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자연을 관찰하고, 분류하고, 이름을 붙이는 과학자들은 왜 그림을 그렸을까? 시대와 언어를 떠나 왜곡 없이 모두가 읽을 수 있는 기록 방식은 다름 아닌 '그림'이다. 문자가 없던 시절, 동굴에 남은 생명의 그림부터 21세기의 세밀한 현미경 기록까지, 자연을 정확히 그려낸 과학자들의 '필드 노트'를 살펴본다.
마리아 메리안, 메리 애닝, 알렉산더 훔볼트, 장 앙리 파브르, 찰스 다윈, 제임스 오듀본, 신사임당, 남계우, 정약전 등 '과학 그림'을 그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들의 고민과 열정이 가득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현장 생물학자이자 '그림 그리는 과학자'인 저자 이동주는 이처럼 '과학과 그림의 만남', '그림으로 쉽게 배우는 과학'을 생생하게 풀어냈다. 자연에 관한 새로운 지식을 만들고,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멈추지 않은 자연과학자들. 이들이 남긴 과학 그림은 생명의 아름다움까지 느끼게 해 보는 이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출판사 리뷰
아름답지만 무심하고, 치열하지만 가만한 자연
그 생명의 경이로움을 '그림'으로 남긴 과학의 순간을 찾아서
★ 식물분류학자 허태임 강력 추천 ★
그림은 언어나 시대의 장벽을 뛰어넘어 보는 이로 하여금 정보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기록의 형태다. 동서양의 자연학자들은 이 점을 이용하여, 자신이 경험하고 연구한 내용을 오류 없이 전달하고자 했다. 그림이라는 도구를 활용하며 자연학은 점차 자연과학으로 발전하는 기반을 갖추게 되었으며 식물학, 동물학, 광물학 같은 분과로 나누어지며 성장해왔다.
이 책은 그림이 과학 연구의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된 과정과 '과학 그림'이 어떻게 그려지는지를 생생하게 서술한다. 또한 사람들의 인식, 시대의 한계를 버티며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은 삶을 살았던 그림 그리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애정 어린 눈길로 묘사했다.
20세기에 들어서야 최초의 생태학자라고 인정받은 마리아 메리안에서 시작해, 탐험가로 알려졌지만 자연과학자로서 데이터 사이언스에 한 획을 그은 알렉산더 폰 훔볼트의 다채로운 삶을 조명하고, 화석 속에서 고생물의 생태를 밝혀낸 메리 애닝을 둘러보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새를 실제 크기로 표현한 제임스 오듀본을 소개하는 등 그림과 과학의 만남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또한 정약전의 물고기, 남계우의 붓꽃과 나비 그림, 신사임당의 정원까지 우리나라의 자연과학자들을 아우르며 과학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한 다양한 이들을 보여준다.
우리의 터전이 사려 깊고 정확한 '그림'으로 기록되다
연필에서 AI까지 도구의 변화와 흐름
'그림 그리는 현장 생물학자'이자 국내 1호 자연과학 책방 '동주'를 운영하는 저자는 국내외 자연학자들의 삶을 이야기하기에 가장 적합한 전달자다. 오랜 시간 자료를 모으고, 고심 끝에 선택한 각 과학자의 그림 한 점 한 점을 보여주며 그 의미를 상세히 이야기한다.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흑백 기록, 수채화로 채색된 컬러 그림, 현장 스케치, 동판화가 보여주는 정교한 선, 연필과 종이는 물론 현미경, 카메라, 태블릿PC를 활용한 도구의 변화 등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과학자의 그림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한 권에 모여 있다.
《그림 그리는 과학자》의 큰 특징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과학 지식이 공존하는 그림을 저자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소개한다는 점이다. 이는 예술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하나의 작품을 만났을 때 평소와 다르게 그림을 바라볼 수 있도록 새로운 관점을 선사하며, 과학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그림 속 숨은 정보를 찾아 읽는 재미를 경험하게 할 것이다.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고, 분류하고, 이름 붙이는 과학자들은
어떤 그림을, 왜 그렸을까?
이 책의 1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았을 때'는 과학자와 그림의 만남을 이야기한다. 마리아 메리안이 싱싱한 꽃과 함께 모두가 유해하다고만 여겼던 곤충을 그린 파격을 보여주고, 알렉산더 폰 훔볼트가 자연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한 놀라운 전환점을 묘사한다. 특히 1부에서 저자는 끝까지 파고드는 '관찰의 힘'을 보여주고자 고심했다.
