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고독한 화가의 바느질 드로잉과 철학적 사유가 몽상적으로 전개되고 박제되는 그림 에세이. 일단 예쁜 그림이 많다. 글 주제에 따른 그림의 배치가 아름답고 황홀하다. 그와 함께 커피 한잔 들고 기억여행, 몽상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몽상을 깁는 남자는 단순한 예술가의 기록이 아니다. 이 책은 삶과 예술, 철학과 아포리즘이 서로 얽히며 직조된 하나의 작품이다. 독자는 책을 읽는 순간, 화가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 그의 사유와 감정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책은 화가의 삶을 따라가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의 언어와 사유다. “나는 실패 속에서만 진실을 본다”라는 문장은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예술의 본질을 드러내는 철학적 선언이다. 그의 아포리즘은 짧지만 깊은 울림을 남기며, 독자에게 자기 존재를 성찰하게 만든다.
출판사 리뷰
몽상을 깁는 남자 ― 화가의 삶을 꿰매는 이야기
몽상을 깁는 남자는 단순한 예술가의 기록이 아니다. 이 책은 삶과 예술, 철학과 아포리즘이 서로 얽히며 직조된 하나의 작품이다. 독자는 책을 읽는 순간, 화가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 그의 사유와 감정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책은 화가의 삶을 따라가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의 언어와 사유다. “나는 실패 속에서만 진실을 본다”라는 문장은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예술의 본질을 드러내는 철학적 선언이다. 그의 아포리즘은 짧지만 깊은 울림을 남기며, 독자에게 자기 존재를 성찰하게 만든다.
예술은 언제나 작가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는다. 몽상을 깁는 남자는 바로 그 점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한 화가의 내면과 외부 세계를 동시에 탐구하며, 그의 삶과 철학, 그리고 아포리즘을 통해 예술의 본질을 묻는다.
작가는 그림을 단순한 직업이나 표현 수단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는 예술을 삶 그 자체로 받아들이며, 매일의 고통과 희망을 화폭 위에 직조한다. “그림은 나의 숨결이며, 나의 침묵이다”라는 그의 고백은 예술과 존재가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작품 속에서 그는 사회적 규범이나 미학적 전통을 넘어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이는 단순한 미술적 성취를 넘어선 철학적 실천이다. 작가는 “파편화된 기억을 발효시키고 이를 바느질 드로잉으로 엮어 내면의 우주를 확보하는 과정이 곧 나의 작업”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바느질로 기억과 고독을 봉합해가는 그의 작업관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화가의 삶을 따라가며, 그의 고통과 희망, 고독과 사랑을 함께 경험한다. 결국 몽상을 깁는 남자는 한 화가의 이야기를 넘어, 인간 존재의 보편적 이야기다. 작가의 삶을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그의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은 예술가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에게, 삶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강렬한 울림을 선사한다. 이 책은 화가의 삶을 기록하는 동시에, 독자에게 예술과 철학을 사유하게 하는 텍스트다. 글은 단순한 전기가 아니라, 하나의 문학적 작품으로서 독자에게 다가온다. 독자는 책을 읽으며 화가의 삶을 이해하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결국 몽상을 깁는 남자는 화가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서평
몽상을 깁는 남자
일단 그림이 볼만하다. 글 속에 박힌 수십 편의 보석 같은 그림들이 그의 몽상의 길을 따라 별자리를 만든다. 우리는 책 속의 밤하늘에서 별자리를 상상으로 메꾸면 된다. 그림만 보다가 그도 심심하면 아무 곳이나 펼치고 간단한 글 한 편 읽으면 된다. 그림과 연관해서 상상의 나래를 펴도 좋고, 아니어도 좋다.
예술은 삶을 꿰매는 바늘이자, 존재의 균열을 메우는 실이다. 몽상을 깁는 남자는 한 화가의 내면과 세계를 동시에 탐구하는 기록으로, 그의 삶과 철학, 그리고 아포리즘을 통해 삶과 예술의 본질을 묻는다.
