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1.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 아니, 믿어서는 안 된다
- 블레이크와 크리스타가 사는 집에 휘트니가 세입자로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사건들!
- 아마존 올해의 스릴러!
- 아마존 에디터 초이스!
- 굿리즈 기대되는 스릴러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세입자》를 쓴 프리다 맥파든은 뇌 손상 전문의이자 스릴러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30여 권의 작품을 발표했고, 45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며 프리다 맥파든은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핫한 작가다. 〈아마존〉,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월스트리트 저널》, 《워싱턴 포스트》, 《선데이타임스》, 《퍼블리셔스 위클리》의 베스트셀러 순위에 항상 이름이 오르는 작가고, 발표하는 작품마다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고 있다. 《하우스메이드》는 폴 페이그 감독의 영화로 제작되었고, 《네버 라이》는 숀 레비 감독의 21랩스 엔터테인먼트와 〈넷플릭스〉가 협업해 영화로 제작하고 있다.
《세입자》는 아마존 에디터 초이스 스릴러, 굿리즈에서는 기대되는 스릴러로 호평받으면서 출간 전부터 크게 주목받았다. 아마존에서는 2025년 올해의 스릴러로 선정되었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소설은 인간의 신뢰 문제를 다루고 있다. 아무리 속고 속이는 세상이 되었다고 해도 신뢰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 판단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업에서 일할 사람을 구할 때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이기도 하고, 개인적인 인간관계에서도 신뢰를 잃으면 기피 대상이 된다.
도덕성이 결여되고 양심이 부재한 사람, 사회적 통념이나 보편적 가치를 무시하고 제멋대로인 사람, 더불어 사는 사회가 지향하는 덕목인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와는 동떨어진 삶을 사는 사람을 우리는 소시오패스라고 한다. 이 소설에 나오는 소시오패스의 특징은 과거에 저지른 범죄 행위를 지우거나 선의를 가장해 타인의 생각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외모도 아름답고, 성격도 무난하고, 일도 열심히 하는 인물이라면 누구나 반할 수 있고, 평생 삶을 함께할 반려자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품을 수도 있다.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우리의 이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한 지붕 세 사람인 블레이크, 크리스타, 휘트니가 펼쳐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사람의 얼굴은 진실을 숨기는 가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속이려고 마음먹으면 대부분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다. 진실은 그저 불행과 비극으로 끝난 이야기의 후일담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이 소설은 총 3부로 나뉘어져 있고, 화자는 세 사람이다. 1부 화자는 블레이크 포터, 2부 화자는 크리스타 마샬, 3부 화자는 블레이크와 크리스타가 교차해 화자를 맡고, 휘트니가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매우 짧은 분량의 화자로 등장한다. 블레이크, 크리스타, 휘트니는 이 소설의 중심인물이기도 하고 맨해튼에 있는 브라운스톤에서 함께 살아가는 한 지붕 세 사람이기도 하다. 블레이크와 크리스타는 결혼을 약속한 연인 사이, 휘트니는 세입자다. 세 사람이 함께 살게 된 브라운스톤은 블레이크가 은행 대출을 끼고 구매한 집이다. 블레이크가 〈코블 앤 로이〉의 촉망받는 직원으로 재직할 당시만 해도 급여를 많이 받았기에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데 별로 어려운 점이 없었다. 그가 회사 기획안을 경쟁회사에 팔고 뒷돈을 챙겼다는 모함을 당한 끝에 회사에서 해고된 이후 경제 사정이 급속도로 나빠진다. 블레이크를 해고한 〈코블 앤 로이〉의 웨인 빈센트 대표는 그의 혐의를 업계에 널리 퍼뜨려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게 한다. 어쩔 수 없이 임시직으로 취업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에는 급여가 너무 적다. 블레이크가 약혼녀인 크리스타의 의견을 받아들여 집에 세입자를 들이기로 한 배경이다.
