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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적 인간
잘 알지 못해도 괜찮은 국내 미술관 여행
동아엠앤비 | 부모님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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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미술관에 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쏟아지는 업무와 팍팍한 일상의 소음 속에서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 갈 때, 혹은 어디론가 까닭 없이 숨어버리고 싶을 때 우리는 미술관의 고요한 정적을 떠올린다. 그러나 막상 캔버스 앞에 서면 우리는 작은 벽에 부딪힌다. 난해한 현대 미술의 명제들과 도슨트가 쏟아내는 거창한 미술사적 지식, 그리고 어려운 학술 용어 앞에서 괜히 주눅이 들기도 한다.

‘미술을 잘 알지도 못하는데, 내가 여기서 무엇을 보고 느껴야 하지?’라는 은밀한 주저함은 예술과 우리 삶 사이에 아득한 거리를 만들어낸다. 그림을 온전히 즐기기도 전에 ‘배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감상의 즐거움을 덮어버리는 것이다. 《미술적 인간》은 미술사적 지식을 나열하거나 화려한 비평을 얹는 차가운 해설서가 아니다. 가족과 사람, 그림과 자연, 그리고 예술에 대한 ‘예찬’의 기록이다.

그러니 잘 알지 못해도 괜찮다. 도슨트의 설명이 이해되지 않아도, 유명한 명화 앞에서 감흥을 느끼지 못해도 상심할 필요가 없다. 아름다운 공간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 그림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 일상에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은 사람에게 《미술적 인간》은 친근하고 다정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발길 닿는 곳에서 만난 그림과 사람, 그리고 깊은 위로의 기록!”
지식의 무게를 삶의 온도로 바꾼, 친근하고 다정한 국내 미술관 여행


계절 따라, 마음 따라 떠나는 ‘국내 감성 미술관 큐레이션’

《미술적 인간》은 벽에 걸린 그림을 바라보는 일차원적인 관람기를 넘어 미술관의 건축미와 그것을 둘러싼 계절의 풍경, 독특한 아우라를 감각적인 필치로 담아낸다. 저자는 미술관을 단순히 작품을 수장하고 전시하는 건물이 아니라, 지친 현대인들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자기 자신과 조용히 독대할 수 있는 ‘지상의 쉼터’로 재해석한다. 이처럼 저자가 안내하는 전국 각지의 미술관 지도를 따라가다 보면, 미술관 관람이 더 이상 어렵고 특별한 문화 행사가 아니라 주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는 ‘근사한 여행’이자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임을 깨닫게 된다.

거장들의 숨겨진 인간미와 지독하도록 아름다운 삶의 서사

《미술적 인간》이 지닌 가장 강력한 매력은 화려한 명성 뒤에 숨겨진 화가들의 지극히 인간적인 서사를 저자의 삶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데 있다. 본문에서는 화가들을 신격화하거나 거창한 미학적 수사로 포장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이 겪어내야 했던 지독한 가난, 고독, 질병, 그리고 시대의 폭력을 다루며, 그럼에도 끝내 붓을 놓지 않았던 예술가들의 삶을 우리와 다르지 않은 한 인간의 이야기로 들려준다. 나아가 아마추어 화가의 그림 앞에서 가난했던 옛날을 떠올리던 부친, 함께 제주를 여행한 아들, 벗어나고 싶었으면서도 그리웠던 엄마처럼 저자 자신의 삶도 그림 곁에 나란히 놓아둔다. 저자는 말한다. 작품 감상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그 이야기에 비추어 자신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일이라고. 옛 그림이 오늘의 우리에게 걸어오는 이야기들을 가만히 들어보자.

완벽하지 않아서 아름다운, 우리 모두는 ‘미술적 인간’이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완벽하지 않기에 어쩌면 완전할 수 있다. 미술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미술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설렘, 창밖의 계절과 나무를 바라보는 여유, 그리고 수많은 그림 중 유독 내 마음을 흔드는 소박한 그림 한 점을 찾아내는 기쁨이면 충분하다. 감상에는 정해진 답도, 반드시 갖춰야 할 지식도 없기 때문이다. 쓸쓸한 풍경화에서 자신의 지난 삶을 떠올리고, 낯선 작품 앞에서 오래 잊고 있던 사람을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지식의 틀을 깨고 나온 가장 솔직하고 아름다운 ‘미술적 인간’이다. 일상의 무게에 짓눌려 마음의 휴식이 절실한 이들에게, 그리고 예술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미술적 인간》은 조금 특별한 또 하나의 작품이 되어줄 것이다.