이 책 속 화가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붓질을 통해 현실을 재현하기보다 현실 너머의 진실을 붙잡으려 한다. “그림은 나의 숨결이며, 나의 침묵이다”라는 그의 고백은 예술이 표현을 넘어 존재 그 자체임을 드러낸다. 작품은 말 없는 언어이며, 침묵 속의 노래다. 그는 바느질 작업으로 화폭에 자기 삶을 직조해나간다. 그의 대상인 꽃이든 여인이든 모든 것은 자화상이다.
이 책은 화가의 고독과 투쟁을 생생히 담아낸다. 그는 세상과 끝없이 조화를 갈구하지만 본질적으로 내면은 불화의 연속이다. 역설적이지만 그는 그 불화 속에서 사랑을 발견한다. “나는 실패 속에서만 진실을 본다”라는 그의 아포리즘은 예술이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껴안는 과정임을 일깨운다. 이 고백은 독자에게도 위로가 된다. 우리 역시 삶의 균열 속에서만 진실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화가의 삶은 고단하지만, 그 고단함이야말로 작품의 원천이었다. 한땀 한땀 그의 화폭 위에 남겨진 흔적들은 고통의 기록이자 희망의 불씨다. 그는 삶을 꿰매며 동시에 우리의 삶을 꿰매준다. 그의 철학과 아포리즘은 독자로 하여금 몽상같은 애매함 가운데 배를 띄워놓고 예술적 영감을 주는 동시에 자기 존재를 성찰하게 만든다. 결국 몽상을 깁는 남자는 한 화가의 이야기를 넘어, 인간 존재의 보편적 이야기다. 이 책을 읽는 경험은 곧 그의 화폭 속으로 들어가, 우리 자신의 내면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여정이 된다.
봄날 그림자처럼 내게 다가온 빈티지 나무 액자
고요하게 나를 자극한다.
프랑스 파리의 좁은 골목에서 만났던 19세기 가난한 화가들의 모습이 나타나고
액자의 빈 여백에는 베네치아의 출렁이는 물빛이 소환되기도 한다.
에메랄드그린 색 나무 액자는 많은 사연을 품고 있었을 테고
자신의 빈 공간에 담겨질 그림을 갈망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5월이 있었고 그날은 봄비가 내렸다.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면서 에메랄드그린 색 프레임 속에는 유행으로부터 멀리 떠나온 시간이 숨 쉬고 있었다.
바늘과 실을 이용한 나의 바느질 드로잉에는 수만 개의 별이 뜨고 지면서 몇 개의 계절을 키웠다.
캔버스 40호 크기의 면천을 자르는 순간 스케치는 거침이 없고
천 위로 천천히 번져가는 그린빛 색들은 지층 같은 그러데이션을 이룬다.
거친 천위에는 강물이 흐른다.
바늘과 실은 들판을 헤매는 바람이 되고 시공간을 뛰어넘어 바다를 향해 거침없이 날아다닌다. 실에 달린 날개 한쪽과 바늘구멍 밑으로 돋아난 날개 한쪽 균형을 잡고 나의 시간을 집요하게 붙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봄이 있었고 여름의 그늘 사이로 바느질 드로잉은 또다시 거친 들판을 헤매고 다녔다.
온 힘을 다해 몰입하면서 몽롱한 자유를 품고 있을 때 계절의 나날들은 조용한 바위가 된다. 무의식. 무중력이 지나간 자리에 이상한 기호들과 문형들이 난수표처럼 어지럽게 춤을 춘다. 그림 안에 숨어있던 시간이 튀어나와 나를 포박하고 인증을 강요한다.
탄생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다.
< 바늘과 실> 중에서
새벽을 밝히는 겨울날의 침묵은 길고 춥다.
그리움으로 치장된 크리스마스이브와 송년 모임이 달콤하고 화려한 일회성으로 녹아들 때
12월은 식어간다.
고질적인 습관이 담보된 12월은 자발적인 고립을 자초한다.
쓸쓸하게 다가서는 계절이 긴장과 무력감 사이를 오가면서 나를 이간질한다.
바람이 저장된 화실 온도는 12도에 머물러 있다.
