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2015년 kt 위즈 창단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수원 마운드를 지켜온 원클럽맨몇 번이나 야구를 그만두려 했던 소년이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에이스로 성장하기까지고영표의 야구 인생과 함께 수원 kt 위즈의 어제, 오늘, 내일을 되짚어보는 이야기 프로야구 선수의 성공 스토리를 떠올리면 흔히 천재의 탄생, 마치 만화 같은 전설적인 에피소드를 생각하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을 인정받고, 청소년 국가대표 선수로 이름을 알리고 국제대회에서 활약해 해외 스카우트의 눈길을 끌고 명문 학교를 거쳐 프로에 입단한 뒤 스타플레이어로 성장 발전하는 흐름이다. 하지만 모든 프로야구 선수의 길이 그렇게 평탄한 승승장구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지금 우리가 경기장과 TV에서 만나는 스타 선수 가운데 자신의 재능을 확신하지 못하고, 팀과 지도자로부터 충분히 기회를 얻지 못해 어려움을 겼었던 이들도 많다.
이 책 『수원에서의 나날 - 퀄리티가 다른 KT 에이스 고영표의 생각들』의 주인공인 고영표의 야구 인생이 그랬다. 그는 어려서부터 주목과 기대를 받은 유망주가 아니었다. 야구를 너무나도 좋아했지만 체구가 작았고 말랐고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 탓에 기회도 많이 받지 못했다. 흔히 얘기하는 어린 시절부터 ‘될성부른 떡잎’으로 분류되는 타고난 선수가 아니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몇 번이나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다. 과연 내가 정말 야구선수로 성공할 수 있을까,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부담만 지우는 것은 아닐까, 어린 소년에게 야구는 꿈인 동시에 자신을 의심하게 만드는 아픈 현실이기도 했다.
중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고, 가끔 경기에 나설 때면 자신의 포지션인 투수가 아니라 야수로 출전한 경기가 더 많았다. 공식적인 경기에서 투수로서 소화한 이닝도 많지 않았다. 주요 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줘 흔히 전국구로 주목받은 선수가 아니라, 야구를 계속 더 할 수 있을지 없을지 고민하는 선수였다. 타인의 기준에 맞춰 판단하고 스스로 답을 찾지 못했다면 일찌감치 야구를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영표는 어려움 속에서도 야구를 놓지 않았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다시 스스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야 하는 선택의 순간이 이어졌다. 야구 명문학교에 이름만 올리는 ‘주전자’ 자리는 원치 않았다.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학교로의 전학을 선택한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한 단계 내려가는 오판처럼 보일 수도 있었지만, 고영표의 생각은 달랐다. 그에게 필요한 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였다.
그 선택은 그의 야구 인생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고영표는 처음부터 남들의 인정을 받고, 자신의 재능을 확신했던 선수가 아니었다. 그의 이야기가 특별한 것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흔들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늘 스스로 기회를 찾아 움직였고,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 안에서 경쟁력을 만들어냈다. 훗날 kt 위즈의 에이스를 넘어, KBO 리그를 대표하는 최정상급 선발투수, 국가대표 선발 자원이 된 고영표의 출발점에는 특출한 학창시절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고민과 선택이 있었다.
그가 프로에서 선택한 야구 역시 남들과 조금 달랐다. 우완 사이드암(언더핸드) 투수인 고영표는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다. 빠른 공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대신 정교한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활용하고 타자와 끊임없이 수싸움을 벌이며 긴 이닝을 책임진다. 남들이 가진 무기를 부러워하고 쫓아가기보다 자신만의 독보적인 무기를 만드는 것. 그의 야구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바로 ‘스스로를 알고, 자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고영표는 kt 위즈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투수가 됐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위즈의 지명을 받아 2015년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팀의 창단 멤버다. 신생팀에서 프로 인생을 시작했고, 팀이 성장하고 성공하는 모든 과정을 함께했다. 가능성을 보이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던 선수는 어느덧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가 됐다. 2021년은 정점의 시작이었다. 고영표는 퀄리티 스타트 20회 이상을 기록하며 최정상급 선발투수가 되었고, 구단의 첫 우승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오랜 시간 스스로를 의심했던 투수가 마침내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 가장 크고 높은 무대에서 증명한 순간이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순간도 특별했다. WBC와 프리미어12 등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어린 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당연하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던 선수가 아니라, 프로에 대한 꿈을 접고 야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던 선수가 국가대표가 되어 세계적인 타자들을 상대하게 된 것이다. 고영표에게 국가대표라는 이름은 그저 경력 한 줄이 아니다.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수원에서의 나날』에는 그가 국제대회를 통해 피부로 체감했던 세계무대라는 레벨, 월드클래스 선수들과의 대결 경험으로 깨닫게 된 생각들도 깊이 있게 펼쳐진다.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던 소년에서 자신만의 무기를 가진 에이스 ‘고퀄스’로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찾아 나선 진짜 스포츠맨의 성장 성공 스토리수원과 kt를 사랑하는 에이스, 수원과 kt가 사랑하는 남자 고영표의 야구 인생『수원에서의 나날』은 그래서 흔한 스포츠 스타의 성공담과는 확실히 다른 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처음부터 잘했던 선수, 모두가 천재라고 우러러봤던 선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잘할 수 있을지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했던 선수가 어떻게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자신에게 맞는 길을 직접 제 발로 찾아가며 프로야구 무대에 데뷔해 최고의 자리에 올라왔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다.
