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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양지와 음지
천년의시작 | 부모님 |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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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강태승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죄의 양지와 음지』가 시작시인선 0562번으로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죄, 생명, 노화, 질병, 죽음 같은 인간 존재의 근본 문제를 응시하며, 생존과 행위의 의미를 깊이 탐구한다. 육식동물이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자연의 질서를 통해 죄의 개념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이 인상적이다.

강자와 약자의 불평등한 세계, 사회의 억압적 본질에 대한 절망은 기독교의 ‘희생양’ 개념을 탐구하는 철학적 사유로 이어진다. 시인은 고통과 허기, 인간 존재의 근원적 결핍과 씨름하며 삶의 의미를 묻고, 생명체의 본능과 폭력성을 날카롭게 포착해 인간 존재의 민낯을 드러낸다.

‘죄’를 단순한 도덕적 기준이 아닌 생존과 맞닿은 ‘필요죄’로 바라보는 이번 시집은 존재의 근원과 삼라만상의 원리를 탐색하는 종교적·철학적 시도이기도 하다. 육체적 허기와 정신적 죄책에 관한 깊은 질문을 통해 독자에게 묵직한 성찰을 전한다.

  출판사 리뷰

강태승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죄의 양지와 음지』가 시작시인선 0562번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인간 존재의 근본 문제인 죄, 생명, 노화, 질병, 죽음 등과 더불어 삶의 시작과 행위에 깊이 천착한다. 시인은 자연의 불가피한 생존 법칙을 통해 죄의 개념을 새롭게 바라본다. ‘음지는 양지에 어둡지 않고, 양지는 음지보다 무겁지 않다’는 말처럼, 육식동물이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것이 죄가 될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 그것이다. 이러한 시인의 시선은 강자와 약자의 불평등한 세상, 사회의 억압적 본질에 대한 절망과 함께, 기독교의 ‘희생양’ 개념을 탐구하는 철학적인 고민으로 이어진다.
또한 그는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운명 앞에서 ‘무엇이 삶의 의미인가?’를 집중적으로 탐색한다. 시인은 수도자의 자세로 고통과 허기, 즉 인간 존재의 근원적 결핍과 씨름하면서, 삶 속에서도 의미를 찾으려는 절실한 노력을 보여준다. 특히 ‘허기’라는 주제를 통해 모든 생명체가 겪는 끊임없는 결핍과 긴장, 그리고 그로 인한 투쟁과 생존 본능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인간의 식성과 폭력성도 잔인할 정도로 끄집어내어 자연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민낯을 드러낸다.
시인은 ‘죄’를 단순한 도덕적 잣대가 아닌 ‘필요악’ 혹은 ‘필요죄’로 인식한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생명체의 본성은 죄와 불가분의 관계임을 시적으로 밝힌다. 이 시집은 단순히 표면적 현상을 다루지 않고, 존재의 근원과 삼라만상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깊은 종교적·철학적 시도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문학과 철학, 종교가 소홀히 여겨지는 현실 속에서, 강태승 시집은 육체적 허기와 정신적 죄책에 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지며 독자에게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죄의 양지와 음지

하이에나와 리카온이 서로 싸우면서 물소의
오장 쏟아져 흙이 묻은 것 나누어 먹어도
아직도 물소는 든든히 서 있는 것을
무너지지 않게 붙들고 있는 것은 햇빛?
숨 헐떡이게 하는 더위 춤추는 나뭇잎?
아니면 도착하고 싶은 강 건너 초원?

강변으로 꽃은 쌈질하듯 피어나고 있다
달려가듯 달려오듯이 멀어지는 바람에
버려진 코끼리 뼈다귀를 관찰하는 자칼
물소는 붙잡은 것을 모두 놓쳤을 때
생生을 세워 준 것은 발바닥뿐이었음을
마지막에 알았는지 파랗게 멈춘 눈동자,

옆에서 다시 벌어지는 결이 같은 폭력에
영양이 찢기고 악어 이빨에 잘린 얼룩말
독수리가 토끼를 쥐고 날아오른 하늘에는
소나기를 뿌리고 누운 채 여행하는 구름
물을 마시다 표범에게 죽은 오릭스 터
아침에 나가면 오히려 웃자라고 있는 나무,

흩어진 주검에 햇빛 따라 찬란하게 쏟아지는
하늘 땅의 노랫소리 강물에 실려 흘러가고
점묘법으로 따라가며 앞서며 피어나는 계절
음지는 양지에 어둡지 않고 양지는 음지보다
무겁지 않아 늦지 않게 장다리꽃에 앉은 나비,
나는 난간을 짚고 저녁에서 나를 맞고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강태승
1961년 충북 진천 백곡에서 출생.2014년 《문예바다》 신인문학상.시집으로 『칼의 노래』, 『격렬한 대화』, 『울음의 기원』, 『죄의 바탕과 바닥』이 있다.머니투데이 경제신문 신춘문예 대상, 김만중 문학상을 수상했다.민족 문학 연구회 회원.

  목차

제1부

그림자의 발설發說 12
울음이, 14
안부 16
나무의 경經 읽기 18
소의 꿈 20
낙오자가 사는 법 22
여름 무지개 24
동안거 26
괭이를, 28
햇빛 읽기 또는 읽히기 29
쇳물 붓기 30
목을 매다 32
허파 근처 또는 심장 이웃 34
얼음과 불 36
죄의 양지와 음지 38
풍장風葬 40

제2부

돌부처 물부처 44
산수유 46
산나리꽃 48
푸르른 허기 50
매장埋葬 52
설국雪國 53
즐거운 시론詩論 54
초혼 56
산울림의 비결 58
발견 또는 귀가 60
굴뚝에서 피어나다 62
배후 64
복사꽃 족보 읽기 66
울음의 비결 68
찔레꽃 69
주홍 글씨 70

제3부

손톱과 달 72
죽음의 힘 74
달맞이꽃 76
외로움의 비결 77
봄날 햇빛이, 78
교묘한 폭력 80
소리 82
물러나기 84
즐거운 이장 85
뱀 86
가라앉기 88
시詩에 옮겨심기 89
슬픔 밀어내기 90
불火멍 불佛멍 92
배롱나무 94
쓸쓸함의 비결 96
발자국 98

제4부

고드름 100
죄의 들판 여행하기 102
이력서 104
죄가 저기 있다 105
허기의 죄 106
고무지우개 108
대장간 찔레꽃 110
즐거운 법열 112
복사꽃이, 114
즐거운 허기 115
눈물의 발로 116
죄가 웃는다 118
몽돌 120
이전으로 가자 122
나무가 기도하는 비결 124

해 설
이승하 정신의 죄와 육신의 허기에 대해 탐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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