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 중 가장 독창적인 작품인 『백치』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역자 김연경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죄와 벌』, 『악령』에 이어 『백치』를 끝으로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을 모두 번역하는 성취를 거두었다.
『백치』는 오랜 뇌전증 치료를 마치고 스위스에서 러시아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온 미시킨 공작의 여정을 다룬다. 공작은 세상에 대한 순수한 신뢰와 무조건적인 선의를 지닌 인물로, 그를 처음 만난 이들은 모두 그를 ‘백치’라 부르며 기만하고 조롱하려 든다. 그러나 이내 사람들은 그의 맑고 고결한 성품에 매료되어 저마다 가슴속 깊은 은밀한 상처와 위선을 고백하며 영혼의 위안을 얻는다.
작품은 돈과 명예를 둘러싼 귀족 사회의 비열한 음모, 그리고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지녔으나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 가는 여인 나스타시야를 향한 두 남자의 엇갈린 감정을 축으로 전개된다. 공작이 보여 주는 헌신적이고 연민 어린 사랑과 광기 어린 탐욕을 품은 로고진의 파괴적인 집착은 얽히고설키며 비극적인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작품은 이 격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는 공작의 고독한 분투를 담담하면서도 팽팽한 필치로 묘사한다.
출판사 리뷰
“내일이면 새로워질 것이고, 오늘은 저의 생일이니
제 인생을 통틀어 처음으로 저 자신이 되겠어요.”
인간 영혼의 심연을 해부하는 러시아의 거장 도스토옙스키
탐욕과 위선에 물든 사회에 ‘백치’ 미시킨 공작이 던지는
고결한 파장과 거대한 균열
세속적 광기와 파괴적 집착 속에서 방황하는 인류를 구원할 아름다움
▶ 도스토옙스키는 『백치』를 통해 우리 시대에 가장 순수하고 거룩한 인간의 초상을 재현해 냈다. ─ 프리드리히 니체
▶ 미시킨 공작은 다른 모든 이들이 마법에 걸린 듯 집착하는 세상의 가치들을 홀로 거부한다. 그의 ‘백치미’는 다름 아닌 인간 영혼의 가장 고결한 진실이다. ─ 헤르만 헤세
▶ 도스토옙스키의 모든 작품은 위대하지만, 『백치』는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다. 미시킨 공작은 문학사상 가장 독창적이고 위대한 창조물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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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 중 가장 독창적인 작품인 『백치』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역자 김연경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죄와 벌』, 『악령』에 이어 『백치』를 끝으로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을 모두 번역하는 성취를 거두었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1821~1881)는 톨스토이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이끈 세계적인 거장이다. 거의 육십 년에 이르는 그의 생애는 고통의 자양분이 된 가난과 유형, 뇌전증,파멸적인 도박이라는 극적인 사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청년 시절 페트라ㅤㅅㅖㅂ스키 모임에 가담했다가 체포되어 사형 집행 직전에 극적으로 감형되는 비극을 겪었고, 이후 사 년간의 시베리아 유형 생활을 거치며 인간 실존과 구원의 문제에 깊이 침잠했다. 특히 평생 그를 괴롭힌 뇌전증 발작은 소설 속 인물들에게 고스란히 투영되었으며, 밑천이라곤 자신의 머리밖에 없는 ‘지식인 프롤레타리아’로서의 실존적 조건은 그의 문학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었다.
첫 소설 『가난한 사람들』을 시작으로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악령』 등 불후의 명작을 남긴 그는 인간 내면에 공존하는 선과 악, 신앙과 무신론의 갈등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현대 심리학과 실존주의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도스토옙스키는 삶과 죽음, 신과 종교, 사랑과 욕정 등 인간 존재에 대한 형이상학적 문제를 고찰해 내는 대작들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작품과 사상은 카뮈, 카프카, 울프 등 작가들뿐 아니라 니체, 프로이트, 사르트르와 같은 철학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소설가 중의 소설가’ 도스토옙스키는 20세기 문학과 철학의 지형도를 바꿔 놓았다.
