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수렁터 근처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있었어요.”
수달이 호숫가 건너편을 가리켰어요.
“수렁터?”
“누군가요? 또 그림자의 소행인가요?”
“그림자가 아니면 누구겠어?”
물새들이 술렁거렸어요.
요 몇 달 사이 물새들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고가 몇 건 있었거든요. 안전한 갈대숲에서 평화롭게 살아온 물새들은 흉흉한 소문에 어쩔 줄 몰랐어요. 범인을 본 물새는 아무도 없었어요. 심지어 죽는 순간까지도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소문도 퍼졌어요. 물새들은 그 포식자를 죽음의 그림자라 불렀어요.
갈대밭이 끝나고 수렁터가 시작되는 곳에 이르렀어요. 쉬지 않고 달려온 너구리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어요.
‘네놈의 정의는 무얼까.’
삵의 말이 귓가에 쟁쟁했어요.
‘이놈이 대체 무슨 짓을 벌이는 거야?’
너구리는 버드나무에 걸쳐 있는 커다란 나무 둥치들을 이리저리 뛰어 건넜어요. 개구리들이 너구리 뛰는 소리에 놀라며 울음을 멈췄어요. 너구리는 수렁터의 깊은 어둠을 향해 소리쳤어요.
“내가 왔다! 모습을 보여라!”
개구리 울음소리가 뚝 그쳤어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유승희
첫 장편 동화 《참깨밭 너구리》 《지구행성보고서》는 아기자기한 이야기에 인간이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담았다. 《불편한 이웃》 《세아의 숲》은 편견이나 욕심에 일그러진 인간의 본성을 그렸다. 그 밖의 작품으로 《콩팥풀 삼총사》 《별이 뜨는 모꼬》 애니메이션 [언더독]의 원작 동화 등이 있다. 그림으로 그린 듯한 장면 묘사와 빠른 전개가 재미있다는 평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