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슈팅할 날을 기다려라≫는 을파소 '마음이 자라는 가치동화 시리즈'의 아홉 번째 책으로, '약속'을 주제로 한 창작 동화입니다. 원하지 않는 약속의 홍수 속에서 사는 요즘 어린이들의 마음에 자그마한 위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작가는 약속의 의미를 어린이의 입장에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피씨방을 다니게 되면서 공부방에 조금씩 지각을 하게 되는 주인공, 안성하. 하지만 성하는공부방 선생님과의 약속이 지닌 의미를 모릅니다. 일이 생기면 늦을 수도 있고, 일방적으로 선생님이 정한 약속이니 안 지킬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자연히 선생님, 엄마와 갈등이 일어나게 됩니다. 도대체 약속이 무엇이길래 성하의 몸과 마음을 옥죄어 오는 것일까요? 그러던 어느 날 성하는 피씨방에서 나오다 공부방 선생님에게 딱 걸리고 맙니다. 또 우연히 엄마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이 사과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언제나 철두철미하게만 보였던 엄마가 다른 사람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은 성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약속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게 되지요.
도대체 약속이란 무엇일까요?
약속은 꼭 지켜야만 하는 것일까요?
약속을 안 지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여러분도 성하와 함께 약속의 의미를 찾는 여행에 동참해 보고 싶지 않으세요?
약속이란 무엇일까?오늘은 수학 문제 10쪽 꼭 풀어놔. 엄마랑 약속하는 거야.
엄마 말 잘 들어야 한다.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해.
동생 때리지 말고 잘 데리고 놀 거라고 약속하자.
이번에는 전과목 다 90점 넘기로 엄마랑 약속하는 거야.
어린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약속입니다. 하지만 그런 약속들을 할 때마다 어린이들은 '왜 내가 그런 약속을 해야 해.'라는 생각이 한 번쯤은 들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약속을 하고 싶으면 엄마만 약속하지, 내가 원하지도 않는 약속을 엄마가 강요해서 해 놓고 안 지키면 또 혼나게 될 텐데!'라는 생각도 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약속을 안 지킬 궁리를 하는 어린이도 있을 것이고요.
바로 이런 어린이들에게 약속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책이 《슈팅할 날을 기다려라》입니다. 이 책에서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약속이란 무엇인지, 또 왜 지켜야 하는지, 안 지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등을 이야기로 풀어 쓰고 있습니다.
약속은 내 자신과 하는 것입니다≪슈팅할 날을 기다려라≫는 성하가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을 몰래 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켰을 때 컴퓨터 게임을 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약속을 지키지 않던 성하가 스스로 약속을 하고, 또 지키고, 지키고 나서 돌아오는 보답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지요.
이 책을 통해서 어린이들은 약속의 긍정적인 면을 보게 됩니다. 약속이란 단순히 나를 옥죄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정당하게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해 주는 수단이 된다는 것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자, 그럼 약속 때문에 괴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 성하네 집에 놀라가 볼까요?

잽싸게 로그아웃을 했다. 게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나가는 건 예의가 아닌데, 아쉽다. 사실 난 조급해하는 성격은 아니다. 하지만 공주 선생님의 잔소리를 생각하면 얼른 가는 게 상책이다. 신발을 구겨 신은 채, 공부방으로 달려갔다.
오늘도 공주 선생님의 말에 난 아이들 앞에서 미꾸라지가 되어야 했다.
"안성하. 너 자꾸 미꾸라지처럼 쏙쏙 빠져나갈래? 꼬리가 길면 언젠가는 밟히는 법이야. 요즘 자꾸 늦게 오는 이유가 뭐야?"
난 고개만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늘도 잔소리 백 마디를 들어야 하나보다. 옆에서 예진이와 규일이가 자기들끼리 키득거리며 웃는다. 모두 3학년 아이들이다.
"성하 오빠는 매일 늦어?"
"성하 형 미꾸라지인가 봐."
이번엔 공갈 선생님이 나에게 슬쩍 눈치를 주며 말씀하셨다.
"원장 선생님 화 많이 났어. 조심해."
다시 공주 선생님의 잔소리가 시작됐다.
"오늘은 영어 특기적성도 하지 않는 날이잖아. 청소했어? 아니면 남아서 벌 받은 거야?"
내 스케줄을 더 잘 알고 있는 공주 선생님. 수업이 끝나고, 영어를 하는 화요일, 목요일만 빼고,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은 곧장 공부방으로 와야 하는데, 한 달 가까이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던 거다. 선생님은 아직 내가 어딜 가는지 모른다.
하필이면 피시방에서 나오는 걸 딱 걸릴 게 뭐람? 잽싸게 도망치긴 했지만 끈질긴 추격 끝에, 결국 붙잡히고 말았다. 공갈 선생님이 내 귀를 잡아당긴 건 처음이다. 평소에 친절하고 상냥했던 공갈 선생님도 화나면 무섭다는 걸 처음 알았다.
"너, 딱 걸렸어. 너 요즘 늦는다고 원장 선생님이 걱정하던데. 어쩜 네가 이럴 수가 있어?"
"아아, 좀 놓으라고요."
내 귀를 꽉 잡고 놓지 않는 공갈 선생님, 하필이면 이 시간에 피시방 앞을 지나갈 게 뭐람? 피시방은 공부방 근처에 있는 곳도 아니다. 내가 그렇게 멍청한 짓을 하지는 않는다. 공부방에서 좀 떨어진 곳인데, 정말 꼬리가 길면 밟힌다더니, 요즘 내 꼬리는 너무 길었다.
"선생님은 왜 거길 지나가신 거예요?"
난 질문을 툭 던졌다.
"신의 운명인가 보네. 하늘에서 딱 너 잡으라고 우리 둘을 만나도록 만드셨네."
누가 국어 선생님 아니랄까봐, 말 한 번 거창하게 하신다. 아무튼 오늘 나는 끝장인 날이다. 공갈 선생님에게 이끌려 횡단보도 앞에 선 채 난 신호등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이에 나는 잠깐 다른 생각에 빠졌다.
여기서 그냥 도망치면 나는 어떻게 될까? 공주 선생님한테 끌려가면 나는 어떻게 될까? 도망치면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공주 선생님에게 끌려갔다가는 죽도록 맞을 게 틀림없다. 두려웠다. 진짜 두려운 것을 어쩌랴.
신호등이 빨간 불인데도 그냥 길을 건너고 말았다. 난 차에 치일 뻔했다.
"으악!"
하얀 차를 운전하던 젊은 아저씨가 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심하게 욕을 했다.
"어딜 뛰어들어?
순식간에 무식한 행동을 한 내 자신이 한심할 정도였다. 이렇게 무사한 게 얼마나 다행인지, 하늘에 대고 감사했다. 하늘에서 날 잡히도록 하더니, 하늘에서 또 날 무사하게 했다? 어째 앞뒤가 맞지는 않지만 이게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너 지금 제정신이야? 네가 잘못한 걸 알긴 아나보지?"
공갈 선생님이 다시 내 귀를 잡아당겼다. 내 귀가 토끼 귀처럼 늘어나지 않아서 다행일 정도였다. 난 도살장에 끌려온 토끼, 아니 소 마냥, 공주 선생님 앞으로 끌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