휘트니가 세입자로 들어오면서 이상한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누군가 썩은 사과를 눈길이 닿지 않는 선반 꼭대기에 올려놓아 끔찍한 악취가 나고, 반 이상 남은 욕실용품이나 시리얼이 죄다 빈 통이 되어있기도 하고, 심야에 누군가 이상한 소음을 내서 잠을 설치기도 한다. 블레이크는 민감 피부라 리모넨 첨가 세제 사용을 꺼리는데 누군가 세제를 바꿔놓아 피부 발진이 일어나기도 한다. 심지어 누군가 어항에 표백제를 넣어 금붕어 골디가 죽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블레이크는 이 모든 일들이 휘트니를 세입자로 들이면서 시작되었기에 그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가 휘트니에 대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동안에도 이상한 일들은 계속되고, 크리스타와의 사이도 이전 같지 않게 점점 소원해진다. 진퇴양난에 빠진 블레이크는 휘트니를 내보내려 하지만 크리스타는 반대한다. 블레이크가 그녀를 소시오패스 취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거부 반응을 보인다. 크리스타는 냉정하게 서로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들의 집 브라운스톤을 나가 친구 집으로 간다.
2. 나를 속이고 배신한 자들은 다 죽일 거야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만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의 과거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우리는 주변 사람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무엇을 알고 있을까? 어떤 사람의 성별, 나이, 직업, 집안 배경, 출신 학교를 알고 있으면 그에 대해 다 아는 것일까? 매일 같은 집에서 사는 가족들도 서로 모르는 비밀이 있기 마련이다. 각별하게 지내는 사람끼리도 서로에 대해 극히 일부분만 알고 있기 십상이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유리한 입장에 서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이 소설의 화자로 등장하는 크리스타와 휘트니 역시 과거를 숨기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거짓말을 새 인생의 발판으로 삼은 건 거짓이 아니면 사람들의 신뢰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재 만나는 사람이 과거에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없기에 일단 상대가 말해주거나 눈에 보이는 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 이 소설에서 블레이크는 이상한 일이 생길 때마다 세입자로 들어온 휘트니를 의심한다. 그는 집을 사느라 생긴 은행 대출금을 갚으려고 세입자를 들였는데 매일이다시피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그는 이 모든 일이 누군가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다. 그를 속이려는 사람이 완벽에 가까운 시나리오로 속임수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는 마음먹으면 대수롭지 않은 일로 사람을 연쇄적으로 살해하는 사이코패스가 등장한다. 그가 결행한 살인 혹은 복수의 동기는 지극히 단순하다. ‘나를 화나게 했으니 죽어’, ‘ 나를 속였으니 죽어’, ‘이제 나에게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으니 죽어’.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한번 마음 먹으면 반드시 살인을 결행하는 살인자라는 점에서 더욱 섬뜩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인물이다. 그가 살인을 저지르는 선택 기준은 오로지 ‘나’의 감정이다.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 죽인다.
프리다 맥파든의 소설은 매번 파격적인 캐릭터를 선보인다. 이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 역시 독특하고 개성이 강하다. 다들 세상 사람들을 열심히 속여가며 자기 위치를 확보하려는 인물들이다. 맨해튼의 브라운스톤에서 살아가게 된 한 지붕 세 사람 이야기와 그들이 지나온 과거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세 사람의 화자는 각기 자기 입장을 앞세워 그동안 벌어진 사건들을 보고 있기에 각자 관점이 다르고 생각하는 방향도 다르다. 똑같은 사건을 두고도 서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만큼 그 차이를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각별하다. 프리다 맥파든의 소설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예상을 뒤엎는 반전의 묘미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도 우리는 놀라운 반전을 경험할 수 있다.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그려나가는 파격적인 이야기들과 의표를 찌르는 반전, 경악해 마지않을 결말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전 세계 45개국의 독자들을 열혈 팬으로 만든 프리다 맥파든의 매력에 다시 한번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다.

반년 전, 내 전임자 큉글리는 정확히 이 자리, 내가 근무하는 <코블 앤 로이>의 25층 건물 부사장실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큉글리는 10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창문 틈새로 몸을 구겨 넣어보려 했는데 연락받고 급히 달려온 보안요원에게 제지당해 결국 그의 자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요즘 그는 뉴욕 북부에 있는 요양원에서 데이지를 뽑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충격요법을 받으면서 지내고 있다.
큉글리가 앉아있던 부사장 자리는 내 차지가 되었다. 내가 <코블 앤 로이>에 입사한 순간부터 목표로 정했던 자리다. 이 회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요직이니까. 큉글리가 자살 소동을 벌이고 떠난 이후 이 자리를 차지하려는 각축전이 벌어지게 되었는데 내가 최종 승자로 결정되었다.
