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미지의 세계』는 크래프트 맥주를 사랑하는 여행자가 전국의 브루어리와 브루펍을 찾아 떠난 로컬 여행기다. 통영의 바다, 순천만의 흑두루미, 나주의 수도원, 전주의 저녁노을, 평창의 산골, 경주의 고분, 강릉의 바다와 인천의 개항장까지. 맥주를 핑계 삼아 지역을 걷고, 사람을 만나고, 풍경을 기억한다.
저자는 전문가의 시선으로 맥주의 향과 맛을 평가하기보다는 애호가의 시선으로 맥주를 마신 시간과 장소, 순간의 공기와 감정을 기록한다. 순천만에서 수천 마리 흑두루미를 본 뒤 마신 스타우트는 단순한 맥주가 아니라 여행의 연장이 되고, 수도원에서 맛본 논알코올 맥주는 공간의 기억과 함께 각인된다.
『미지의 세계』는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셰익스피어 『햄릿』에 등장하는 “the undiscovered country”에서 가져온 이 표현을 저자는 한국의 크래프트 맥주 문화와 브루어리 여행에 겹쳐 놓는다. 많은 사람에게 여전히 낯설고, 아직 충분히 탐험 되지 않은 세계. 저자가 말하는 ‘미지의 세계’는 결국 맥주가 아니라 장소와 사람, 그리고 여행 그 자체다.
저자는 관광 명소보다 골목과 시장, 전망대와 산책길, 우연한 만남과 사소한 풍경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그래서 독자는 맥주를 좋아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 책을 즐길 수 있다. 물론 맥주를 좋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이 책은 전국의 브루어리를 찾아가는 여행기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독자는 금세 이 책이 맥주만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저자는 맥주의 스타일이나 양조 기술을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통영의 오후 햇살, 순천만의 갈대밭, 남해안의 바다, 평창의 늦겨울, 경주의 고분과 같은 풍경을 오래 바라본다. 그리고 그 풍경 속에서 마신 한 잔의 맥주를 기록한다.
이 책에서 맥주는 목적지가 아니라 매개체다. 순천양조장의 스타우트 ’흑두루미’는 단순히 커피 향이 나는 맥주가 아니다. 순천만에서 실제 흑두루미 떼를 목격한 경험과 결합하면서 하나의 기억이 된다. 나주의 수도원 맥주는 수도원의 고요함과 함께 기억되고, 평창의 맥주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의 변화와 함께한다. 저자는 맛을 설명하기보다 경험을 서술하고, 향을 분석하기보다 풍경을 기록한다.
『미지의 세계』는 크래프트 맥주 여행기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로컬과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의 따뜻한 산문집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저자는 여행지의 유명 관광지보다 골목과 시장, 오래된 건물과 우연히 발견한 장소에 더 큰 애정을 보인다. 크래프트 맥주라는 소재를 통해 한국 곳곳의 풍경과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것이다.
지나치게 감상적이지 않으면서도 섬세한 문장은 여행 에세이 특유의 낭만이 있지만 현실적인 유머와 자조가 균형을 이룬다. 브루어리를 찾아 헤매다 허탕을 치고, 길을 잘못 들고, 숙취에 시달리고, 출근 걱정을 하면서도 다시 맥주를 마시는 저자의 모습은 친근하다.
『미지의 세계』의 진짜 주제는 어쩌면 맥주도 여행도 아니다. 그것은 일상에서 잠시 떠오르는 경험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 역시 ‘미지의 세계’를 찾아 떠나고 싶어질 것이다.
저자는 브루어리를 찾아다니는 동안 “지면에서 10cm 정도 떠 있었다”고 표현한다. 일상과는 다른 공기를 마시는 시간. 그러나 결국 다시 착지해야 하는 순간. 책의 마지막에서 ‘돌고 돌아 라거로, 돌고 돌아 다시 일상으로’라는 문장은 이 여행의 본질을 압축한다.
방문하는 브루펍에 대해 공부를 하지 않았고 인터뷰도 하지 않으려 했다. 네트워크가 생기는 순간 전문적이지 않은 나는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았고, 훈련되지 않은 애호가의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가 불가능할 것 같았다. 내가 마시는 맥주에 대한 느낌이 충분히 틀릴 수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투어를 하며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실은 그게 여행이기도 했다.
어렵게 도착한 순천양조장에서 첫 맥주로 크래프트 라거를 주문한 줄 알았으나 그것이 카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던 순간, 나도 놀랄 정도의 큰 소리로 “네에…?! 카스라고요? 아니 굳이 여기까지 와서 카스를 먹을 이유가…”라고 외쳤다.
흑두루미는 커피 향이 많이 나는 스타우트였는데, 불과 두어 시간 전 목격한 검은 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들의 비상을 보고 온 이상, ‘에스프레소의 풍미가 도드라진 스타우트’라는 객관적이기만 한 리뷰를 할 수는 없었다. 흑두루미를 목격한 순간과 긴 여정 끝에 맛보게 된 흑두루미는 이미 페어링이 되어 있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유성관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은 양평에서 산다. 낮에는 영화 관련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밤에는 맥주를 마신다. 여행도 간혹 가는데 여행지에서는 좋은 펍을 찾는다.
목차
프롤로그
1장: 브루어리 투어 1
통영 × 라인도이치
순천만 × 순천양조장
순천에서 고흥까지: 미지의 세계에 대하여
나주 글라렛선교수도회 × 홉플로우
전주 × 노매딕 비어템플
홍성 × 이히브루
평창 × 화이트크로우 브루잉컴퍼니
2장: 브루어리 투어 2
부산 송정 × 툼브로이
부산 기장 × 비어펍
경주 × ㅎㅎㅎ
강릉 × 버드나무 브루어리
3장: 서울과 수도권
안산 × 탭스터
정동길 × 독립맥주공장
경리단 × 맥파이
종로와 을지로 × 크래프트루 익선과 끽비어컴퍼니
이천 × 브루어리 을를
북한강 × 크래머리
인천 개항로와 월미도 × 인천맥주
에필로그 × 브루어리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