어려운 학창시절 스스로 돌파구를 마련해 결국 프로 선수가 되었지만, 입단 후 모든 것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신생팀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과정 역시 경쟁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고영표는 자신의 장점을 잘 알고 있었다. 강속구가 없다면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으로 싸우면 되는 것이고,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긴 이닝을 책임지는 피칭으로 승부를 이끌어가면 됐다. 그는 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비롯해 여러 구종을 조합해 경쟁력 있는 투구 패턴을 만들어갔다.
그의 투구를 지켜보면 ‘빠른 공이 좋은 공’이라는 단순한 공식이 얼마나 쉽게 깨질 수 있는 것인지, 그것이 모두에게 동일한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고영표는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한 발 앞서고,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사용하며, 한 타석이 아니라 한 이닝, 한 경기가 아니라 한 시즌을 바라본다.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특별한 경기 운영 능력은 그렇게 쌓여갔다. 화려하게 등장한 투수가 아니라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남으면서 경쟁력을 터득한 투수였다.
『수원에서의 나날』은 그의 야구 커리어를 전반적으로 돌아보지만, 활약상 퍼포먼스에 집중하기보다 그의 생각과 태도, 가치관을 돌아보는 책이다. 훌륭한 활약을 펼쳤던 경기들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는 부진과 시련 속에서 깨달은 내밀한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고영표라는 투수가 어떻게 자신의 야구를 설계하고 완성해가는지 한 순간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태도도 엿볼 수 있다. 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오르는지, 비시즌에는 어떻게 노력하는지 많은 것들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성공한 스포츠스타의 개인적인 승승장구 스토리로 채워진 책이 아니다. kt 위즈의 창단 멤버로서 팀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한 선수의 이야기이자, 구단이 성장해온 시간을 함께 되짚어 추억하는 책이기도 하다. 신생팀 kt가 이제는 KBO 리그에서 당당한 경쟁력을 갖춘 강팀으로 자리 잡기까지, 그 과정에서 많은 공헌을 한 팀원으로서 고영표를 볼 수 있다. 외국인 선수, 선후배 동료들과 늘 더 나은 야구를 꿈꾸며 고민하고 공부하는 그의 자세도 느낄 수 있다.
고영표는 함께 프로에 입단했던 선수들이 하나둘 팀을 떠나는 동안에도 10년 넘게 kt의 유니폼을 입고 수원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2024년에는 구단 최초의 비FA 다년계약으로 5년 총액 107억 원이라는 거금에 계약하며 구단과의 동행을 더욱 길게 이어가게 됐다. 이제 고영표와 kt 위즈는 서로의 역사에서 떼어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관계가 됐다. 프로스포츠의 세계, 프로야구의 세계에서 쉽게 영원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사실상 ‘종신 kt’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의 긴 동행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나는 고영표는 한 구단의 프랜차이즈스타, 원클럽맨이라는 점에서만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한때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고 포기하려 했던 소년이 어떻게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갔는지, 기회가 보이지 않을 때 어떻게 변화를 주며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남들과 다른 조건을 어떻게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바꾸어 업그레이드해왔는지 보여주고 있기에 더 특별한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그 가치와 의미가 전달되리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고영표의 성장 스토리는 kt 위즈의 팬들,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떠나 오늘날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얻으며, 격려와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자신의 가능성을 고민하고 잠재력을 믿지 못해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야구 책’ 이상의 의미로 전해질 것이다. 처음부터 주목받지 못해도, 출발이 늦어도, 남들보다 부족한 것이 많아도 굳은 의지와 슬기로운 태도가 있다면 누구든 언제든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오랜 시간 숙고해서 결정한 한 번의 선택과 한 번의 기회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그의 야구 인생이 보여준다.
고영표는 이제 자타공인 명실상부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가 되었지만, 그의 이야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몸값 100억원이 넘는 초대형 선수가 되어서도 그는 늘 더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 더 나은 야구를 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고민하고 연구한다. 그러한 태도가 있기에 그가 수원의 야구팬들과 kt 구단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이다. 이 책 『수원에서의 나날』은 선택받지 못한 선수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한국 야구 최고의 무대에서 한 팀과 10년 이상의 동행을 함께 선택한 선수로 성장한 고영표의 야구 인생 여정을 담았다. 그리고 그가 써 내려갈 다음 페이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책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