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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저 왔어요
우리글 | 부모님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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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이생진 시인은 스테디셀러인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비롯해, 섬에 관한 시를 많이 쓴 ‘섬 시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시집은 작년 가을 세상을 떠난 이생진 시인의 1주기를 맞아 나오게 된 첫 유고시집으로 죽음, 어머니, 아내, 그리고 고마운 이들을 떠올리며 쓴 시들이 담겨 있다. ‘어미니, 저 왔어요’는 그가 생전에 정해놓은 시집 제목이며, ‘시인의 말’ 또한 몇 해 전에 미리 써놓은 것이다.‘어머니, 저 왔어요’ 이건 어머니 무덤에 세운 묘비명이다. 나는 일찍 잔다. 밤 아홉 시쯤 잠드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새벽 두 시쯤 일어난다. 이때 시를 쓰고 싶다. 머리가 맑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시를 쓴다. 내가 70세를 넘어서면서 쓰고 싶었던 시는 죽음의 문턱에 왔을 때의 시다. 80이 넘어 한 해 두 해가 가도 변함이 없다. 머리는 맑고 손가락은 정확하게 움직이고 나는 그대로 계속 시를 쓰고 싶고, 컴퓨터는 내 기억을 이어준다. 어머니는 임종하실 때 어머니의 어머니(외할머니)를 찾으셨다. 그래서 어머니 묘소에 ‘어머니, 저 왔어요’라는 조그마한 비석을 만들어드렸다. 그 말은 나에게도 해당된다. ‘어머니 저 왔어요! 1994년 한가위, 아들 딸’ 어머니가 시골에 혼자 계실 때에도 이 말이고 지금 무덤에 계실 때에도 이 말, 그리고 어머니 묘소를 가족 납골당으로 마련해 어머니 무덤에 우리 가족 모두가 한 줌씩의 재가 되어 어머니 품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래서 어머니부터 화장해서 모셨다. 나는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너 왔니’ 하는 소리가 제일 듣기 좋았다. 그 말은 나와 어머니를 이어가는 가장 반가운 말이었다. 내 삶의 끝이 가까워지면서 쓴 시를 모았다. 결국 가는 길은 분명하다.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도 그 길로 간다. 가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그것을 시로 맞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시인으로써 당연한 일이다. 이젠 죽음이 내게로 오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점점 어머니에게로 가까이 가고 있으니, 나는 기쁘다. 내가 태어난 것은 1929년 3월 31일이고 죽은 날짜는 몇 년 몇 월 몇 일이 될지 모른다. 정말 많은 신세를 지며 살았다. 무엇보다도 시를 쓰며 살아갈 것 같지 않은 시대에 시를 쓰며 살아서 고맙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어머니 저 왔어요’ 하는 기쁨, 이 말은 평생 시를 써온 내가 지상에서 하는 마지막 말이다. - 시인의 말 전문
높은 산 정상에 올라가 내 죽음의 상반신을 본다그리고 그것을 맞아들일 산실을 꾸민다수의를 만들어 장롱 속에 넣고생각날 때마다 그것을 꺼내보던 어머니가가시는 방법을 알았다즐겁게 시를 쓰고 시를 읽고때로는 모임에서 뒤풀이까지 하고서도집에 와서는 이 시를 썼다나는 수의를 만들어놓지는 않았지만수의를 꺼내보시던 어머니가 생각난다죽는 날까지 어머니를 생각하는 것은 마음이 편해서다내 죽음은 늘 내 곁에 와 있다그때마다 어머니 곁으로 가고 싶었다어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나는 안심하고 간다나는 내 죽음을 내 머리털처럼 쓰다듬고 잔다나는 내 죽음이 있어서 마음이 든든하다나는 내 죽음을 꽃처럼 키우며 간다- 본문 시 ‘죽음이 있기 때문에 든든하다’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생진
서산에서 태어났으며 어려서부터 바다와 섬을 좋아했다. 오랜 세월 섬을 찾아다니며 섬사람들의 애환을 시에 담아 독자들에게 감명을 주었고, 섬에서 돌아오면 인사동에서 섬을 중심으로 한 시낭송과 담론을 매달 펼쳤다. 1955년에 처음 펴낸 시집 《산토끼》를 비롯하여《그리운 바다 성산포》《그 사람 내게로 오네》《우이도에 가야지》《실미도, 꿩 우는 소리》《골뱅이@ 이야기》《어머니의 숨비소리》《섬사람들》《맹골도》《무연고》《나도 피카소처럼》 등의 시집과 시선집, 수필집이 있다.

