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시 읽는 어린이 시리즈 69권. 바다의 역동적 이미지가 시 창작의 근원이 되어 자연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것으로 나아가는 동시집이다. 바다라는 어머니의 품 안에서 모든 생명은 탄생하고 삶을 만끽하다가 마무리한다. 그리하여 시인은 인간의 생명이 귀하듯이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는 깊은 성찰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시적 의미는 동시조라는 형식을 통해 더욱 세련되고 압축미 있게 완성되었다.
출판사 리뷰
생명의 역동성과 존귀함을 노래한 동시집2003년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이래 동시 창작에 많은 열정을 보이며 활동한 김효안 동시인의 첫 동시집 『칭얼대는 파도』가 청개구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시인은 등단한 이후 곧바로 동시조 동인 [쪽배]에 몸담으며 동시조 창작과 보급에 힘을 써 왔다. 왜 하필 동시조일까? 동시조는 정해진 율격에 맞춰 시를 짓는 장르다. 그 과정에서 시상은 더욱 간결해지고 압축미와 절제미가 더해져 군더더기 없이 정제된 작품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동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깔끔하게 읽혀지는 시의 맛에 탄성이 절로 난다.
김효안 시인은 서해안 태안반도에 위치한 천수만 인근의 농촌 마을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뛰어놀며 지낸 체험은 시인의 시적 상상력을 끊임없이 불러일으켰다. 제1부에서는 바다의 모성적.역동적 이미지를 그려낸 작품이 많다. 특히 「석화」 연작시 중 1~3은 대상에 대한 애정 없이는 그토록 세밀하게 관찰할 수 없으리라는 감탄을 자아낸다.
갈매기 떼 날갯짓에
갯바위가 일어서자
물오른 버섯처럼
잠을 깨는 작은 굴들.
썰물 때
활짝 드러난 개펄에
뭇 사람들 몰려든다.
까먹히고 잘려 나가
이웃 잃은 석화들은
파도에 눈물 씻으며
새끼들을 키워 내어
또다시
수를 놓겠지
갯바위 돌꽃으로.
―「석화.1」 전문
썰물 때 개펄이 훤히 드러나자 사람들이 몰려와 석화의 “우웃빛 도톰한 속살”(「석화.3」)을 노린다. 그들에 의해 까먹히고 잘려 나가, 석화는 이웃도 어린 새끼들도 잃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파도에 눈물 씻으며 거듭 새끼들을 키워 낸다. 이런 석화의 모습은 고행을 반복해 자신을 수련하는 수도승의 이미지와 겹친다. 그리하여 바닷물이 밀려들어오고, 다시 또 밀려나가 개펄이 드러났을 때, 우리는 단순한 ‘굴’이 아닌 ‘갯바위 돌꽃’으로 수놓아진 석화를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재생과 복원의 위대함을 고난을 통해 증명해 보인다는 데서 시인의 깊은 성찰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또한 「석화.4~ 6」은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바지선과 유조선이 충돌하여 원유가 유출되는 안타까운 사건을 다루는 작품이다. 삶의 터전을 잃은 태안 주민의 아픈 현실을 무겁게 그려냈다. 하지만 연작시의 마지막 작품(「석화.6」)을 통해 전국에서 몰려온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간절한 마음이 바다를 다시 소생시켰음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이 초래한 재앙도 다름 아닌 인간의 힘으로 극복 가능하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2부는 시인이 여행이나 구경을 다니며 느낀 바가 주된 소재로 쓰였다. 「돌아오는 길」에서는 여름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짝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입이 근질거리는 화자의 모습이 드러나 있다. “두근거리며 훔쳐본 물새알 둥지”는 분명 짝도 아주 흥미롭게 들을 것 같다. 동시에 나는 내가 여행 간 그 사이 우리 집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진다. 지금쯤이면 우리 집 뜰에 목백일홍이 얼마나 예쁘게 꽃망울을 터뜨렸을지 기대가 되는 것이다. 여러모로 집에 돌아오는 길은 늘 마음이 바쁘다는 사실을 동심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다.