“아빤, 이 그림이 좋아요?” 내가 물었다. 부친은 “응. 좋아. 옛날 생각이 나서. 옛날엔 다들 이렇게 가난하게 살았거든.” 나는 한 걸음 뒤에서 부친의 그림 감상이 끝나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관계자 두 분이 내 곁으로 왔다. 난 두 분께 우리 아버지가 저 그림을 가장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한 분이 왜 그 그림이 좋은지 내게 물었고, 그 순간 난 구부정한 어깨의 부친이 두 손을 모으고 쓸쓸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쓸쓸하기 짝이 없는 그림을 지긋이 바라보는 걸 발견하고 말았다. 느닷없이 목이 멨다. 내 목 상태를 알 리 없는 부친이 나 대신 답했다.

우리가 미술관에 가는 이유는 뭘까? 어떤 사람은 영감을 얻기 위함이겠고, 어떤 사람은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통해 위로를 받고, 또 누군가는 아름다움을 관람하는 것 자체로 행복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미술관에 자주 가면서 아쉬울 때가 있다. 고가의 작품이기에 조심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지나치게 엄숙한 분위기로 관람객을 통제하거나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의자조차 없는 경우가 그렇다. 위안과 감동을 얻으러 왔다가 이런 사소한 불편감으로 인해 마음이 상하기도 하는데, 여기 전혀 그럴 위험이 없는 ‘집 같은’ 미술관이 있다. 더구나 이곳의 작품 규모는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속이 편치 않은 내게 아들은 “엄마 좋아하는 그림 실컷 봐서 행복했어?”라고 묻는다. 이거 혹시 돌려 까긴가? 싶어 잠시 혼란이 왔지만, 그러기엔 아들의 표정이 해맑았다. 내가 〈한 땀! 한 땀!〉에 정신이 팔려 있을 동안 혼자 두 시간 기다리느라 저도 지루하고 힘들었을 텐데, 내 마음을 먼저 살피다니. 만일 그가 좋아하는 게임 하느라 내가 혼자 카페에서 두 시간이나 기다렸다면 어땠을까?(엄마 금쪽이 난동 예상) 나도 게임하면서 행복했냐고 진심으로 물을 수 있을까? 어쩌면 이런 그림을 다시 볼 수 없는 것처럼 아들과의 여행도 다시 올 수 없는 시간인데. 그러니 내가 해야 할 말은 타박과 빈정의 언어가 아닌 늦어서 미안하단 말이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문하연
간호학을 전공하고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다. 그림에 대한 이끌림으로 미술을 감상하며 관련 서적을 탐독하기 시작했고, 예술의전당 인문 아카데미에서 미술과 예술을 공부했다. 2018년과 2025년, 두 차례에 걸쳐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게릴라상’을 수상했다. 창작 오페라 〈아파트〉에 작사로 참여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초연했으며, 네이버 플레이리스트 드라마 극본 공모에 미니시리즈가 당선되어 드라마와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소설, 에세이, 대본 등 다양한 분야의 글쓰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저서로 《다락방 미술관》, 《소풍을 빌려드립니다》, 《다락방 클래식》, 《명랑한 중년, 웃긴데 왜 찡하지?》, 《미술적 인간》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우리나라 미술관 중에서 어디가 가장 좋아요?

부소갤러리┃잠깐만, 나 저 그림 다시 한번 보고 올게

이상원미술관┃파괴될 수 있지만, 패배하지 않는다

박수근미술관┃천국이 가까운 줄 알았는데 멀어, 멀어

구하우스미술관┃예술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것

석파정 서울미술관┃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제주현대미술관┃엄마 좋아하는 그림 실컷 봐서 행복했어?

본태박물관┃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삼탄아트마인┃오늘도 무사히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빈센트 반 고흐, 절망에서 역작을 그리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카라바조, 죄를 덮은 천재성

국립중앙박물관┃시대에는 시대에 맞는 예술을, 예술에는 자유를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예, 저는 까치 그리는 사람입니다

이응노미술관┃한국 근현대 여성 미술가들

서울시립미술관┃이런 마당에 내가 어찌 향기 나는 백합을 그릴 수 있었겠느냐?

환기미술관┃환기 블루

알천미술관┃기이한 것은 아름답다

이우환 공간┃이우환과 류이치 사카모토

호암미술관┃천 원짜리 지폐에 새겨진 정선의 그림

리움미술관┃인간은 무엇인가?

뮤지엄산┃청춘은 시기가 아닌 마음가짐

에필로그┃나도 혼자 있으니 혼잣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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