  목차

시인의 말
후기 _ ‌저녁에 닿기 위하여 새벽에 길을 떠난다-나호열(시인·문화평론가)
연보


제1부 나는 왜 죽음의 시를 쓰는가

이 사람 / 시 쓰는 일 / 시는 결국 / 죽음에 이르는 병 / 시는 기록이니까 / 낮아지는 희망 / 고맙다 살아서 고맙다 / 하루하루 죽어가는 일 / 무인도 / 종점으로 갈수록 외롭다는 거 / 의사와 시인 / 갈 수 있는 길과 갈 수 없는 길

제2부 어머니, 저 왔습니다
무덤이 매력적인 것은 / 봄비 맞으며 / 죽음이 있기 때문에 든든하다 / 나와 메뚜기 / 인생 이야기 / 그저 막연히 / 할아버지의 기침소리 / 동짓날 밤 / 아내와 나 / 아내의 기침 소리 / 두 다리 / 늙어서의 부부싸움 / 골절 /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구나 / 아직은 거기까지 / 틀니 / 화장실과 화장장 / 아내와 나 사이 / 흘리고 다닌다 / 통화 내용 / 나의 신조 / 약 먹을 시간 / 아내의 거울 / 서산 / 지팡이 2 / 세월의 기적 / 유치해지기 / 확인 / 늙은 부부의 대화 / 2011년 11월 15일 / 아내와 지팡이 / 뱀띠 / 리모델링 / 장티푸스와 메르스 / 햄버거 / 시한부 인생 / 육아일기 / 실버유모차 체험기記 1 / 실버유모차 체험기記 2 / 아내가 / 실버유모차 체험기記 3 / 실버유모차 체험기記 4 / 실버유모차의 체험기記 5 / 실버유모차의 체험기記 6 / 실버유모차 체험記 7 / 실버유모차 체험기記 8 / Fishing / 내가 죽음에 함몰될 때까지 / 어느 땐 빈 목소리

제3부 죽음으로 가는 길
생진아 놀자! / 죽음 / 내가 무섭다 / 서서히 막을 내리면서 / 눈물 / 독거독거獨居獨去 / 엄살에 대하여 / 죽는다는 것은 없어진다는 것이다 / 흔들흔들
감사절 / 은행나무 밑에서 / 공동묘지 / 두렵지 않으세요 / 검버섯을 지우라 한다 / 사람은 삶의 맛을 알게 될 때 / 공로장 / 거울 앞에서 / 해약 / 금 갔다 / 꽃은 고독이다 / 고독한 섬의 경지 / 인터뷰 / 꽃처럼 살려고 / 존재라는 거 / 유비무환 / 슬픈 연애 / 목욕탕과 지팡이 / 분리수거 / 간다는 소리 / 오는 것 / 취소 / 괴벽 / 너는 늙지 마라 / 80이 넘으면서 / 생生과 손 / 우는 버릇 / 발정기 / 이발사와 내 눈썹 / 나의 기도

제4부 당신을 기억합니다
머리말 / 박희진 / 황금찬 / 이무원 / 임보林步 / 홍성훈 / 나호열 / 박 산 / 이영자 / 김정욱 / 김경영 / 노명희 / 이돈권 / 김영춘 / 윤란섭 / 이경주 / 이은조 / J 내안 / 이원옥 / 양계성 / 김옥자 / 류재호 / 이진영 / 초설 / 최금녀 / 하덕희 / 정순환 / 김애경 / 편부경 / 왕윤숙 / 남정현 / 이경록 / 박귀화 / 장사익 / 오영미 / 수진 스님 / 박정민 / 김춘희 / 조은숙 / 김예준 / 이동재 / 서 여사 / 윤건영 / 박경자 / 이성아 / 박영숙 / 오기환 / 박춘자 / 배경숙 / 양재일 / 김미희 / 피부호 / 신정혜 / 김기진 / 윤동주 ‘새로운 길’ / 장욱진 / 심상태 / 김명중 / 권영모 / 편세환 / 임윤식 / 김중열 / 정덕수 / 조재형 / 윤재원 / 곽성숙 / 안명지 / 양창환 / 이윤철 / 오시열 / 손대기 / 옥영경 / 안영진 / 홍예 / 윤영호 / 바비야 / 현승엽 / 고현심 /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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