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딱, 보통. 우리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간에 머무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중간이라는 게 문제다. 사람에 따라, 시기에 따라, 시대에 따라, 관계에 따라 기준은 자꾸만 달라진다. 그때는 맞았던 것이 지금은 틀린 것이 되고, 지독하게 괴로웠던 일이 시간이 지나면 웃으며 꺼낼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매순간 보통의 사람이 되려 애쓰지만, 보통은 고정된 자리가 아니다. 그러니 결국 모순적이고 양가적인 마음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지금 이 순간’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어딘가에서, 가능하다면 조금 더 양수(+) 쪽으로 가보려고 애쓰면서.
이 책에는 그런 사람이 있다. 젊지도 늙지도 않았고, 잘 살지도 못 살지도 않으며, 매일 기쁘지도 매일 슬프지도 않은 사람. 화도 많고 웃음도 많으며, 무정한 듯 다정하고, 자신을 사랑하지도 완전히 미워하지도 않는 사람. ‘보통의 사람’. 손아정은 이 책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담담하게 들려준다. 쓰고 지우고, 미워하고 사랑하고, 용서하고 반성하고, 립스틱을 짙게 바르고 모자를 푹 눌러 쓰고, 환호하고 비난하는 날들. 한 사람의 삶이 이렇게나 담백하게 모순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읽다 보면 알게 된다.책 속의 글자들이 나에게 쏟아져 내려, 눈으로 들어오는 글자들은 한계가 있어, 입에서 나오는 수많은 말들이 쏟아져 나와, 입 밖으로 나오는 말들은 한계가 없어, 한계가 없이 나간 말들은 계속 달려 다른 곳에 도착해, 그 곳에서는 다른 말로 바뀌어서 다른 사람 마음 속에 살아, 더 이상 내 말이 아닌 말들, 그 말을 정리해 보고 싶어, 소심함을 숨긴 웃음, 어리숙함을 감춘 눈빛, 수줍음을 삼킨 몸짓 -「나 손아정은」
이사할 때마다 버린다고 우기는 부인과 싸우면서도 책을 사는 사람. 백과사전부터 소설책까지 다 사서 진열해 놓던 사람. 그 책을 딸이 읽으면 같이 읽어주던 사람. 빌딩 경비를 하면서도 책을 읽는 사람. 퇴직 후에도 시립 도서관에 가서 앉아 있는 사람. 지금도 책을 읽고 있는 사람. 꼴찌 하는 손자에게도 끊임없이 책을 선물하는 사람. 늘 책을 읽는 사람. 일가 친척을 만나면 술을 먹고 6시간을 혼자서 떠드는 사람. 말려도 안 듣는 사람. 자기 주장이 옳다고 빡빡 우기는 사람. 어느 순간 딸의 잔소리에 고개를 떨구는 사람.그 사람이 우리 아빠다. -「1944년생」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 프로그램을 본 뒤로 달라졌다. 양복도 아니고 댄스 가수가 입기에는 애매한 옷차림으로 등장해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댄스를 선보였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은 심사 위원들에게 좋은 평을 듣지 못 했다. 전영록은 '우리가 아니라 시청자가 평가 할 것'이라는 두루뭉술한 평을 했고 다른 심사위원들도 멜로디가 묻히고 가사는 새롭지 않다고 혹평을 했다. 그러나 그런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한 명의 시청자였던 나에게 그들의 춤과 노래는 너무 신선했다. 나의 새로운 아이돌이 탄생했다. -「나의 아이돌」
작가 소개
지은이 : 손아정
아이들과 독서논술수업을 함께 하는 사람. 학생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인사하며 웃어주는 웃음, 내 질문에 진지하게 생각하는 눈빛, 수업을 다 하고 신나서 나가는 몸짓들로 삶이 채워져있다.
목차
웃음
9p – 나 손아정
15p – 초록색 레오파드 에코백
21p – 딸꾹질을 멈추는 방법
27p – 엄마와의 4일
35p – 나의 아이돌
43p – My favorite times
눈빛
51p – 사유의 흔적
57p – 외할머니의 다듬잇돌
63p – 이제 내가 아는 것
69p – 눈지우개
77p – 긴긴밤
83p – 단 한 사람
89p – 1944년생
몸짓
97p - 하지의 아침
103p – 삶의 중심잡기
113p – 태몽
119p – 회복
125p – 모순
129p – 나는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