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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오렌지  이미지

하얀 오렌지
청어람주니어 문고 6
청어람주니어 | 3-4학년 | 200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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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갈등을 바라보며 깊어지는 아이들의 눈
두 소녀가 있다. 몸이 아프기 시작하자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고 살아가던 소녀와, 마음을 열지 못해 동생을 입양하는 일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또 다른 소녀. 이 책은 두 소녀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린 뭉클한 성장 동화다.
모자랄 것 없이 자란 주인공 아이가 텔레비전에서만 보아 오던 사람들을 실제로 만난다. 그러면서 전쟁 피해의 제2세대들과 불법인 줄 알면서도 길거리에서 장사를 할 수밖에 없는 노점상인들, 태어나자마자 보육원에서 자라 양부모에게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어린 아이, 살고 있는 집에서 언제 쫓겨날지 모르고 몸이 아파도 병원비를 댈 수 없는 사람들 그리고 전쟁 후유증 보상을 위해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아이는 지켜본다.
《하얀 오렌지》는 이처럼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사회의 구석진 곳들을 보여준다. 다양한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세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아이들이 스스로 고민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열세 살, 친구의 비밀 공책을 읽게 된 어느 날
시험만 봤다 하면 전 과목 만점을 맞는 똑똑이 강영주는 공부뿐만 아니라 글짓기도 잘해서 온갖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싹쓸이해 온다. 하지만 성격은 까칠해서 친구가 한 명도 없다. 반면에 특별히 잘하는 것 하나 없이 목소리만 큰 씩씩이 강영주는 친구도 많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모두 다 하고야 마는 성미다. 이 씩씩이 강영주가 어느 날 손에 넣게 된 똑똑이 강영주의 비밀 공책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제까지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듣도 보도 못한 ‘고엽제’라는 것에 얽힌 동화에 주인공은 바로 똑똑이 강영주. 이때까지 씩씩이 강영주가 생각해 본 적 없는 세상이 똑똑이의 비밀 공책에 실려 있다. 이게 과연 글짓기 잘하는 강영주가 지어낸 이야기일까, 설마 진짜는 아니겠지, 하는 마음에 씩씩이 강영주는 공책에 나와 있는 대로 ‘고엽제 피해 전우회’의 시위 현장에까지 나가게 되고 거기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이렇게 알게 된 친구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잘나고 좋은 환경에서 자란 거만한 아이가 아니었다. 하고 싶은 말은 언제든지 할 수 있었던 씩씩이 강영주이지만 비밀 공책을 읽고 나서는 세상이 달라 보인다. 엄마는 그런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하는 것은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씩씩이 강영주는 그 말이 아직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마음이 아픈 만큼 품도 넉넉해진다
열세 살, 씩씩이 강영주에게 세상은 간단한 거였다.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건 불법인 데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니까 나쁜 일이었다. 경찰들이 하지 말라는데도 사람들이 시위를 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갔다. 다들 엄마 아빠가 있고, 언제든 쉴 수 있는 집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남에게 피해를 줘서도 안 되고, 자기가 누려야 할 것을 남에게 빼앗기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엄마 아빠의 사랑을, 보육원에서 데려오기로 했던 동생 기쁨이와 나눠 가지고 싶지 않았다. 결국 엄마 아빠는 입양을 포기하고 기쁨이는 다른 곳으로 입양되고 만다.
그때서야 영주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 비슷한 시기에 만나게 된 노점상 아줌마 아저씨들과 ‘고엽제 피해 전우회’ 사람들은 이런 영주의 마음속에 들어와 콕콕 박힌다. 아직 모든 걸 다 잘 알 수는 없지만, 어떤 게 옳은 걸까 고민해 나가는 영주는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세상을 바라볼 준비를 해 나간다.

“어? 미안…… 괜찮아?”
나는 얼른 강영주의 어깨를 잡았다.
“필요 없어.”
바닥에 주저앉은 강영주가 고개를 숙인 채 내 얼굴은 보지도 않고 가시 돋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갑자기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멍해진 나는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뭐야?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너 좀 치사하다.”
“…….”
18쪽

“내 공책 아니야.”
“누나가 강영주 누나라며?”
“강영주는 맞는데, 내 건 아니야.”
“그런 게 어디 있어? 여기 강영주라고 쓰여 있잖아. 빨리 받아.”
아이는 공책을 내 손에 덥석 쥐여 주고는 후다닥 교실을 뛰쳐나갔다. 그 바람에 공책 뒤에 끼어 있던 뭔가가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24쪽

“엄마, 여기서 장사하면 불법이죠?”
“아저씨 듣겠다.”
엄마가 아랫입술을 꽉 물며 눈을 흘긴 채 작은 소리로 말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방해되잖아요?”
“얘가 정말…….”
“내 말이 맞잖아요.”
엄마가 얼른 값을 치르고는 내 팔을 잡아끌었다.
48쪽

  작가 소개

저자 : 장경선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자유문학]에 청소년 소설이 당선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그동안 쓴 책으로 《제암리를 아십니까》《나무 새》《김금이 우리 누나》《나는 까마귀였다》《하얀 오렌지》《황금박쥐 부대》등이 있어요.

  목차

머리말 [세상의 모든 소녀, 소년들에게 탈리타 쿰!]
1 뒤바뀐 그림
2 강영주의 비밀 공책
3 너도 좀 당해 봐!
4 내 마음의 비
5 베트남 전쟁
6 용기 있는 사람만이 친구를 얻을 수 있다
7 시청 앞 집회
8 고엽제 피해자들의 노래
9 강영주를 찾아서
10 일이라도 생긴 걸까?
11 붉은 사루비아가 핀 마당에서
12 내일로 가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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