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극은 배우의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다
이 책에서 말하는 ‘극(劇)’은 드라마(drama)와 같은 뜻으로, 배우의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다. 희곡과 뮤지컬 대본은 관객 앞에서 직접 연기하는 공연 대본이고, 시나리오와 TV드라마 대본은 배우의 연기를 카메라로 촬영하고 편집해 보여주는 영상 대본이다. 따라서 극본을 쓰려면 무대라는 공간의 특성과 카메라 촬영 및 편집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기술과 매체의 발달에 따라 극의 모습은 끊임없이 달라졌지만, 가장 오래되고 원초적인 매체는 여전히 인간의 몸이다. 이 책은 이러한 극의 의미와 기원을 그리스 비극에서 찾는다.
다른 사람의 대사를 쓰는 순간, 나를 바라보는 거리가 생긴다
희곡 쓰기가 길러주는 것은 극작의 기술만이 아니다. 서로 다른 인물의 입장에서 대사를 쓰다 보면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거리가 생긴다. 침묵과 몸짓, 미세한 표정도 하나의 언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희곡 쓰기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상상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소통을 어려워하는 오늘날의 학생들에게 희곡 쓰기는 더욱 유용한 글쓰기다.
극을 쓰는 법과 극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았다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감각과 감정에 대한 서사’에서는 극본의 본질과 등장인물의 변화, 사건과 인물의 내면이 만나는 지점, 공연과 영상에서 대사와 지문이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본다. 감정을 구체화하는 방법과 인물 사이의 상호작용, 오브제의 의미를 살펴보고 극본 창작에 필요한 최소한의 용어가 정리되어 있다.
2부에는 지난 30여 년 동안 저자가 공연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과 작품에 대한 기록이 담겨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공연에 대한 리뷰와 작품 분석, 극작가와 연출가들의 이야기, 극작가로서의 경험과 극에 대한 저자의 경험이 담겨있다. 그리고 당대 연극인들이 극을 어떻게 무대에 보여주려 했는지, 극에 대해 어떻게 사유했는지도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2부는 ‘극을 만드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극본은 수행되기를 기다리는 문학, 언젠가는 수행될 문학이다
시 한 줄이 마음을 뒤흔들듯 극에도 사람을 움직이는 순간이 있다. 태초에 그것은 말이었고 행동이었다. 노래와 이야기와 시가 하나로 뒤엉킨 그리스 비극에서 시작된 극은 오늘날 무대와 영화, TV드라마 등 다양한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극작으로 가는 산책로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희곡 쓰기는 단순한 사건의 전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감정의 이동이 필요하다. 갈등은 감정의 충돌에서 비롯되며, 해결은 감정의 전환에서 비롯된다. 이는 단지 플롯의 구조가 아니라, 인물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정서적 반응의 결과이다.
-2장, 오감으로 감정 쓰기
인물은 왜 행동하는가, 그리고 이 행동은 왜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의 시발점이 되는가. 우리는 질문한다. 그러면 행동의 서사는 바로 이야기의 핵심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극의 시작에서 보여진 인물은 극의 끝에서 다른 사람이 된다. 시작과 끝의 변동이 크면 클수록 관객의 호기심이 극대화된다. 극의 시작에서 자신감 넘치던 오이디푸스왕은 극의 끝부분에 이르면 스스로 자기 눈을 찌르고 궁궐을 떠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겨서 왕이 거리의 낭인이 되기를 자처한 것일까. 극의 시작 부분에서 사색에 잠겼던 햄릿 왕자는 극이 끝날 때 독 묻은 칼에 찔려 죽어간다. 무슨 일이 생겨서 유유자적했던 왕자는 죽어가게 된 걸까.
끝 장면에서 시작 장면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사건의 인과관계가 드러난다. 그렇다면 극의 서두에서 등장 인물에게 일어날 소소한 사건은 어떻게 시작할까?
-6장, 인물의 현존과 반응, 행동의 서사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윤미
현재 계명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조교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고,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희곡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연세대학교 국문과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오영진 영화론과 일기연구인 『우울과 환영』, 『드라마와 민족 표상』이 있으며, 희곡집 《달을 쏘다》, 《김윤미 희곡집》 1-5, 등이 있다.
목차
1부 감정과 감각의 서사, 극본 창작론
1장 희곡을 왜 써야 할까.
2장 오감으로 감정 쓰기
3장 감정은 사물과 함께
4장 삶이 변하는 순간.
5장 극을 만드는 것은 상황일까, 성격일까.
6장 인물의 현존과 반응, 행동의 서사.
7장 대사 쓰기
8장 지문 쓰기
9장 극본에서 자주 쓰는 용어
제2부, 공연하는 사람들, 그리고 극본 이야기
10장 이강백 극작가와의 만남, 극작가로 산다는 것
11장 정복근 극작가와의 만남, 생의 이면을 응시하는 선생님께
12장 김광림 극작가와의 만남, 전통극에 대한 사유
13장 채승훈 연출가와의 만남, 새로운 의식의 문을 여는
14장 손정우 연출가와의 만남, 감각에서 현실로
15장 이인이색(二人異色), 김동현·이성열 연출가
16장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이 보여준 혹은, 들려준 산책자의 시선과 방황
17장 배우 ‘이유정’의 귀환을 보여주는 연극 <변태>.
18장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맨 끝줄 소년>, 소년을 위한 작문 수업
19장 프랑스 극작가 플로리앙 젤라르의 <아들>, 어긋나는 아버지와 아들의 비망록
20장 노르웨이 극작가 욘 포세의 <어느 여름날>, 조용함과 불안함의 시간
21장 일본 극작가 마에카와 도모희로의 <산책하는 침략자>, 외계인이 인간의 개념을 가져 가면 생기는 일
22장 조선을 떠나지 못했던 조선의 노라, 나혜석.
23장 여성으로서의 극 쓰기 혹은 여성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