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시인 주영헌이 두 번째 시집 이후 6년 만에 신작 시집 『인류는 멸종을 예약했습니다』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현대 문명이 직면한 비인간성과 소외, 그리고 존재론적 고독을 ‘멸종’이라는 파격적인 키워드로 풀어낸 60여 편의 시를 담고 있다. 시인은 특유의 예리한 감각으로 사회적 디스토피아를 고발하는 동시에, 인간의 존엄과 사랑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출판사 리뷰
사랑이 사라질 때, 인류는 멸종한다
― 주영헌 시집 『인류는 멸종을 예약했습니다』
자본주의의 소외와 시대적 비극을 관통하는 서늘한 통찰
'안정적인 패배감' 속에서 길어 올린 구원의 서사
시인 주영헌이 두 번째 시집 이후 6년 만에 신작 시집 『인류는 멸종을 예약했습니다』(달아실시선 110)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현대 문명이 직면한 비인간성과 소외, 그리고 존재론적 고독을 ‘멸종’이라는 파격적인 키워드로 풀어낸 60여 편의 시를 담고 있다. 시인은 특유의 예리한 감각으로 사회적 디스토피아를 고발하는 동시에, 인간의 존엄과 사랑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멸종을 앞당기는 비인간화에 대한 시적 고발
주영헌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멸종’을 생물학적 종말이 아닌 ‘사랑의 부재’로 규정한다. 가령, 「멸종」에서 “마지막 사랑의 마음을 가진 한 사람의 죽음”을 인류 멸종의 신호탄으로 본 것은 현대 사회의 심각한 소외 현상을 상징한다. 특히 「허가된 절명, 동부동 홀로코스트」에서는 개발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자연 파괴를 목격하며, 죄책감마저 사치로 치부하는 현대인의 윤리적 마비 상태를 강도 높게 비판한다.
고통의 기록자로 선 시인 주영헌
주영헌 시인은 2009년 등단 이후 꾸준히 인간 내면의 심연을 탐구해 왔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고통은 無에서 솟아나고, 구원은 생명에서 온다”는 고백적 어조를 통해, 시 쓰기가 곧 자신을 향한 구원의 과정임을 밝힌다. 특히 자신의 묫자리를 미리 찾아가는 「가묘에 몸 대신 울음을 눕히고」와 같은 시편은 죽음마저 삶의 일부로 수용하려는 작가의 처절한 존재론적 성찰을 보여준다.
‘안정적인 패배감’과 ‘떠돌이 행성’의 미학
표제작 격인 「안정적인 패배감」은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고객님”이라 불리며 자아를 상실해가는 현대인의 무력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자신을 ‘플래니모(떠돌이 행성)’로 비유하며 “당신의 인력권에 다가설 수 없었다”고 토로하는 대목은 관계의 실패를 안간힘을 다해 견뎌내는 시적 화자의 고독을 극대화한다.
해설을 쓴 김윤삼 시인은 “사랑이 사라질 때, 인류는 멸종한 것이다”라고 정의하며, 주영헌의 이번 시집이 “멸종의 징후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사랑의 복원을 꿈꾸는 역설의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이 시집은 고통의 육즙을 짜내 쓴 상한 문장들의 집합이다. 하지만 그 고통은 “무(無)에서 솟아나 생명에서의 구원”으로 향하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삶의 중력에서 탈선하지 않으려 애쓰는 당신에게, “당신에게도 모든 울음 꼭꼭 채울 수 있는 집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시인의 따뜻한 기원을 건넨다. 멸종의 위기 앞에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붙잡아야 할 것은 결국 곁에 있는 사람의 눈물 차 한 잔을 함께 나누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이제, 예약된 멸종의 줄에서 잠시 벗어나 시인의 문장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그곳에서 당신은 잃어버렸던 사랑의 문법을 다시 배우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주영헌
충북 보은에서 태어났다. 2009년 계간 『시인시각』(현 시인동네) 시 부문 신인상과 2019년 『불교문예』 문학평론 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아이의 손톱을 깎아 줄 때가 되었다』, 『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있다. 도서관과 동네 책방의 시 낭독회로 독자를 만나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안정적인 패배감
플래니모|눈물 차茶|대한민국人|백지 한 장의 차이|키스와 몸살의 상관관계|가체加髢|꽃기린|소수의 방식|계몽|어떤 희망|잔상|안정적인 패배감|만성적인 믿음|가묘假墓에 몸 대신 울음을 눕히고|Dead cat bounce|그들의 죄악을 상기하라
2부. 멸종
Salva me|허가된 절명, 동부동 홀로코스트|낭만주의적 타살|자살 숲|편암|지옥의 기계|스튜를 조리하는 방식|압생트|최후의 한 수|멸종|Mensch, du mußt sterben!|홍목련|봄동|단벌의 옷을 벗고 수의壽衣를 입다|유령|그림자를 위한 지옥|나는 착한 사람이었을까 나쁜 사람이었을까|응원|닭장의 서사
3부.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외로움이 외로움에게|국수를 삶으며|열무 비빔밥|냄비 밥|된장국|방울토마토|토마토는 언제쯤 익을까요?|고슴도치|거기, 사람들이|사방이 다 고맙습니다|당신, 잘살아야 합니다|이사|용기|문|아프면 쉬는 것이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오늘 말하지 못한다면|인간의 구성 물질|피뢰침|늦가을에 보내는 편지|단 한마디
해설_ 사랑이 사라질 때, 인류는 멸종한 것이다 ․ 김윤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