■ 탐욕과 격정으로 가득한 사회에 던져진 어느 순수한 영혼의 이야기
『백치』는 오랜 뇌전증 치료를 마치고 스위스에서 러시아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온 미시킨 공작의 여정을 다룬다. 공작은 세상에 대한 순수한 신뢰와 무조건적인 선의를 지닌 인물로, 그를 처음 만난 이들은 모두 그를 ‘백치’라 부르며 기만하고 조롱하려 든다. 그러나 이내 사람들은 그의 맑고 고결한 성품에 매료되어 저마다 가슴속 깊은 은밀한 상처와 위선을 고백하며 영혼의 위안을 얻는다. 작품은 돈과 명예를 둘러싼 귀족 사회의 비열한 음모, 그리고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지녔으나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 가는 여인 나스타시야를 향한 두 남자의 엇갈린 감정을 축으로 전개된다. 공작이 보여 주는 헌신적이고 연민 어린 사랑과 광기 어린 탐욕을 품은 로고진의 파괴적인 집착은 얽히고설키며 비극적인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작품은 이 격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는 공작의 고독한 분투를 담담하면서도 팽팽한 필치로 묘사한다.
■ 무조건적으로 선한 인간이라는 불가능한 이상에 대한 실존적 탐구
『백치』는 ‘무조건적으로 아름답고 선한 인간’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려 시도했다는 점에서 미학적 성취를 거둔다. 도스토옙스키는 이기심과 탐욕으로 얼룩진 현실 세계에 순결한 그리스도적 인물인 미시킨 공작을 투척하여 인간 본성의 한계와 비극성을 시험대에 올린다. 공작이 보여 주는 무조건적인 용서와 타인의 고통에 대한 깊은 공감은 영혼을 정화하는 힘을 지니지만, 동시에 사회의 속물성과 위선을 폭로하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현실에 발을 디딘 인간들은 결핍을 지닌 채 비열함 속에서 쾌감을 느끼거나 타인을 파괴하려 들지만, 공작은 홀로 그 모든 치욕을 묵묵히 받아낸다. 타락한 현실 세계는 그의 선의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리어 이용하거나 파멸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인다. 도스토옙스키는 이를 통해 완전한 선(善)이 현실에서 마주하는 필연적인 한계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인간다운 고결함의 가치가 무엇인지 자문하게 만든다.
■ 돈과 물질주의에 함몰된 당대 러시아 사회의 날카로운 도덕적 해부
『백치』는 19세기 후반 자본주의적 가치관이 유입되며 급격히 붕괴하던 당대 러시아 상류 사회의 도덕적 위기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인물들은 신분 상승과 부의 축적을 위해서라면 혼담을 흥정하고 인간의 존엄마저 기꺼이 팽개치며 영혼의 타락을 자처한다. 겉으로는 고상한 척 위선을 떨지만 속으로는 돈을 신성시하며 탐욕을 부리는 당대인들의 초상은 공작의 순수함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돈이 곧 재능이자 권력이 되는 무정한 세계에서 미시킨 공작이 지닌 정신적 가치와 순수함은 철저히 무력해 보이며 사회 구성원들에게 끊임없이 거부당한다. 작가는 물질 만능주의가 초래한 공동체의 붕괴와 지독한 인간 소외, 그리고 기만으로 가득 찬 인간관계를 세밀하게 포착해 낸다. 그러면서도 물질적 가치에 함몰되지 않는 내면의 순수함과 영적인 구원의 가능성만이 인간을 진정으로 구원할 수 있다는 준엄한 메시지를 던진다.