3부에는 속상한 일이나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하는 일을 소재로 삼았다. 2014년 우리 모두에게 아픔과 상실감을 안겨 준 세월호 사건을 다룬 「팽목항 앞바다야」 「아직도」 외에도 다른 생명에 대해 배려를 갖추지 못한 인간사회를 비판하는 「팻말」「가창오리 떼의 항변」「갯벌 학습 체험장」등의 작품이 눈에 띈다. 결국 시인은 우리에게 이기주의를 반성하고 다른 생명들과의 공존을 촉구하는 것이다.
4부는 풍경사진처럼 어떠한 대상을 포착하고 서정적으로 그려낸 시들이 주류를 이루며, 5부에는 잔잔하게 일상의 한 순간을 포착한 시들이 대부분이다.
『칭얼대는 바다』는 바다의 역동적 이미지가 시 창작의 근원이 되어 자연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것으로 나아가는 동시집이다. 바다라는 어머니의 품 안에서 모든 생명은 탄생하고 삶을 만끽하다가 마무리한다. 그리하여 시인은 인간의 생명이 귀하듯이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는 깊은 성찰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시적 의미는 동시조라는 형식을 통해 더욱 세련되고 압축미 있게 완성되었다. 시인은 시집에 사용된 일러스트도 직접 그렸다. 그림 역시 대상에 대한 애착과 세밀한 관찰이 없으면 힘든 예술이다. 주변의 모든 것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눈여겨보고 시와 그림으로 담아낸 시인의 노력의 결실이 독자에게 가 닿길 바란다.
작가 소개
저자 : 김효안
본명 정규. 1959년 충남 태안 출생. 2003년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동시 부문)으로 등단하였다. 이후 동시와 동시조를 다수 발표하였으며, 동시조 ‘쪽배’ 동인으로 합동시집 『날마다 봄여름가을겨울 산울림이 울었다』 『사로잡고 사로잡혀』 『앞서거니 뒤서거니』 『햇빛 잘잘 실눈 살짝』 『아픔은 모른다는 듯 햇빛조차 화안했다』 등에 편승했다. 한국문인협회, 한국아동 문학인협회, 한국동시문학회 회원. 인하대와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방송통신대 출판문화원 등에서 30년 가까이 출판기획자로 일해 오고 있다. 그림과 사진에 관심이 많아 취미로 삼고 있으며, 동시집 삽화 그리기는 이번이 첫 도전이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갯바위 돌꽃
달밤 / 소식1 / 소식2 / 간월암 / 떼뜨다가 / 석화1 / 석화2 / 석화3 / 석화4
석화5 / 석화6 / 썰물 / 갯벌 봄기운1 / 갯벌 봄기운2 / 지는 해 / 대하 / 황발이
제2부 사뿐하게 줄달음질
돌아오는 길 / 눈길 / 장미꽃 길을 걷다가 / 새벽 뒷산 / 억새밭 / 놀이공원
여름 소나기1 / 여름 소나기2 / 주산지 왕버들 / 여행 / 꽃샘 / 눈산 / 쪽다리
제3부 냉큼, 내놓아라!
팻말 / 걱정 / 가창오리 떼의 항변 / 갯벌 학습 체험장 / 팽목항 앞바다야
아직도 / 방음벽 / 목소리에 잡혀서 / 석탑 / 꽃 박람회장에서 / 장마철
추석날 아침 / 매립지에서
제4부 밤 밝히는 눈송이들
풍경화1 / 풍경화2 / 눈송이 / 호수공원1 / 호수공원2 / 못다 한 말 / 문
나눔 / 외로운 날 / 창 너머 / 민머리 / 콩 / 풀꽃 / 짱돌
제5부 내 생각도 창을 열고
알르레기1 / 알르레기2 / 알르레기3 / 마라톤1 / 마라톤2 / 노천탕 / 단풍
부러워서 / 수련밭에서 / 연잎 물방울1 / 연잎 물방울2 / 귀뚜라미 / 똑같지만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다이내믹한 시어론 빚어낸 동적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