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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 아래 별빛 이미지

현미경 아래 별빛
문학바탕 | 부모님 | 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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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발 위에 패션

한 사람의 마음을 감싸는
보이지 않는 빛의 조합이 있다

열여섯 개의 황은
깊이를 만들고
머리카락 속 켜켜이 쌓인
시간의 냄새,
비 오는 날 젖은 흙빛처럼
은은하게 스며드는 삶의 농도

열여덟의 수소는
가볍고 빠른 숨결
아직 식지 않은 젊음의 기운이
은발 위를 스치며
작은 떨림으로 반짝인다

세 번의 질소는
말하지 못한 생각들
망설임과 꿈과
차마 꺼내지 못한 고백이
조용히 엉켜 빛을 바꾼다

마지막 염소 하나는
결단처럼 선명하다
빛을 붙잡아
조금 더 또렷한 얼굴을 만드는
작은 용기

사람이 시간을 견디며
다시 자신을 고쳐 쓰는
하나의 의식

은발이 바람에 나부낀다
색을 덧입히는 손길,
무지갯빛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는 사람들
그러나 진짜 빛은
겉이 아니라
속에서 올라온다

임파의 고요한 물길,
목 언저리 갑상선의 작은 숨,
그 안에서
삶은 조용히 맥을 잇는다

어떤 이는
인도 헤나 잎을 말려
자연의 붉은 흙빛을 길어 올린다
햇살에 익은 잎의 체온으로
은발을 쓰다듬듯
자신을 다독인다

차가운 이 기호는
한 사람이 오늘도 거울 앞에서
자신의 시간을 사랑하려는
작은 용기의 이름

은빛은 감춰야 할 흔적이 아니라
살아낸 날들의 빛
색을 얹어도 좋고
그대로 두어도 좋다

중요한 것은 머리카락이 아니라
그 아래 조용히 뛰는
한 사람의 생(生)인 것을

현미경 아래 별빛

하얀 가운을 입던 날,
보이지 않는 것을 이해하고 싶었다

현미경 아래로 얼굴을 낮추면
어둠 속에서
작은 빛들이 떠올랐다
세포의 숨,
미생물의 떨림,
유리 슬라이드 위에 펼쳐진
은밀한 우주
사람들은 그것을
실험이라 불렀지만
나에게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일

한 점의 움직임에도 마음이 기울고
미세한 반응에도 가슴이 먼저 뛰었다
유리관을 타고 흐르는 액체는
별빛처럼 맑았고
배양접시 위의 작은 생명은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났다

나는 알았다
이 미세한 세계가
누군가의 고통을 멈추게 하고
누군가의 시간을
조금 더 늘려 줄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밤이 깊어도
형광등 아래 자리를 지켰다
실패의 기록을 넘기며
다시 시작을 적었다

나의 연구는 높은 자리가 아닌
더 낮아지는 자리
사람의 호흡 가까이 다가서는 자리

화학식은 차갑지 않았다
그 속에는 살고 싶다는 간절함과
지켜 주고 싶다는 다짐이
겹겹이 스며 있었다

현미경 아래 별빛처럼
작고도 또렷한 세계를 바라보며
나는 오늘도
조용히 생명의 편에 선다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 또렷해진다
나의 눈 속에는
지금도
그 별빛이
가만히 흔들리고 있다

얼굴이 늦게 따라오는 날

어느 날 아침
거울 앞에서
내 얼굴이 나를 늦게 따라온다

입술 한쪽이
말을 잃은 듯 기울고
눈 하나는 끝내
하루를 다 감지 못한다

웃음이 반쯤만 도착해
그 자리에 멈춰 있다

전날 밤
귀 뒤를 스치던
가느다란 통증 하나
나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흘려보냈다

설명되지 않던 피로와
아주 미세한 떨림
몸은 이미 작은 신호들을
조용히 보내고 있었는데

얼굴 깊은 곳
보이지 않는 길 하나
그 가느다란 흐름 위로
염증이 스며들고
부풀어 오른 침묵이
말들을 중간에서 끊는다

눈을 감으라는 신호
웃으라는 약속

그 쉬운 일들이
어느 순간 멀어져 버린다

사람들은 묻는다
찬 바람이었느냐고
지친 탓이냐고

나는 대답 대신
지나온 날들을 더듬는다
쉼 없이 이어진 시간
몸이 감당해온 속도
그 모든 것이
어딘가에 남아 있다가
마침내 얼굴로 드러난 것일 뿐

그래서 나는 오늘
서두르지 않기로 한다
천천히 눈을 감고
내 얼굴을 가만히 짚어 본다
따뜻한 온기 하나
다시 흐르기를 기다리며
속도를 늦추고
잠을 깊게 눕히고
몸이 보내는 작은 말들을
지나치지 않기로 한다

바람이 차면 얼굴을 감싸고
마음이 지치면 걸음을 줄인다

시간이 지나면 굳었던 근육은 풀리고
늦어졌던 신호도 다시 길을 찾을 것이다

완전하지 않아도
무너짐이 아니라
잠시 멈춤이라는 것을

그래서 오늘은
억지로 웃지 않는다
조용히 기다린다

내 얼굴이
다시 나를
온전히 따라올 때까지

  작가 소개

지은이 : 남영주
시인(월간 문학바탕 신인문학상 수상)약학박사대구 카톨릭대학교 졸업(구, 효성여자대학)덕성여자대학교 석사, 박사학위 취득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강사 역임대한약사회 의료보험정책위원 역임대한약사회 교육연수위원 역임약사공론 운영위원 역임재경 대구카톨릭대학 효약회 회장 역임대한민국 국전 심사위원 역임

  목차

추천의 말 3
시인의 말 4

1부
푸른곰팡이의 밤 14
사랑의 묘약 16
수은의 밤, 모차르트 18
약의 노래, 불의 아리아 20
전신마취, 웃음의 흰 안개 22
왕관은 마지막까지 남았다 23
그 잔은, 아직 따뜻했다 24
진통제, 다리 위에서 28
멜라토닌 30
줄기세포 32
비소 34
모르핀 36
다이어트 38

2부
은발 위에 패션 42
매화 45
현미경 아래 별빛 48
버드나무의 흰 알약 50
수백 년의 절망 위에 피어난 분자 53
백신, 침묵 속의 면역 56
고사리 58
사카린, 달콤함의 그림자 60
커피, 분자의 향 62
면역결핍의 밤 64
동맥경화의 공식 66
잠의 분자 69
화장, 우주의 작은 기술 72
맥각균 74
스트레스(stress) 76
폐암 78
불로장생약 80

3부
포도주의 두 얼굴 82
민들레 85
아연, 몸속의 작은 빛 88
샤프란 90
납(Pb) 92
수은의 중독 94
아토피 96
여린 아이 98
최음제, 금성의 오래된 이름 100
무궁화 103
선천성 심장병 106
저산소의 고도 108
치매 110
미량의 별빛 112
말라리아, 나쁜 공기의 기억 114
인생찬가, 마크로풀로스의 그림자 116

4부
선악의 두 얼굴 120
코카콜라 122
포도주, 플라세보 124
녹색의 요정, 압생트 126
요람에서 무덤까지 129
오십견 132
한여름 밤의 꿈, 멘델스존을 지나 134
디기탈리스(Digitalis) 136
집중력 138
야뇨증 140
환경호르몬 142
얼굴이 늦게 따라오는 날 144
딸꾹질 147
비만, 호흡 150
세포의 시간 152
동충하초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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