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퇴근길에 매주 자신이 읽을 책과 딸에게 선물할 책을 사러 가던 남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박종윤 씨.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기에, 그는 책을 사기 위해 시내의 서점 대신 늘 헌책방으로 향했다. 그곳은 알려지지 않은 보물 창고나 다름없었다. 젊은 직장인이었던 그는 그곳에서 잠시 가장의 무게를 내려놓고 유혹적인 동시에 흥미로운 세계들을 만났다. 딸에게 주고 싶은 작은 세계를 함께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세월이 흘러 이십 대였던 젊은 직장인은 마흔이 되었다. 십수 년간 해 온 직장 일은 눈감고도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몸에 익었고 살림도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지만, 그때까지도 채워지지 않는 어떤 결핍에 대한 열망이 결국 그를 글쓰기로 이끌었다. 열다섯 살 이상 차이 나는 문예창작과 학생들과 젊은 작가 지망생들 틈바구니에서 그는 약간의 부끄러움을 지닌 채 매주 한 작가의 소설 창작 수업을 들었다. 수강생 중 그는 유일한 직장인이었다. 합평일이 다가오면 그는 매번 긴장했다.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때도 있었다.하지만 그가 살면서 터득한 가장 중요한 삶의 기준, 박종윤 씨만의 비장의 무기는 다름 아닌 ‘꾸준함’이었다. 그는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몇 년간 소설 수업을 반복해서 등록했고 묵묵히 글을 썼다. 직장과 가정이라는 일상과 글쓰기 수업이라는 비일상을 병행하며 그는 오래오래 글을 썼다. 긴 준비 끝에 박종윤 씨는 마흔 후반에 등단을 했고, 25년째 계속 글을 쓰고 있다.박종윤 단편집 『라이카의 별』은 동화적 상상력과 따뜻한 유머가 빛나는 일곱 편의 단편을 엮은 작품집이다. 표제작 〈라이카의 별〉은 인류의 우주 개발이라는 거대한 역사 뒤에 가려진 최초의 우주견 ‘라이카’의 여정을 동화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단편이다. 이 단편은 라이카와 반려견 친구들이 감당해야 했던 희생의 무게를 되새기게 하는, 모두를 위한 ‘어른 동화’다. 일흔 중반을 지나면서도 쉬지 않고 글을 쓰는 작가 특유의 성실함이, 이 소설집 곳곳에서 은은한 빛을 발한다.
출판사 리뷰
인류의 치열한 우주 개발의 역사 뒤로 사라진 최초의 우주견 라이카퇴근길에 매주 자신이 읽을 책과 딸에게 선물할 책을 사러 가던 남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박종윤 씨.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기에, 그는 책을 사기 위해 시내의 서점 대신 늘 헌책방으로 향했다. 그곳은 알려지지 않은 보물 창고나 다름없었다. 젊은 직장인이었던 그는 그곳에서 잠시 가장의 무게를 내려놓고 유혹적인 동시에 흥미로운 세계들을 만났다. 딸에게 주고 싶은 작은 세계를 함께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이십 대였던 젊은 직장인은 마흔이 되었다. 십수 년간 해 온 직장 일은 눈감고도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몸에 익었고 살림도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지만, 그때까지도 채워지지 않는 어떤 결핍에 대한 열망이 결국 그를 글쓰기로 이끌었다. 열다섯 살 이상 차이 나는 문예창작과 학생들과 젊은 작가 지망생들 틈바구니에서 그는 약간의 부끄러움을 지닌 채 매주 한 작가의 소설 창작 수업을 들었다. 수강생 중 그는 유일한 직장인이었다. 합평일이 다가오면 그는 매번 긴장했다.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살면서 터득한 가장 중요한 삶의 기준, 박종윤 씨만의 비장의 무기는 다름 아닌 ‘꾸준함’이었다. 그는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몇 년간 소설 수업을 반복해서 등록했고 묵묵히 글을 썼다. 직장과 가정이라는 일상과 글쓰기 수업이라는 비일상을 병행하며 그는 오래오래 글을 썼다. 긴 준비 끝에 박종윤 씨는 마흔 후반에 등단을 했고, 25년째 계속 글을 쓰고 있다.
박종윤 단편집 『라이카의 별』은 동화적 상상력과 따뜻한 유머가 빛나는 일곱 편의 단편을 엮은 작품집이다. 표제작 〈라이카의 별〉은 인류의 우주 개발이라는 거대한 역사 뒤에 가려진 최초의 우주견 ‘라이카’의 여정을 동화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단편이다. 이 단편은 라이카와 반려견 친구들이 감당해야 했던 희생의 무게를 되새기게 하는, 모두를 위한 ‘어른 동화’다. 일흔 중반을 지나면서도 쉬지 않고 글을 쓰는 작가 특유의 성실함이, 이 소설집 곳곳에서 은은한 빛을 발한다.

"고대로부터 행성들 사이를 떠돌던 유성체가 지구 대기권 안으로 떨어지는 운석이 일 년에 몇 개나 되는지 아니?"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었다. 나는 고개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내가 어떻게 그런 걸 아니. 몰러."
"아마 이천 개 정도는 될 거야."
라이카는 까마득한 먼 옛날 운석을 타고 지구로 날아온 미생물이 진화해 지금의 생명체가 되었다는 가설이 결코 허무맹랑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세계 과학자들이 치열하게 로켓을 개발하고 쏘아 올리는 집념이 뭐겠니? 지구에서 인간을 태어나게 한 우주의 어느 별, 바로 자신들의 조상을 찾으려는 본능인 거야."
'라이카'가 거창하게 소개되었다.
방송을 통해 라이카의 짖는 소리가 흘러나왔고 사람들은 그것을 단지 개 짖는 소리로만 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가 짖는 의미를 알았다. 그 순간 나는 라이카와 텔레파시로 서로 교감을 나누고 있었다. 내 친구들도 마찬가지로 라이카의 메시지를 듣고 있었다.
우리 떠돌이 개들은 인간과 달리 뛰어난 오감과 예지력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의 시각, 청각, 후각은 인간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고 무엇보다 예언 불가능한 사상(事象)까지 감지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라이카는 군인들에게 생포된 이후 스티코프에게 받은 훈련과 곧 우주로 떠나게 될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
"기왕 훈련까지 마쳤으니 우리 조상의 후예들을 만나기 위해 당당히 우주로 떠날 거야. 두고 봐."
라이카의 결의는 단호해 보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종윤
부산 출생. 경남 거창에서 성장. 장편소설 『눈 내린 뒤』, 『의친왕 이강』. 소설집 『그 여자의 남자(1. 2)』, 『진딧물의 미로』, 『양들의 반란은 깃발이 없다』, 『동녘 사랑이 머무는 곳(공저)』. 한국소설문학상, 박영준문학상, 직지문학상 수상. 1992년(세종문화회관 16개국 참가) 국제 소형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수상.전 한국소설가협회 이사.
목차
편집자의 말
라이카의 별
리싸이클 맨
유다의 마지막 입맞춤
새끼 고리니
겨울 찻집
하얀 기저귀
페달없는 자전거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