2부 '오해와 진실 속의 파랑새'에서는 그림으로 인해 고통 받았지만 결국 자신의 의지를 관철한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대순으로 묶었다. 동양과 서양의 자연과학 이야기를 두루 담은 것은 이 책에서 꼭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진화'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인물인 찰스 다윈, 《파브르 곤충기》 속에 담긴 재미있는 곤충 이야기, 칼 폰 린네의 분류법 등 우리에게 익숙한 과학자들의 필드 노트를 본격적으로 살펴본다. 또한 허준의 《동의보감》에서 유희의 《물명고》, 신사임당의 뛰어난 관찰력과 석주명이 손에 꼽은 남계우의 나비까지 조선시대의 과학에 대해서도 새롭게 조명하며 꼼꼼하게 다루었다.
마지막 3부 '펜과 종이의 블랙홀'에서는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그림 그리는 과학자에 대해서 그리고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이들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저자 본인이 그림 그리는 과학자로서 과학과 교육의 현장에서 경험한 바를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또한 도감 등의 예를 들어 그림으로 쉽게 배울 수 있는 과학을 언급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을 제대로 알고 내일을 대비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정확하게 자연을 묘사하는 일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메리안은 유용한 벌레로 인식되던 누에를 키우며 기록하고, 자신의 연구 스케치를 바탕으로 판화를 제작했다. 여기에는 단순히 애벌레나 번데기의 모습이 아닌 알에서 태어나는 애벌레, 애벌레가 탈피하고 남긴 허물, 고치에서 나온 누에의 삶이 기록되었다. 그녀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그저 흉내 내고 예쁘게 보이도록 하기보다 본인이 보고 경험한 모든 것을 그대로 그림으로 옮겼다. 이는 생물의 형태적 특성뿐 아니라 생태학적 정보까지 담아놓은 훌륭한 연구 결과물이었다.
- 'Figure 1. 튤립에서 피어난 영혼'
머릿속에 빠르게 흘러가는 생각을 남기기 위해 필기구는 펜 하나만을 단촐히 사용한다. 현장에서 관찰하며 동시에 여러 종류의 펜을 사용할 여유는 없다. 화가들이 풍경화나 정밀화를 한자리에 앉아 그리는 것과는 다르다. 생물은 빠르게 움직이고 바람과 물도 흘러간다. 순간과 변화를 기록한다. 전체보다는 부분을 스케치하기도 하며 생물의 특정 부분만 그리기도 한다. 때로는 근육의 모습을, 때로는 골격 구조를, 때로는 동공의 움직임을 말이다. 미처 그림으로 남기지 못한 부분이나 확인하지 못한 건 보충 설명을 적어둔다.
- 'Figure 2. 하나의 선을 그을 때'
생물 종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질 때, 종 다양성이 줄어든다. 남은 한 집단이 극심할 정도로 많은 개체 수를 보여주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머리 수만 엄청나게 늘어난 호모 사피엔스는 멸종의 길을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마지막 장작이 불타는 것과 같다. 짧은 인생을 사는 인간이 진화의 시간을 알아내기 어렵듯, 이 과정이 1,000년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면 어떠한가?
- 'Figure 4. 원숭이가 된 유명인'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동주
새로운 종을 찾는 생물학자. 형태학을 기반으로 분류, 생태, 진화를 연구한다. 동아대학교 응용생물학과에서 곤충을, 한양대학교 생물학과에서 수서무척추동물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영국의 대영박물관(자연사박물관)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다. 신라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생태학과 진화를 가르쳤다. 국제요각류학회(ICOC) 정회원이자 환경생물학회 논문 심사위원이며 숲해설가다. 국내 1호 자연과학 책방, 동주를 운영하며 자연과 예술의 결합으로 자연학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지은 책으로 《엄청 작아 많아 빨라!》 《상수도 수서생물 안내서》 등이 있다.
목차
책머리에
PLATE I.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았을 때
Figure 1. 튤립에서 피어난 영혼
Figure 2. 하나의 선을 그을 때
Figure 3. 새로운 낭만 과학
PLATE II. 오해와 진실 속의 파랑새
Figure 4. 원숭이가 된 유명인
Figure 5. 세상이 나를 속였다, 내가 세상을 속였다
Figure 6. 나는 살아 있음을 본다
Figure 7. 쏟아지는 생물 속에서
PLATE III. 펜과 종이의 블랙홀
Figure 8. 21세기의 그림 그리는 과학자
Figure 9. 잃어버린 세계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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