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자연의 소중함과 생태적 가치를 알려주는 동시집『우리 꽃, 우리 나무』은 우리나라의 자연 환경 속에서 서식하는 우리 꽃, 우리 나무에 관한 시를 한자리에 모은 것이다.
박혜선ㆍ이묘신ㆍ한상순ㆍ양재홍ㆍ박신식 등 다섯 명의 시인이 우리 땅에서 자라는 꽃과 나무들을 동심의 눈으로 바라보며 아름답게 빚어낸 동시 48편이 실려 있다.
꽃과 나무에 관한 지식 정보를 백과사전식의 기술이나 이야기 방식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꽃과 나무의 생태와 모양, 특징, 쓰임새 등을 시로 쉽게 풀어서 들려주고 있다.
따라서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려진 꽃과 나무들을 통해 자연을 만나고 자연의 생생한 모습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다음의 두 가지 경향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첫째, 선명한 이미지로 꽃과 나무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한 작품들이다.
담장 아래로/가지 길게 늘어진 노란 개나리//가지가/흔들흔들 출렁출렁//바람이 뛰고 넘는/노란 줄넘기.
―「개나리」(개나리), 박혜선
하얀 편지가/가지마다 차곡차곡 쌓이네.//읽어 보는 사람은 없는데/아무도 없는데//봄 햇살 타고 오는/하얀 편지/무슨 사연을 썼을까?//봄바람이 남몰래/사르르 펼쳐 보고 달아나네.
―「자꾸 쌓이는 편지」(목련), 양재홍
나무에 아기공작새들 앉아 있다./수십, 수백 마리/작고 깜찍한/분홍 아기공작새/바람 불면 한들한들/꼬리춤 춘다.
―「아기공작새」(자귀나무), 이묘신
「개나리」는 개나리가 피어 있는 봄날의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담장 아래로 길게 늘어진 노란 개나리. 그 가지가 흔들흔들 출렁출렁하는데, ‘바람이 뛰고 넘는/노란 줄넘기’라고 표현하고 있다. 색채 이미지와 동적 이미지로 개나리가 피어 있는 모습을 성공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목련」에서도 가지마다 피어 있는 목련을 차곡차곡 쌓이는 편지로 보는 발상이 신선하다. 읽어 보는 사람이 없는데, 하얀 편지는 봄 햇살을 타고 온다. 이른 봄날의 풍경을 포착하여 섬세하게 그린 시인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자귀나무」는 나무에 피어있는 꽃을 아기 공작새로 본 시인의 연상 능력이 뛰어나다. ‘작고 깜찍한/분홍 아기공작새/바람 불면 한들한들/꼬리춤 춘다.’고 노래함으로써 미적 쾌감을 느끼게 한다.
둘째, 꽃과 나무들의 생태적 특성과 쓰임새를 시로 쉽게 풀어 놓았다는 점이다.
겨울잠을 잔 게 아니다./차디찬 흙속에서도 뿌리 보듬어/한 방울 한 방울 물을 길어 올렸다/봄 되면 줄기로 가지로/물길 만들어 실어 나른다.//물 지나는 길목/구멍 뚫어 물길 막는 사람들아,/고로쇠물이 신경통, 관절염에 좋다니/줄 만큼은 주마/위장병 고쳐 주고 속 편히 해준다니/더 줄 수도 있다//그래도 가지 끝 싹 틔울 물은 남겨 놔야지/노는 가지 없이 잎 내고 꽃 피워 열매 맺는 일/나무의 일은 남겨 둬야지.
―「나무의 일」(고로쇠나무), 박혜선
“새참 광주리/지짐이 채반/고구마 퉁가리/마당 구석구석 잘 쓸어낼 빗자루/다 되어 줄 수 있어//흙집에 벽이 되는 것도/사립문으로 서 있는 것도/울타리가 되어 호박 덩굴에 감겨도/좋아 좋아//누나하고 싸웠다고/엄마가 찾는/싸리나무 회초리?//안 돼 안 돼,/그것만은 안 돼.
―「그것만은 안 돼」(싸리나무), 한상순
「나무의 일」은 고로쇠 물을 얻기 위해 나무줄기에 구멍을 뚫어 물길을 막는 사람들의 행태를 고발한다. 고로쇠 물이 신경통, 관절염, 위장병에 좋다고 해서 마구 물을 가로채지 마라, 가지 끝 싹 틔울 물은 남겨 놓아 잎 내고 꽃 피워 열매 맺는 나무의 일을 하게 해 달라고 사정한다.
「그것만은 안 돼」에서는 싸리나무의 쓰임새를 하나하나 나열한다. 새참 광주리, 지짐이 채반, 고구마 퉁가리, 빗자루, 흙집 벽, 사립문, 울타리 등등. 하지만 엄마가 찾는 회초리는 되지 말라고 애교 있는 주문을 한다.
『우리 꽃, 우리 나무』는 꽃과 나무들을 노래하는데 그치지 않고, 생태적 가치와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이 시집이 어린이들에게 자연과 가까워지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길러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