내가 일하는 부사장 사무실을 둘러보고 있자면 경이로울 따름이다. 내 사무실 갈색 가죽 의자는 내 척추 곡선에 완벽하게 맞도록 맞춤 제작되었다. 의자 하나 가격이 내가 처음 샀던 차보다 비싸다. 사무실 중앙에 자리 잡은 내 책상은 페루산 떡갈나무로 만든 책장과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
무엇보다 내 마음을 흡족하게 만드는 건 내 책상에 놓인 황금빛 명패다.
부사장 블레이크 포터
나는 창밖으로 눈을 돌려 마천루가 솟아 있는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본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제는 보기 싫을 정도로 자주 보게 되었다. 25층 빌딩 아래를 오가는 사람들이 마치 개미들처럼 보이고, 도로를 지나는 자동차들은 어릴 때 엄마가 동네 벼룩시장에서 용케 찾아내 사주었던 장난감 자동차처럼 작아 보인다. 내가 보기에 이런 호사를 누리면서도 투신자살을 시도한 큉글리는 정말이지 한심한 사람이다. 그는 부사장이라는 직책의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목숨을 던지려고 했지만 나는 뭐든 할 수 있다.
어퍼웨스트사이드의 가로수 거리에 있는 브라운스톤 2층 방, 즉시 입주 가능. 가구 완비, 커다란 창 두 개, 수납공간 충분. 주방, 식탁, 거실 공동 사용. 근처에 지하철역 있고, 반려동물 키울 수 없음, 주차 공간 없음
앞으로 한 시간 이내에 두 사람이 방을 보러오기로 했다. 크리스타가 부동산중개소에 방을 내놓고 나서 지금까지 방을 보러 온 사람은 열 명 남짓인데 다들 하나같이 상태가 끔찍했다. 자칭 킥복싱을 배웠다고 한 사람은 자기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증명한답시고 벽을 발로 차 구멍을 냈다. 어떤 여자는 내가 살아오는 동안 본 개 가운데 가장 포악하게 생긴 맹견을 데리고 나타났다. 그녀는 온순한 개라고 주장했지만 내 눈에는 늑대나 사냥개의 일종으로 보였다.
이틀 전 방을 보러 온 남자야말로 최악이었다. 리눅스 로고가 있는 하얀 모자를 쓰고 턱에 염소수염을 기른 자그마한 남자로 장장 20분 동안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 사양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 내가 아무리 시답잖은 질문을 해도 꼬박꼬박 대답해주었는데 뭐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등에 메고 있는 배낭에서 드릴을 꺼냈다. 인터넷 배선을 확인하려면 드릴로 벽에 구멍을 뚫어 봐야 한다면서. 나는 그를 제지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브라운스톤 벽에 구멍을 뚫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
5분 후에는 엘리자베스, 30분 후에는 휘트니라는 여자가 방문하기로 되어 있다. 집을 보러온 사람들을 상대하느라 온통 진이 빠진 나는 두 여자 역시 앞서 방문한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내 짐작이 틀리길 바라면서 우리는 천장부터 바닥까지 청소를 말끔히 했다. 그들이 혹시 냉장고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볼지도 몰라 냉장고 내부도 깨끗이 닦았다.
크리스타가 갓 구운 초콜릿 칩 쿠키 한 접시를 탁자에 내려놓는다. 내가 얼른 쿠키를 먹으려고 손을 뻗는 순간 그녀가 내 손등을 찰싹 때린다. “손님들 주려고 만든 거야.”
“고작 두 사람이 방문하는데 쿠키가 스무 개나 필요해?”
크리스타가 나를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바람에 나는 얼른 손을 거둔다. 그녀가 나를 자세히 훑어보며 내가 입고 있는 옷이 이 자리에 잘 어울리는지 점검한다. 집에서 지낼 때는 주로 파자마 차림인데 지금은 정장 바지에 와이셔츠를 입고 있다. 심지어 실업자 인상을 풍기지 않으려고 면도도 말끔히 했다.
“이 정도면 괜찮지?”
크리스타가 입을 삐죽거린다. “아마도.”
내가 시선을 아래로 내리며 말한다. “당신 티셔츠에 밀가루가 묻었는데, 괜찮겠어?”
크리스타가 고개를 숙이더니 밤색 탱크톱에 덕지덕지 묻은 밀가루를 내려다보며 화들짝 놀란다. 손바닥으로 밀가루를 털어보지만 여기저기에 하얀 자국이 더 생겨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