서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당시 『자정 너머 한 시간』 출간을 결정한 독일 디더리히스 출판사의 대표 오이겐 디더리히스는 “이 책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만큼 더 그 문학적 가치를 확신한다”라며 헤세에게 작가로서의 확신을 심어주었다. 이 책으로 독일 문학계에 이름을 알린 헤세는 1904년 『페터 카멘친트』로 큰 주목을 받으며 일약 유명 작가로 발돋움했고, 『수레바퀴 아래서』, 『크눌프』, 『청춘은 아름다워』 등을 발표하며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다.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독일포로구호’에서 일하며 전쟁포로들과 억류자들을 위한 잡지를 발행하는 한편, 정치적 논문과 선전문 등을 발표하며 전쟁의 비인간성을 규탄했다. 이런 활동들로 인해 그의 작품들은 독일 내에서 불온서적으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전쟁 기간 당시 정신적 어려움을 겪다 카를 구스타프 융에게 심리치료를 받았으며, 종전 뒤인 1919년에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데미안』을 발표했다. 이 작품은 젊은 독자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작품성 역시 인정받아 베를린시에서 주관하는 폰타네상을 수상했다. 이후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황야의 이리』, 『유리알 유희』 등 여러 작품으로 수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러나 군국주의와 국가주의에 비판적이고 나치를 경계한다는 이유로 그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고, 나치 집권 이후에는 독일 내에서 작품의 제작과 판매가 어려워졌다. 종전 뒤인 1946년부터 독일에서 다시 헤세의 작품이 출간되기 시작했고, 같은 해 노벨 문학상과 괴테상을 수상했다. 1950년 브라운슈바이크시에서 주관하는 빌헬름 라베 상을, 1955년 서독출판협회에서 주관하는 평화상을 수상했다. 1962년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세상을 떠났다.
목차
수레바퀴 아래서
역자 해설 - 청소년기의 보편적 자화상
헤르만 헤세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