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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라, 모세여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부모님 | 202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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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포크너의 연작 장편 『내려가라, 모세여』는 그의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반복해 거론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그 진면목이 충분히 알려지지 못한 책이다. 특히 이 작품의 중심부를 이루는 「곰」은 독립적인 단편으로 널리 읽혀왔지만, 정작 그것이 이 거대한 연작 장편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는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다. 따라서 『내려가라, 모세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순간 독자는 깨닫게 된다.

「곰」은 하나의 완결된 단편이면서 동시에 훨씬 더 거대한 비극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그것은 단순한 사냥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 남부라는 대지와 그 위에 쌓인 죄와 혈통, 인간의 탐욕과 사랑, 기억과 상실을 응축한 중심 장章이었다는 사실을. 『내려가라, 모세여』는 남북전쟁 이후의 미국 남부, 노예제의 기억, 백인 가문의 혈통 속에 스며든 폭력과 죄의식, 인간이 자연과 대지를 소유하려 했던 오만과 그 파멸의 역사. 포크너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심장뿐만 아니라, 한 시대와 대지가 품은 죄와 구원의 역사를 통째로 길어 올렸다.

  출판사 리뷰

성서적인 웅장함으로 한 가문의 비극을 통해 인류의 죄와 구원을 통찰한 포크너 문학의 가장 깊은 숲

불멸의 걸작 <곰>에서 목격한 한 소년의 성장은 이 거대한 신화가 시작되는 서막에 불과하다. 당신이 <곰>을 통해 대면했던 야생의 전율은 이제 인류의 죄와 구원을 관통하는 거대한 연대기로 확장된다

