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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 무렵
민음사 | 부모님 | 202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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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일본의 3대 출판사라 불리는 고단샤, 쇼가쿠칸, 슈에이샤 중에서 고단샤는 문학 출판 상, 만화 상, 그림책 상, 노마 번역 문학상 등 주요 출판 관련 상을 오랜 기간 운영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 고단샤 그림책 신인상은 1979년에 시작된 유서 깊은 상으로, 재능 있는 신인 그림책 작가 혹은 일러스트레이터의 등용문이다. 2024년에 『도토리들(どんぐりず)』로 45회 그림책 신인상을 수상한 작가 하타 나오야의 대표작 『한편 그 무렵』이 민음사에서 출간된다.

하타 나오야의 이 대표작은 ‘한편 그 무렵’이라는 문구를 제외하고 글이 일절 등장하지 않는다. 검은 선으로만 세세하게 묘사된 귀여우면서도 기묘한 동물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긴장이 스르륵 풀리면서 불현듯 어느 낯선 들판에 앉은 듯한 힐링과 ‘멍 때림’의 순간이 찾아온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순식간에 무장해제 시키는 힘이 있다.

검푸른 고등어를 등에 지고 걷는 ‘고등어 무늬’ 고양이, 꼬리털을 꽃으로 장식해 짝꿍을 만드는 다람쥐, 새의 두 발을 제 뿔로 삼은 사슴, 꼬리에 난 줄무늬로 꽃의 길이를 재는 너구리……. 『한편 그 무렵』은 어떤 설명도 없이 동물들의 엉뚱하고 익살스러운 모습을 나열한다. 이 무언의 그림 연작에는 내내 유쾌한 기류가 흐른다. 그리고 단순히 재치나 유머를 드러내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미묘하고 독특한 관계의 징후들이 포착된다.

텅 빈 여백 한가운데, 짙은 연필 선으로 정교하게 그려진 동물들은 모두 누군가, 혹은 무언가와 함께한다. 이들은 자신의 몸에 타자의 몸을 이어 붙인다. 몸과 몸 사이를 오가며 형태와 기능을 교환한다. 서로를 흉내 내거나 신체를 나눠 쓰며 사랑스러운 일체를 이룬다. 마치 자기들만 아는 놀이를 하듯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능청스럽게, 또 때로는 다정하게 주변 세계와 자신을 잇고 있다. 그렇게 웃음과 온기와 미스터리를 발산한다.

  출판사 리뷰

유서 깊은 고단샤 그림책 상
2024년 신인상 수상 작가!

젊은 천재 일러스트레이터 하타 나오야의
힐링과 미스터/리, 유머가 공존하는
대표 그림책

일본의 3대 출판사라 불리는 고단샤, 쇼가쿠칸, 슈에이샤 중에서 고단샤는 문학 출판 상, 만화 상, 그림책 상, 노마 번역 문학상 등 주요 출판 관련 상을 오랜 기간 운영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 고단샤 그림책 신인상은 1979년에 시작된 유서 깊은 상으로, 재능 있는 신인 그림책 작가 혹은 일러스트레이터의 등용문이다. 2024년에 『도토리들(どんぐりず)』로 45회 그림책 신인상을 수상한 작가 하타 나오야의 대표작 『한편 그 무렵』이 민음사에서 출간된다.

■ ‘한편 그 무렵’
인간들이 없는 어딘가에서 동물들은 대체 뭘 하고 있을까?


하타 나오야의 이 대표작은 ‘한편 그 무렵’이라는 문구를 제외하고 글이 일절 등장하지 않는다. 검은 선으로만 세세하게 묘사된 귀여우면서도 기묘한 동물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긴장이 스르륵 풀리면서 불현듯 어느 낯선 들판에 앉은 듯한 힐링과 ‘멍 때림’의 순간이 찾아온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순식간에 무장해제 시키는 힘이 있다.

검푸른 고등어를 등에 지고 걷는 ‘고등어 무늬’ 고양이, 꼬리털을 꽃으로 장식해 짝꿍을 만드는 다람쥐, 새의 두 발을 제 뿔로 삼은 사슴, 꼬리에 난 줄무늬로 꽃의 길이를 재는 너구리……. 『한편 그 무렵』은 어떤 설명도 없이 동물들의 엉뚱하고 익살스러운 모습을 나열한다. 이 무언의 그림 연작에는 내내 유쾌한 기류가 흐른다. 그리고 단순히 재치나 유머를 드러내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미묘하고 독특한 관계의 징후들이 포착된다.

텅 빈 여백 한가운데, 짙은 연필 선으로 정교하게 그려진 동물들은 모두 누군가, 혹은 무언가와 함께한다. 이들은 자신의 몸에 타자의 몸을 이어 붙인다. 몸과 몸 사이를 오가며 형태와 기능을 교환한다. 서로를 흉내 내거나 신체를 나눠 쓰며 사랑스러운 일체를 이룬다. 마치 자기들만 아는 놀이를 하듯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능청스럽게, 또 때로는 다정하게 주변 세계와 자신을 잇고 있다. 그렇게 웃음과 온기와 미스터리를 발산한다.

■ 초현실적으로 귀여운 동물들의 낯선 순간을 포착하기

이들의 장난은 몹시 인간적이다. 곰의 발톱은 꽃꽂이 핀이 되고, 토끼의 귀는 구두 걸이가 되고, 들꽃은 토끼의 멜로디언이 되는 방식으로. 그러나 동시에 이들의 장난에는 인간이 배제돼 있다. 야생의 모습으로 인간 같은 장난을 치는 이 아이러니 속에는 자족적 유희의 성격이 짙다. 마치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어서 자기들끼리 놀다가 들킨 것 같은 유쾌한 포착은 어떤 한순간을 상상하게 한다.

울창한 숲길을 걷다가 실수로 셔터가 눌린 카메라, 먼 산을 향해 들었던 망원경에 잡힌 우연한 풍경, 깊은 밤 들판에서 마주친 낯선 장면 같은 것들. 책장을 넘길수록 목소리 하나가 점점 또렷해진다. 인간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동물들은 정말로 이런 장난을 치고 있는 게 아닐까.

서사의 질서로부터 벗어나 세상 곳곳을 관조하는 이 표현 덕분에 동물들은 나란히 같은 시간을 통과한다. 퍼즐처럼 흩어진 세계의 조각들이 하나의 풍경으로 엮인다. 이 동시성은 ‘지금’이라는 시간 속에 우연히 겹친 수없이 많은 장소들을 상상하게 한다. 그런 곳들 중 어딘가에는 정말로 제 무늬를 닮은 검푸른 빛깔의 고등어를 등에 지고 방파제 위를 사뿐히 걸어가는 고양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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