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45년 종전부터 1989년 냉전 붕괴까지 현대 세계사를 뒤흔든 8개의 격동적 사건 속에서, 프리모 레비, 밀란 쿤데라,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등 24명의 거장이 남긴 문학적 증언을 추적하는 역사·문학 교양서다. 거시적 역사 기록이 담아내지 못한 구체적인 인간의 고통과 삶의 형태를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복원하며, 역사와 문학이 만나는 지점에서 현재 우리 삶의 뿌리를 깊이 있게 성찰하는 책이다.
출판사 리뷰
2020년대에 종전(1945) 이후의 문학을 읽다
2차 세계대전은 끝났지만 전 세계에 돌연 평화가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종전 이후에도 지구 곳곳에서는 전쟁과 무력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서구에서 '냉전 시기'라고 일컬어지는 2차 세계대전 종결부터 1990년 사이에도 폭력적 충돌로 2천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 밖에도 강대국과 약소국, 약소국과 약소국 사이의 분쟁은 끊이지 않았으며, 강대국과 강대국 사이의 갈등이 다른 지역으로 전이되어 전쟁 · 내란 · 테러의 형태로 나타난 경우도 많았다.
종전이 만들어낸 갈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지역도 있다. 독일이 통일된 것과 달리 한반도에서는 여전히 분단과 이념 대결이 진행되고 있다.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던 인도 아대륙은 종교적 대립 속에서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할되었고, 이후에도 두 나라 사이에는 여러 차례 전쟁과 분쟁이 이어졌다. 중동에서는 영국의 위임통치와 팔레스타인 분할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졌고, 1948년 이스라엘 건국과 전쟁을 거치면서 팔레스타인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으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역사를 체험한 작가들의 문학
문학은 시대의 거울이자 양심이다. 작가란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지 않은 사람, 시대와 역사에 대해 고민하며 경직되지 않은 사고를 지닌 사람, 존재론적 뿌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다. 우리는 전체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작가가 만나는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프리모 레비, 귄터 그라스, 커트 보니것, 살만 루슈디, 아룬다티 로이, 샤힌 아크타르, 아모스 오즈, 사하르 칼리파, 가산 카나파니, 팀 오브라이언, 바오 닌, 비엣타인 응우옌, 아고타 크리스토프, 밀란 쿤데라, 헤르타 뮐러, 아리엘 도르프만, 루이스 세풀베다, 마누엘 푸익, 아티크 라히미, 파리누쉬 사니이, 모신 하미드, 토마스 브루시히, 위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총24명의 작가를 다룬다.
종전 이후의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지나간 역사를 되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쟁과 분단, 혁명과 독재를 겪은 개인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뿌리를 돌아보고,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를 이해하는 일이다.
1945년 2월 성홍열에 걸린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에, 전차병 귄터 그라스는 미군의 바이에른 수용소에 수감중이었다. 비슷한 시기 인디애나 출신의 미군 정찰병 커트 보니것은 독일군에 포로로 잡혀 있었다. 사병 신분으로 제네바 협정에 따라 노동의 의무를 져야 했던 그는 드레스덴의 맥아 시럽 공장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그는 ‘역사적인’ 드레스덴폭격을 경험하였다. 지옥과 같은 도시에서 운 좋게 살아남아 미국으로 돌아온 보니것은 평생 PTSD에 시달렸다. 드레스덴에서 겪었던 이 끔찍한 경험은 보니것 문학을 이해하는 결정적 열쇠이다.
전장에서는 위대한 형제애가 발휘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죽음의 긴장이나 고독이 최고조에 달한 순간에만 발견되는 위대한 인간성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인간성이 만약 있다면 그것은 영웅적이라 불려도 좋을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 전쟁터에는 그런 고귀한 인간성보다는 빠져나오기 어려운 절망, 주변에 대한 증오, 히스테리적인 발작, 자기 보존적인 이기심, 동료에 대한 불신, 적에 대한 가학적 복수심이 가득하다.
도르프만은 라틴아메리카의 성공한 집안 출신이었다. 조부모는 20세기 초 동유럽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민 왔고, 아버지는 아르헨티나와 라틴아메리카 산업에 관한 최초의 저서를 쓴 경제학자였다. 도르프만 역시 1942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출생하였다. 두 살 무렵, 아르헨티나에 파시스트 성향의 라미레스 정권이 들어서자, 그의 가족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뉴욕에서 그의 아버지는 UN 경제사회이사회 설립자의 한 사람이 되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한식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현대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작가세계』 신인 평론상을 수상해 문학평론가 이름을 얻었다. 소설책, 역사책 읽기를 좋아했고 지금도 그런 책을 읽는다. 『세계문학여행』 1~2, 『고전의 이유』, 『위대한 이야기 유산』, 『화곡동, 1979~1985』 등의 책을 썼고, 현재 상명대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 유럽의 종전 1945
제1장 수용소에서 돌아온 사람들
제2장 구조된 자의 기억과 증언_ 프리모 레비
제3장 자기변명과 반성의 우화_ 귄터 그라스
제4장 아마겟돈 지하실의 생존자_ 커트 보니것
제2부 인도의 분할 1947
제5장 종교 민족주의와 아대륙의 모순
제6장 혼종 문화와 정체성의 혼란_ 살만 루슈디
제7장 버림받은 자들의 작은 신_ 아룬다티 로이
제8장 과거로만 기억되는 사람들_ 샤힌 아크타르
제3부 팔레스타인 1948
제9장 팔레스타인의 부동산 문제
제10장 이스라엘의 배신자와 광신자_ 아모스 오즈
제11장 서안의 일상과 이중의 억압_ 사하르 칼리파
제12장 실패한 과거와 투쟁의 미래_ 가산 카나파니
제4부 베트남 전쟁 1964
제13장 제국을 몰아낸 해방전쟁
제14장 보병 알파 중대의 삶과 죽음_ 팀 오브라이언
제15장 승리와 영웅이라는 착시_ 바오 닌
제16장 전쟁을 기억하는 다른 목소리_ 비엣타인 응우옌
제5부 프라하의 봄 1968
제17장 동유럽의 사회주의와 민족주의
제18장 고독한 망명자의 비밀 노트_ 아고타 크리스토프
제19장 존재의 가벼움과 농담의 무거움_ 밀란 쿤데라
제20장 슈바벤 마을의 독일인들_ 헤르타 뮐러
제6부 더러운 전쟁 1973
제21장 자유주의와 질식하는 인민 정부
제22장 혁명의 추억과 독재의 유산_ 아리엘 도르프만
제23장 떼 낼 수 없는 과거의 그림자_ 루이스 세풀베다
제24장 문화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_ 마누엘 푸익
제7부 이슬람 전사 1979
제25장 이슬람주의와 신정국가
제26장 폐허의 시간을 견디는 슬픔_ 아티크 라히미
제27장 신성하거나 혹은 속되거나_ 파리누쉬 사니이
제28장 근본주의 시대의 망명자들_ 모신 하미드
제8부 사라진 시대 1989
제29장 체제가 무너지고 세상이 달라지고
제30장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나라_ 토마스 브루시히
제31장 정치 지상주의와 금전 지상주의_ 위화
제32장 목소리로 기록한 감정의 역사_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나오며
작품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