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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 위에서
학이사(이상사) | 부모님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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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경남 창원의 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 관장인 저자는 오랫동안 책을 매개로 지역사회와 사람들을 이어온 독서운동가이다. 책 읽어주기와 글쓰기 활동을 꾸준히 펼치며 지역의 독서문화를 일구는 한편, 교도소 수용자와 결혼이주여성, 장애인 등 다양한 이웃들과 만나 책을 읽고 삶의 이야기를 나누어 왔다.

이 책은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 그리고 그 만남을 통해 발견한 삶의 의미를 담은 수필집이다. 책 한 권을 사이에 두고 마음을 열었던 순간들,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서로를 이해하게 된 경험들이 따뜻하고 진솔한 문장으로 펼쳐진다.

길 위에서 시선을 붙든
모든 존재들에 전하는 사랑

“복도 끝 도서관 문을 밀고 들어가면 낡은 책들이 책장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헐겁게 꽂혀 있었다. 누런 갱지 같은 두꺼운 종이는 또 왜 그렇게 잘 바스라지던지. 지금도 그 도서관을 생각하면 풍겨오던 퀴퀴한 책 냄새를 잊을 수가 없다. 냄새의 기억이 이렇게 선명하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그 시절의 충만감이 오늘의 나를 든든히 받쳐주는 힘이다.”

작가는 책에 대한 애정을 자신의 울타리 안에만 머물게 하지 않는다. 독서 소외계층과 글자를 모르는 노년층, 수감자, 장애인, 군인, 이주여성, 청년과 학생들 곁으로 다가가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누군가에게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서로의 마음을 보듬었던 순간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 또한 위로받고 치유되었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에는 작은도서관을 꾸려온 시간, 오랜 다문화 단체 활동,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한 날들, 그리고 세상에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자 애써온 삶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지금까지 그 길을 계속 걸을 수 있었던 것은 결국 먼저 손을 내밀고 곁을 내어준 사람들이 있어서였다. 그래서 작가의 시선은 우리 곁의 평범한 사람들과 일상에 오래 머문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작가는 누군가에게 책 한 권을 건네는 일,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일, 먼저 손을 내미는 작은 행동이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조금씩 따뜻하게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지역과 이웃을 향한 애정, 가족에 대한 사랑, 살아가며 마주한 기쁨과 아픔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자신의 곁을 돌아보게 된다.

자극과 재미가 넘치는 시대에 사는 아이들이 누리는 것들이 부럽기보다는 걱정스럽다는 생각을 한다. 가진 것이 필요를 훨씬 넘어서는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물질에 반비례해 정서는 빈곤해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자주 본다. 타인의 슬픔이나 고통에는 둔감하면서 자신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는 극도로 예민해지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 감동도 기쁨도 없이 '몰라요, 싫어요, 그냥요'를 남발하는 아이들의 마음에 감동의 싹을 틔워주는 일이 너무 힘들다 여겨질 때도 있다. 그러나 아직도 감동에 울 줄 아는 아이가 있는 한 나의 일이 절대 외롭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 '시골학교 도서관에서 만난 기쁨' 중에서

작은도서관은 책의 실핏줄이다. 대동맥보다 많은 모세혈관들이 피를 실어 날라 우리 몸을 지키는 것처럼 슬리퍼 신고도 쉽게 갈 수 있는 위치의 작은도서관들이 시민들의 독서 의지를 지키고 문화 사랑방으로서 지역의 작은 문화들을 발전시킨다. 실핏줄이 튼튼해야 몸이 건강한 것처럼 작은도서관이 제대로 역할을 해야 더 많은 시민이 독서를 생활화할 수 있다.

- '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의 책연' 중에서

수업을 하면서 “선생님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하는 인사를 들을 때마다 부끄럽다. 나야말로 이 강의에서 가장 많이 배우고 얻은 사람이므로 오히려 내가 인사를 해야 옳다. 삶에 대한 경건함, 결핍이 주는 소박한 행복을 배웠고 좋은 친구도 얻었다. 그 친구는 볼 수 없으나 언제나 냉철한 직관과 따뜻한 위로로 나에게 답을 준다. 3년째 진행하면서 처음엔 시간마다 울지 않을 수 없었던 수업에서 이제는 많이 웃을 수 있게 되었다.

- '결핍의 행복'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윤은주
경남 거제 생.경남대학교에서 국문학과 국어교육을 전공했다. 2008년 《한국수필》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하여 『마음의 도화지에 그린 다문화 세상』(2016), 『바다는 철문을 넘지 못한다』(2021)를 펴냈고 경남대학교, 공공도서관 등에서 오랫동안 글쓰기와 독서를 가르쳐 왔다.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 관장으로 지역의 역사와 사람들을 기록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30여 종의 도서를 발간했다.오랜 기간 지역의 신문사에서 칼럼니스트와 시민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경남수필가협회 제1회 샛별문학상, 제4회 사랑모아 독서대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발간사_ 예순의 나에게 주는 환갑 선물

1부 책으로 함께 가는 길

책을 읽어드립니다
키르기스스탄의 한국어 열풍
배고픈 이에게 밥을 주듯
교도소에서 쓴 버킷리스트
나눔, 기쁨
쓸모없음의 쓸모
시로 마음을 나눈 가을 한 날
늦깎이 문사들의 글쓰기
시를 찾아 고래를 찾아
내일의 작가들에게
독서 피서
도서관은 이런 곳입니다
시골 학교 도서관에서 만난 기쁨
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의 책연
창원 북페스타의 추억


2부 꽃이 묻는 말

3·15의 여성들
전장에서 온 편지
암스테르담의 태극기
프라하에서 만난 추억
대구, 역사의 바다를 건너 내게 온
일하는 귀한 손에게
“오늘도 살아있어!”
곁에서
맛있는 다문화
청년이 기록하는 우리 지역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
오늘 입학한 딸들에게
멋지다, 청춘
군대가 스펙이다
고래를 기다리며
피맺힌 소 울음


3부 행복의 역설

삶과 죽음 사이에서
결핍의 행복
거인의 어깨
이야기의 힘
희망이 움트기 가장 좋은 때
지리산 자락에 밝힌 지혜의 등불 하나
우리 안의 분단
열일곱 살 그 여자를 보내며
겨울 뒤 봄
인연이 낳은 인연
우리들의 장학금 이야기
긴긴밤의 끝

한 숟가락만 더 먹어라
오는 데 1년


4부 기다림을 견디는 법

바뀐 자리
행복한 동행
아들의 신체검사
고 3 딸의 노적성해
기다림을 견디는 법
대한민국 국민이라서
40년 전 어린 시절 겨울
실수가 준 행복
크리스마스 선물
마음 통장에 쌓인 추억과 이별하며
진짜 고수
꽃의 시절
다시 창수를 찾아
그 길 위에서
숙제?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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