몸에서 피어오르는 이상한 냄새가 말을 걸어오는데 겹겹으로 껴입은 잡다한 옷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들어찬 것일까?
<12월> 중에서
1월에 듣는 노래는 하얀 눈이 되고, 보이는 눈물은 모두 다 얼음이 된다. 1월이 무르익어 가는 동안 시나브로 봄은 살아날 것이다. 메르세데스 소사의 슬픈 노래를 듣는 나의 슬픔은 시나브로 귀한 슬픔이 될 것이다. 슬픔이 희망이 될 것이다.
인디언들은 1월을 “나뭇가지가 눈송이에 뚝뚝 부러지는 달”이라고 한다.
지난밤에 마신 술잔 속에 남아 있는 잔해, 그리움으로 나타나더니 어느새 내 마음속에서 이상한 문신으로 얼룩진다. 밤이 지나간 흔적 너머에서도 시간은 계속되고 입안으로 젖어 드는 침묵은 지성적인 겨울 햇살과 한 몸이 된다. 빛바랜 벽에 아른거리는 그림자는 나의 친구가 되고 걸터앉은 창턱 너머로 익숙한 멜로디가 지나간다.
힘이 사라지고 마른버짐 같은 음색으로 꾹꾹 눌러낸 슬픔. 음유(吟遊)하여 1월의 속살로 스며든다. 1월은 사람마다 품고 견디는 고독한 시간의 교집합, 제각각 완성된 계절을 꿈꾸는지도 모를 일이다.
<1월의 노래>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적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으며, 개인전 45회, 국내외 전시 100여 회를 개최했다. 2017년에는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Salon comparaison’에도 참여했다. 에세이 ‘글로 쓰는 그림’(1999)과 ‘적요 숨쉬다’(2019)을 출간했으며, 전주일보·전주중앙신문 연재와 전주교통방송 진행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이어왔다.이 작가는 바느질 드로잉을 통해 기억과 고독을 봉합해가고 있다. 손끝에 굳은살이 박이고 관절이 붓는 만큼 상처의 조각들도, 기억의 편린들도 그에게는 창작의 원천이다. 그는 귀족이자 노예다. 커피를 볶는 취향이 고고한 영주다. 그러나 그의 영지는 넓지만 초라하다 제왕처럼 스스로에게 명령하고 노예처럼 일한다. ‘적요 숨쉬다’라는 이름을 붙여 아프고 병든 집을 관찰하고 보살피면서 카페를 차렸다. 그러자 집의 주인이 아닌 노예가 되어버렸고 오랫동안 적막과 고요를 가슴에 품었다.
목차
1 계절이 걸어오다
1월의 노래 10
3월의 눈물 14
4월의 숨소리 20
6월 산책 26
가을 인상 애지욕기생 30
11월의 발자국 35
12月 38
겨울 인상 43
혼돈의 시간 48
2 몽상의 그림자를 깁는 화실
바늘과 실 56
꿈의 원근법 60
봉인된 우연 64
화실 질감 68
뜨거운 사랑 맨드라미 72
탱고와 레드와인 말벡 76
탄생과 소멸 80
낙서의 미학 85
어반 스케치에 담긴 변주 89
3 늙은 사내 낡은 화가의 살림살이
침묵의 꽃 96
침묵의 세포 102
은둔과 몰입 107
영원과 하루 112
심미적인 소실점 116
수직의 반란 122
부엌과 다락방 126
cafe 시 131
커피가 일으키는 몽상 136
알몸의 키스 141
고독 144
어금니 146
모항의 석양 149
여행 151
동해를 향해서 155
4 쓰고도 단, 커피가 볶아지는 시간
1970년 소년일지 162
살아가는 이야기 170
운명이 깊다 175
개망초 180
앵무새와 도시의 오페라 184
풍경과 상처 189
비발디의 바순 협주곡 E단조와 서른 세 살 195
희자의 엽서 202
주인을 잃어버린 책 206
버킷리스트(bucket list) 211
커피와 11월 215
라디오 방송 DJ 221
나의 유럽여행기 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