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자연 속에서 동심 찾기『해님의 장난감』은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면서 동시를 쓰고 있는 시인 김소운의 네 번째 동시집이다. 그는 1991년 《아동문예》에서 주관하는 아동문예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그해 대교문화재단에서 실시한 대교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소운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작품 세계를 꾸준히 천착해 온 시인이다. 그의 세 번째 동시집 『몽당연필로 쓴 보랏빛 쪽지편지』는 ‘꼬맹이들이 몽당연필로 비뚤비뚤 쓴 첫사랑 이야기’를 쓴 연작 동시를 모은 것으로, 발표하자마자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해님의 장난감』은 시인이 동심의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쓴 시 50편을 수록한 것이다. 김소운은 ‘시인의 말’에서 “비록 나는 어른이지만 늘 어린이 마음, 즉 동심을 잃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으며,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시를 쓰고 있다.”고 했다.
이 동시집은 자연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의인화 수법으로 자연 현상을 탐구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 작품집 속에서는 “앞마당 가지마다/꽃을 달려고//거북처럼 엉금엉금/기어”(「봄의 발걸음」)오는 봄을 볼 수 있고, “꽃들도/봄날에는/달리기를/하”(「이어달리기」)는 모습을 발견한 수 있다. 또한 “무지개는 여름날/해님이 갖고 노는/세상에서 제일 큰 활”(「해님의 장난감」)이며, “갯벌은 마치/와글와글 쉬는 시간/학교 운동장 같”(「갯벌에서-썰물」)고, “깊은 밤 귀뚜라미/책을 읽는다.//찌르 찌르 찌르르//가을이 온다고 가을 온다고/한 번쯤 고개 들어/달빛 보라고//또르 또르 또르르”(「책 읽는 귀뚜라미」)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 동시집에서는 자연을 창조한 하느님을 여러 번 만나게 된다.
하느님께서 땅속으로 던지신/낚싯줄이다.//파릇파릇/새싹들을 뽑아 올리고/울긋불긋/꽃망울도 건져 올리고//새 생명을 낚는/참으로 신비로운/낚싯줄이다. ―「봄비」
한겨울 내내/매서운 칼바람에/손끝이 아리고/엉덩이가 시려도/꾹 참고 견뎌온 나무들에게/그동안 참 고생 많았다며/하느님께서/너른 팔로 껴안으시며/가지마다 다순 입김/호- 호-/불어넣어줍니다. ―「봄바람」
하느님께서도 나처럼/때로/외롭고/슬플 때가 있나 봅니다./어둔 밤 남몰래/저토록 찬란한 눈물/반짝/흘리시는 걸 보면 ―「별똥별」
『해님의 장난감』에서는 자연과 하느님뿐만 아니라 회초리를 들고 야단쳤다가 몰래 눈물을 흘리시는 엄마(「가지치기」), 어머니 귀고리로 금낭화를 달아드리고 싶은 아이(「금낭화에게」), 그리고 지렁이 한 마리의 생명도 함부로 하지 않는 아버지(「아버지 말씀」)의 사랑도 만날 수 있다.
이 동시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꽃, 나무 등의 식물적 이미지이다. 제목에서 쉽게 드러나는 「벚나무 속에는」, 「해바라기」, 「덩굴장미」, 「꽃은 언제나」, 「나이테」, 「나무 이야기」, 「가지치기」, 「금낭화에게」, 「달맞이꽃」 등의 작품뿐만 아니라, 「참 예쁜 손」, 「꽃샘추위」, 「봄의 발걸음」, 「봄바람」, 「이어달리기」, 「엄마가 묻길래」, 「내가 먼저」, 「맨발」, 「두 주먹 불끈 쥐고」 등의 작품에서도 식물성을 제재로 한 다양한 이미지를 찾아볼 수 있다.
벚나무 속에는/아마도/팝콘 아저씨가 살고 계신가 봐.//한 해 동안/기쁨만을 걸러 모아/봄이면 어김없이/파박 파박 파바박//한꺼번에 튀겨내는/수천 수만의/눈부신 웃음들//보는 사람마다/눈 더욱 동글해지고/와- 와- 입 벌어지는/저 기가 막힌 솜씨//하늘도 놀래서/얼굴이 파랗게/새파랗게 질린다.
―「벚나무 속에는」
봄꽃들/웃는 모습 하도 예뻐서/살며시 다가가/아픈 듯 아프지 않게/손등/잘강잘강 깨물었습니다./꽃들이 울까 말까/망설입니다.
―「꽃샘추위」
「벚나무 속에는」은 벚나무 속에 팝콘 아저씨가 살고 계신다는 상상력이 기발하고 재미있다. “한 해 동안/기쁨만을 걸러 모아/봄이면 어김없이/파박 파박 파바박//한꺼번에 튀겨내는/수천 수만의/눈부신 웃음들”이라며 벚꽃을 팝콘에 비유하여, 동적 미감을 통해 벚꽃이 피어나는 것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꽃샘추위」에서는 꽃샘추위를 의인화하여, “봄꽃들/웃는 모습 하도 예뻐서/살며시 다가가/아픈 듯 아프지 않게/손등/잘강잘강 깨물었”다고 했다. 아픈 듯 아프지 않게 손등을 깨무는 꽃샘추위와, 울까 말까 망설이는 꽃들의 대비가 독자로 하여금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이 동시집 제4부에는 환경 문제를 다룬 12편의 동시가 실려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오염, 공해 문제를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
“햇빛 맑은 날인데도/나가 놀지 말래./오존층에 구멍 나/피부병 생긴다고//구름 낀 날에도/나가 놀지 말래./매연을 마시면/감기에 걸린다고//부슬부슬 비 올 때도/나가 놀지 말래./산성비 맞으면/대머리가 된다고//얘들아! 얘들아!/그럼,/우린 어느 때 놀지?”(「어느 때 놀지」) 하고 아이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현실을 고발하는가 하면, “자기 집에/누가 썩은 물을 버린다면/기분 좋을 사람 있는지/어디 한번//있으면 나와 보라!”(「물고기가 뿔났다」)고 물고기의 입을 빌려 공해를 일으키는 사람들을 성토한다.
잘못한 일 있으면/마땅히/벌을 받아야지//아빠가/회초리 번쩍 들고/종아리 때리시듯//쓰레기 마구 버려/지구를 병들게 한/우리를 향해//하느님께서/번쩍 우르르 쾅/호통 치신다. ―「천둥」
이 작품에서는 “쓰레기 마구 버려/지구를 병들게 한/우리를 향해//하느님께서/번쩍 우르르 쾅/호통 치신다.”는 구절이 죽비처럼 독자들의 등을 내리친다. 지구의 생명을 해치고 창조의 질서를 깨는 우리의 잘못을 안타까워하며,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살리자는 메시지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