포크너의 연작 장편 『내려가라, 모세여』는 그의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반복해 거론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그 진면목이 충분히 알려지지 못한 책이다. 특히 이 작품의 중심부를 이루는 「곰」은 독립적인 단편으로 널리 읽혀왔지만, 정작 그것이 이 거대한 연작 장편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는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다. 따라서 『내려가라, 모세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순간 독자는 깨닫게 된다. 「곰」은 하나의 완결된 단편이면서 동시에 훨씬 더 거대한 비극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그것은 단순한 사냥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 남부라는 대지와 그 위에 쌓인 죄와 혈통, 인간의 탐욕과 사랑, 기억과 상실을 응축한 중심 장章이었다는 사실을. 『내려가라, 모세여』는 남북전쟁 이후의 미국 남부, 노예제의 기억, 백인 가문의 혈통 속에 스며든 폭력과 죄의식, 인간이 자연과 대지를 소유하려 했던 오만과 그 파멸의 역사. 포크너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심장뿐만 아니라, 한 시대와 대지가 품은 죄와 구원의 역사를 통째로 길어 올렸다.
『내려가라, 모세여』는 일반적인 단편집이 아니다. 서로 독립적으로 읽히는 일곱 편의 이야기들은 인물과 기억과 시간의 층위를 공유하며 매캐슬린이라는 한 가문의 연대기를 들려준다. 가문의 혈통과 그 안에 원죄처럼 자리하고 있는 근친상간, 흑인과 백인 사이의 복잡하면서 미묘한 관계, 사냥과 노동, 토지와 상속, 그리고 인간 존재의 죄의식이 서로 얽혀 요크나파토파 안에 있는 하나의 소우주를 형성한다. 연작들은 시간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지 않다. 어떤 인물은 소년으로 등장했다가 다음 이야기에서는 젊은 남편, 노인이 되어 있으며, 쇠라가해가는 자들은 다음 세대의 기억 속에서 계속 살아 움직인다. 과거는 현재와 병렬적으로 존재하고, 인간의 죄는 혈통처럼 다음 세대로 흘러간다. 사르트르가 말했듯 포크너의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축적되고 병렬적으로 뒤섞이는 실존적 구조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며 단순히 한 가문의 연대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죄의식의 숲속을 헤매게 된다.
그 중심에 놓인 작품이 너무도 유명한 「곰」이다. 미국 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중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 작품은 오랫동안 독립된 작품처럼 읽혀왔지만, 『내려가라, 모세여』의 전체 맥락 안에서 읽을 때 그 진정한 울림이 드러난다. 어린 아이크 매캐슬린이 거대한 곰 ‘올드 벤’을 추적하는 이야기는 단순한 성장 서사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 문명과 야생의 충돌, 그리고 한 가문이 물려받은 죄와 재산의 문제를 응축한 거대한 신화다. 아이크가 자신에게 상속될 땅을 거부하는 장면은 미국 문학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강렬한 윤리적 선언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그 땅은 애초부터 누구의 것도 아니었으며, 노예제와 폭력과 착취의 역사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포크너는 이 장면을 통해 미국이라는 국가가 세워진 도덕적 기반 자체를 질문한다.
이번 한국어판 『내려가라, 모세여』는 작품의 복잡한 구조를 독자들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공들인 편집 작업을 함께 담아냈다. 포크너의 작품 세계에 처음 들어서는 독자들이 가장 자주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바로 인물들의 복잡한 혈통과 관계, 시간 구조다. 같은 인물이 작품마다 서로 다른 연령대로 등장하고, 이미 죽은 인물이 다른 이야기에서는 생생한 현재로 되살아나며, 백인과 흑인 혈통의 관계 또한 여러 세대를 거치며 중첩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려가라, 모세여』는 자칫하면 독자가 인물과 시대를 놓친 채 미로 속을 헤매듯 읽기 쉬운 작품이다. 이번 한국어판에는 이러한 독서의 난점을 보완하기 위해 번역자가 직접 정리한 매캐슬린 가문의 계보도와 아이작 매캐슬린의 연보를 함께 수록했다. 단순한 참고 자료를 넘어, 포크너가 구축한 『내려가라, 모세여』 연대기의 구조와 시간의 흐름을 독자 스스로 체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작업이다. 포크너의 주요 작품들 가운데서도 이처럼 계보와 시간 구조가 복잡하고 치밀하게 얽힌 작품은 드물다. 그만큼 『내려가라, 모세여』는 단순히 줄거리를 따라가는 소설이 아니라, 혈통과 기억, 죄의식과 역사의 흐름 자체를 읽어야 하는 작품이다. 이번 한국어판에 수록된 계보도와 연보는 그러한 포크너의 거대한 세계 안으로 독자를 안내하는 하나의 지도이기도 하다.
책 출간 당시 언론들은 『내려가라, 모세여』를 ‘포크너의 모든 작품 중 가장 지적이고 감정적인 보상을 크게 주는 책’‘포크너가 창조한 요크나파토파 연대기 중 가장 장엄한 장章’으로 평가했다. 『내려가라, 모세여』는 포크너 문학의 가장 깊은 숲이다. 성서적인 웅장함 속에서 인간 존재의 죄와 구원을 끝없이 되묻는 이 작품은 그의 다른 장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었음에도 오랫동안 가장 열렬한 포크너 독자들에게 특별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실제로 이 책은 비평가들과 작가들로부터 포크너 문학의 정수를 담아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포크너는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문학은 인간 정신의 비탄과 노력을 다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랑과 명예와 연민과 희생 같은 인간 내면의 진실이야말로 문학의 핵심이라고. 『내려가라, 모세여』는 바로 그 신념이 가장 거대한 형태로 구현된 작품이다. 여기서 포크너는 단지 미국 남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는 인간이 자신이 물려받은 죄와 어떻게 공존하는지, 기억은 어떻게 인간을 붙잡는지, 문명은 무엇을 희생하며 유지되는지를 묻는다. 그의 문장은 때로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때로 늪처럼 고요하다. 그리고 독자는 그 문장 속에서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어둠과 가장 희미한 구원의 빛을 동시에 보게 된다.
『내려가라, 모세여』는 혈통과 역사, 세대를 관통하는 죄, 토지와 상속, 인간과 자연, 문명과 야생, 기억의 퇴적을 다룬 포크너 문학의 지층을 이루는 작품이다. 그의 모든 강박과 미학, 윤리와 문체, 시간과 기억의 감각이 이 책 속에서 가장 웅장하고도 처절하게 결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독자는 단순히 한 편의 소설을 읽은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신화와 한 시대의 죄의식을 통과해 나온 듯한 감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녀는 벅 삼촌을 시어필러스 씨라고 부르는 것처럼 버디 삼촌도 꼬박꼬박 애머디어스 씨라고 칭하면서, 벅 삼촌이 일벌처럼 꽃에서 꽃으로 날아다니며 온갖 달콤한 것들을 빨아서 모아들이다가 결국에는 버디 삼촌의 불모의 공기 속에서 낭비할 것인지, 아니면 여왕벌이 등장할 때를 대비해 모아놓을 것인지, 그 운 좋은 여왕벌은 언제 등장할 것이며 누구일지 따위를 읊조렸다.

도망자를 몰아낸 덤불로 돌아오기 전부터도 그 정체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딸아이가 쪼그려앉아 있던 진흙 위에 찍힌 맨발자국을 내려다보았다. 자신이 소유한 말이나 개의 발자국을 알듯이, 딸의 발자국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한동안 그렇게 서서 시선을 아래로 향했으나, 실제로는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이렇게 끝장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덕분에 일이 단순해지기까지 했다.