“여기 있는 사람 모두, 모두가 당신의 새끼손가락만큼도 못해요, 당신의 지성만큼도, 마음만큼도 못하다고요! 당신은 누구보다 정직하고 누구보다 고결하고 누구보다 훌륭하고 누구보다 선량하고 누구보다 현명해요! 여기 있는 사람들은 방금 당신이 떨어뜨린 손수건을 몸을 숙여 주워 줄 자격도 없어요…….” (2권, 46-47쪽)
■ 고통을 응시하는 아름다움, 그리고 도스토옙스키 4대 장편
작품 속에 등장하는 “아름다움이 세계를 구원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도스토옙스키 문학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화두이자 미학적 도발이다. 여기서 아름다움은 단순한 외형적 화려함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응시하고 짊어지는 숭고함, 즉 현실에서 마땅히 실현되어야 할 당위의 영역에 속하는 희망과 믿음이다. 『백치』에서 구원이란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아름다움은 세계를 구원해야 할 것, 그래야 마땅하리라'라는 당위적인 염원으로 독자에게 던져진다. 이 작품은 작가의 4대 장편(『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가운데 가장 이색적이면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인간의 죄악과 이성의 오만, 파괴적인 사상과 신의 부재를 주로 파고들었던 다른 명작들과 달리, 『백치』는 유일하게 ‘완전한 인류애와 긍정적인 성자’를 중심에 세워 구원의 가능성을 정면으로 타진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파국으로 끝나는 결말 속에서도 공작이 남긴 영혼의 파동은 깊은 울림을 주며, 이 소설이 도스토옙스키 문학의 가장 찬란하고 순수한 정점임을 증명한다.
『백치』는 도스토옙스키의 장편 중 가장 무질서한 혼돈의 소설, 말하자면 ‘헛것’처럼 ‘환상적인’ 소설이다. ‘묵시록-절망’의 심연을 들여다보다가 어처구니없이 그 ‘심연’의 습격을 받을 각오가 된 독자들에게 권한다. (작품 해설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1821년 모스크바에서 의사였던 아버지와 신앙심이 깊은 어머니 슬하의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공병학교를 졸업하였다. 1842년 소위로 임관하여 공병 부대에서 근무하다 1844년 문학에 생을 바치기로 하고 중위로 퇴역한다. 도스토옙스키는 톨스토이와 투르게네프 같은 작가들과는 달리, 유산으로 받은 재산이 거의 없었기에 유일한 생계 수단이 작품을 쓰는 일이었다. 1849년 4월 23일 페트라스키 금요모임사건으로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는다. 사형집행 직전 황제의 사면으로 죽음을 면하고 시베리아에서 강제노역한다. 1854년 1월 강제노역형을 마치고 시베리아에서 병사로 복무한다. 1858년 1월 소위로 퇴역하고 트베리에서 거주하다 1859년 12월 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한다. 1857년부터 불행한 결혼생활을 함께했던 아내 마리야 이사예바가 1864년 4월 폐병으로 사망한다. 그해 6월 친형이자 동업자였던 미하일이 갑자기 사망한다. 1866년 잘못된 계약으로 급히 소설을 완성해야 했던 작가는 속기사 안나 스니트키나를 고용하여 《도박사》와 《죄와 벌》을 완성하고 이듬해 1867년 2월 속기사와 두 번째로 결혼한다. 1867년 아내와 함께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럽의 여러 도시를 떠돌며 《백치》, 《영원한 남편》, 《악령》 등을 쓴다. 해외에서 거주하는 동안 세 아이가 태어난다. 작가가 46세일 때 태어난 첫 달 소피야는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사망한다. 작가에게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 안나 스니트키나는 작가의 마지막 날까지 든든한 옆지기로 남는다. 1881년 1월 28일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2부를 구상하고 있던 도스토옙스키는 앓던 폐기종이 악화되어 숨을 거둔다. 1881년 2월 1일 장례식을 찾은 6만여명의 인파가 떠나는 작가의 마지막을 지켜보았다. 도스토옙스키는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티흐빈 묘지에서 안식하고 있다. 대표작은 《가난한 사람들》, 《백야》, 《분신》,《죽음의 집의 기록》, 《지하에서 쓴 회상록》, 《도박사》,《죄와 벌》, 《백치》, 《악령》, 《미성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