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제4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를 읽으면,
우리 사람 사는 세상에서 서로 간에 어떻게
미덕을 나누고 지켜야 되는지를 알 수 있을 거예요.
아주 색다른 방식의 이야기에 푹 빠져서
풋풋한 인정과 나눔이 무엇인지를 생생한 감동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_제4회 정채봉 문학상 심사평 중에서
옛날에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꼬부랑 길을 나섰대.
꼬부랑 열두 고개 꼬불꼬불 산길을 꼬부랑꼬부랑 넘는데, 얼마나 힘든지 몰라.
꼬부랑 열두 고개를 어찌어찌 다 넘으니, 꼬부라진 오두막이 보이지 뭐야.
제4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 외,
동화 작가 유영소가 들려주는 정겹고 흥미진진한 꼬부랑 할머니 연작동화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꼬부랑 열두 고개를 꼬부랑꼬부랑 넘어 꼬부라진 빈 오두막에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집주인인 진짜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고, 설상가상 오두막으로 손님들이 줄줄이 들이닥친다. 김부자, 곽떡국, 달걀 도깨비, 김치뚝이… 모두 인정 많은 진짜 꼬부랑 할머니에게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인데, 욕심쟁이 가짜 꼬부랑 할머니는 떡국을 먹을 욕심에 진짜 행세를 시작한다.
그런데 진짜 꼬부랑 할머니처럼 착하게 살려니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다. 천년 묵은 산삼이 어린아이로 변한 메산이는 산에 버려진 것들만 보면 죄다 끌어온다. 그 덕분에 자기 집도 아닌데 같이 사는 군식구가 둘이나 늘었다. 가짜 꼬부랑 할머니는 이대로 들키지 않고 이 오두막에서 죽 살 수 있을까? 대체 진짜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로 간 것일까?
“아이고, 내 여기 오다 허리가 똑 끊어지는 줄 알았다니까요!
열두 고개 꼬불꼬불 넘어오는 동안 백 번은 더 생각했다니까요!
그만 갈까, 그냥 갈까, 도로 갈까, 내려갈까…….”
구성진 입담으로, 옛 이야기 속 주인공을 창작동화로 다시 만나다꼬부랑 할머니는 동요의 노랫말로 익숙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꼬부랑 할머니는 어머니가, 할머니가 자식이나 손주에게 들려주는 옛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다. ‘꼬부랑’이란 첫말을 계속하여 반복적으로 이어 가며 뒷말에 재미있는 사건을 보태는 것이 그 특징이다. 작가는 이 ‘꼬부랑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판소리 사설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며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 외에도 이 작품에는 달걀 도깨비, 메산이, 반쪽이, 아기장수, 호랑이 등 옛 이야기 속 인물들이 여기저기에 까메오처럼 등장해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길지 않은 세 편의 연작동화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읽히는 이유다. 또한 구성이 치밀하고 암시와 반전이 곳곳에 숨어 있어 읽는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정채봉 문학상’은 고(故) 정채봉 작가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대한민국 아동 문학계를 이끌어 나갈 동화 작가를 발굴하기 위하여 제정되었습니다.
‘동심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정채봉 작가의 믿음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오세암》으로 대표되는 고(故) 정채봉 작가(1946~2001)는 나이가 들어도 잃어서는 안 될 동심의 세계를 전하며 우리나라 아동 문학계에 큰 획을 그었다. 순수를 잃어버린 우리 사회에서 ‘동심’의 회복은 어렵지만 반드시 이루어야 할 근본적인 가치와 힘이라고 굳게 믿으며 ‘어른들을 위한 동화’ 장르를 개척하기도 하였다.
‘정채봉 문학상’은 고인의 이러한 믿음을 이어가기 위해 제자들을 주축으로 한 ‘정채봉 선생 10주기 추모위원회’가 2011년 제정했으며, 여수 MBC와 순천시가 뜻을 함께해 선정해 왔다. 수상 작품집은 정채봉 작가의 고향과도 같은 샘터사에서 출간해 왔는데, 《그 고래, 번개 : 제1회 정채봉 문학상 수상 작품집》(류은)과 《발찌결사대 : 제2회 정채봉 문학상 수상 작품집》(김해등),《껌 좀 떼지 뭐: 제3회 정채봉 문학상 수상 작품집》(양인자)에 이어 2015년 10월 2일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 제4회 정채봉 문학상 수상 작품집》을 출간했다.
제4회 수상작은 2013년 6월 1일부터 2014년 5월 31일까지 발표된 단편 동화와 개인 응모작 가운데 예심과 1차 심사, 최종 심사를 거쳐 선정했으며, 유영소 작가의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가 ‘제4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예까지 잘 굴러 왔냐? 달걀 안 깨뜨리고?”
달걀 도깨비는 묻는 말엔 대답도 않고, 꼬부랑 할머니한테 달걀 꾸러미를 내밀었어.
“할머니 없는 동안 내가 몇 번이나 왔었게요? 언제 오나, 언제 오나, 거의 매일 온걸. 하루는 하루에 열두 번이나 다녀간걸.”
(…)그런데 달걀 도깨비가 킁킁거리더니 이러지 뭐야.
“어라! 꼬부랑 할머니 냄새가 달라졌네. 이상하다, 이 냄새가 아닌데!”
꼬부랑 할머니는 뜨끔해서 손사래를 치다, 저도 모르게 꽥 소리를 질렀어.
“다르긴 뭐가 달라? 할망구 냄새가 다 그렇지. 너도 얼른 부엌에 들어가 지단이나 부쳐.”
‘아이고, 심 봤다!’
신난 꼬부랑 할머니는 속으로 웃었어. 만날 누워만 있으니 얼마나 편해. 거기다 산삼 뿌리까지 가져왔으니 좋아 죽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덩실덩실 춤이라도 출 뻔했다니까.
그 마음을 겨우 누르고 있자니 꼬부랑 할머니 가슴이 다 벌렁벌렁했지. 한밤이 되도록 잠도 못 잔걸. 그래 몰래 일어나 부엌까지 나가서 꺼내 봤지 뭐야.
“에구머니나! 이게 뭐래?”
꼬부랑 할머니는 깜짝 놀랐어. 그간에 몰래 챙긴 것까지 합쳐서 산삼들을 베보자기에 싸 두었거든. 그런데 펼쳐 보니 산삼이 아니야. 그냥 머리카락 뭉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