면도칼은 그의 셔츠 안쪽 양 어깨뼈 사이에, 목에 두른 무명끈에 달려 있었다. 그는 그대로 어깨 너머의 면도칼을 앞으로 가져오며 동시에 끈을 끊고 칼날을 열어서, 칼등이 그의 손등에 닿을 때까지 그대로 젖힌 다음에 손잡이를 엄지로 단단히 눌러 쥐었고, 반쯤 빼낸 권총이 폭음을 울린 순간 그는 백인 남자의 목젖을 칼날뿐 아니라 자기 주먹으로도 후려치고 있었고, 그 모두가 하나의 동작으로 마무리되어 솟구치는 피보라도 그의 손이나 팔을 건드리지 못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윌리엄 포크너
서사와 문체,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통해 세계 문학사의 지형을 바꾼 20세기를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 명. 미국 남부의 신화적 공간인 요크나파토파를 배경으로 독자적인 서사 우주를 구축했으며, 인간의 죄의식, 역사, 시간, 정체성을 끊임없이 해체하고 재구성했다. 1897년 미국 미시시피주 뉴올버니에서 태어난 포크너는 옥스퍼드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문학과 미술에 관심을 가졌으며, 윌리엄 셰익스피어, 조지프 콘래드, 제임스 조이스, 셀린,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의 영향을 받았다. 1차 대전 당시 캐나다 공군에 지원했으나 실전에는 투입되지 않았다. 전쟁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우체국 직원, 대학 행정직원, 작사가, 시인 등 다양한 일을 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29년 발표한 장편 『소리와 분노』는 포크너 문학의 전환점을 이룬 작품으로 몰락하는 남부 사회의 내면을 심층적으로 그려냈다. 이후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압살롬, 압살롬!』 등에서 더욱 급진적인 서사 실험을 이어나갔다.포크너는 허구의 남부 군郡인 요크나파토파를 창조해 이 지역의 인물과 사건, 역사와 신화를 바탕으로 19편의 장편소설과 다수의 단편을 엮어 ‘하나의 문학적 우주’를 건설했다. 그의 세계에는 과거 남부의 영광과 노예제의 그림자, 전쟁의 상처, 백인과 흑인의 갈등, 빈곤과 몰락의 현실이 교차하며, 이 모든 것이 언어와 시간, 의식의 실험 속에서 구현된다. 그의 분열된 화자, 중첩된 시점, 복잡한 문체는 난해하다고 평가되지만, 이는 단순한 기교가 아니라 인간 경험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한 구조적 시도였다. 1949년 “심오하고 독창적인 예술적 기교를 통해 인간의 영혼을 탐구했다”는 선정 이유와 함께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 연설에서 그는 “작가는 사랑, 명예, 긍지, 연민, 희생, 인내 - 그런 것들을 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쓰지 않는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후 1951년에는 자신이 직접 선별하여 여섯 개의 주제로 분류한 『포크너 자선 단편집Collected Stories of William Faulkner』으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100편에 이르는 단편 중 포크너가 42편을 추려낸 이 단편집은 장편소설 속 서사 구조와 미시적 현실 묘사를 압축해낸 포크너 문학의 정수이자, 요크나파토파라는 가상의 세계를 바탕으로 구성된 근대 미국인의 기억과 무의식의 지도이다. 그는 이 단편들 안에서 폐허와 침묵, 전쟁과 인종, 여성과 고통, 폭력과 슬픔을 주제로 남부 사회의 해체 과정을 치열하게 추적한다. 독립된 작품이면서도 포크너의 장편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 단편들은, 그의 문학적 실험이 단지 형식에 그치지 않고 미국 역사와 인간 조건에 대한 총체적인 증언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포크너는 프랑스 실존주의자들로부터 인간 존재의 복잡성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작가로 평가받았고, 라틴아메리카의 마르케스, 바르가스 요사, 카를로스 푸엔테스는 모두 그를 “자신들의 문학적 아버지”로 언급했다.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 중국의 모옌 등도 포크너의 영향 아래 자신들의 고향과 가족의 이야기를 문학화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1962년, 미시시피 옥스퍼드에서 세상을 떠난 그는 미국 남부의 역사와 상처를 하나의 신화로 바꿔놓은 작가”로 남았다. 그의 작품은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독자와 비평가를 불러들이며, 언어와 인간 존재, 그리고 서사라는 개념 그 자체를 묻는 문학적 사유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목차

옛일
불씨와 화덕
검은 어릿광대
옛 일족

삼각주의 가을
내려가라 모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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