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우리는 문학과 윤리의 대대적 긴장에 대해서 더욱 숙고하고 더욱 민감하게 행동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많은 문인들에게 발표의 권리 행사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편집진들은 사회와 문학장의 추방 구조, 영구 배제의 비가시적 시스템, 작품 발표의 기본권과 윤리적 책임 등을 놓고 여러 차례 토론을 해 왔습니다.
‘톺아보기’ 1의 주제를 “문명전환과 한국문화의 새 지평”으로 정하고, ‘다시 개벽’의 방향을 한국문화의 지평에서 탐색해 보려 했습니다. 동학사상가이자 문명비평가인 강주영 선생의 「天地雙全의 개벽시대와 동학의 무위이화」, 국문학자이자 고전 연구자인 이도흠 교수의 「AI 시대 쟁점과 진보적 대안」, 홍승진 교수의 「신유물론과 동학의 신인간론」, 이재복 교수의 「AI 시대의 ‘놀이’와 한국문화의 가능성」 등 네 분의 옥고를 모셨습니다. ‘톺아보기’ 2의 주제는 “김지하와 한국문학의 시간”으로 설정했습니다. 김지하 시인은 생전에 ‘동학으로 다시 개벽 시대를, 다시 개벽 시대를 위한 동학과 생명사상 운동’에 머리와 심장으로 붓과 말과 발로 실천하며 후배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들불처럼 번져가는 ‘동학의 유행’이 속류화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길수 선생의 「김지하의 생명학과 동학의 영성 이해」, 주요섭 선생의 「김지하 역설의 사유 ‘엇’의 미학」, 우수경 선생의 「‘모심’의 역동성과 ‘살림론’의 영화화」, 김영주 선생의 「김지하의 생명학과 생태전환교육」이 네 편의 글은 ‘동학’을 지금 우리 당대의 ‘개념 무기’로 전환한 김지하의 동학과 생명사상의 줄기와 가지를 잡아가는 귀중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이번 13호에서는 ‘찰/詩’를 첫 번째 꼭지로 옮겨왔습니다.
맨 앞에 실은 고은 선생님의 짧은 시 「아직」이 무섭습니다.
이동순, 도종환 선생님, 김영승, 정원도, 권현형, 김규성, 이은숙, 김혜천, 성시하, 황용순 시인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장주섭 시인의 시는 저번 12호에 한 연을 생략한 채 싣게 돼, 이번 호에 재수록합니다.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 올립니다.
‘담/談, 소설’란은 소설가 박규숙 선생의 「세이지 브러시」를 모셨고, 본지 편집위원인 김재영 소설가의 연재소설 「성안 사람들」을 이어서 싣습니다.
그리고 목포대학교 명예교수이신 민속학자 나승만 선생의 「노래하는 기억, ‘별아이들’ 추모곡의 힘」을 자유평론으로 모셨습니다. 문학과행동 본사에서 나해철 시인의 세월호 추모시집 『영원한 죄, 영원한 슬픔』을 낸 바 있습니다. 304분을 추모하는 304편의 시를 실었지요. 그런데 나승만 교수님의 이 글을 읽어 보면, 우리나라 전문 가수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 학생들과 외국의 시민들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분의 넋을 달래는 노래를 짓고 불러온 생생한 사실이 드러납니다.
독자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시는 본지 편집위원 김미옥 선생의 글을 ‘썰/說’ 란에 계속 모십니다. 「이름 없는 자유, 그리고 경계 밖의 시선」입니다.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관한 촌평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