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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귀신
솔출판사 | 부모님 | 20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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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유역문예론』, 『문학과 예술의 다시 개벽』 등을 통해 한국문학의 자생적 비평 이론을 모색해온 문학평론가 임우기의 신간 『마음 귀신』이 출간되었다. 그간 한국문학에 내재한 ‘이 땅의 혼’을 탐색해 온 저자는 동학사상에서 길어 올린 ‘마음 귀신’ 개념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한국문학사를 지배해온 서구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비평안(批評眼)을 펼쳐 보인다. ‘마음 귀신’은 만물 저마다에 잠재된 조화력(造化力)이 작가의 지극한 마음(至心)에 감응하는 것(至氣)으로,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유물론과 유심론, 구상과 추상, 현실과 초현실 같은 분별을 넘어 대립하는 사상들마저 회통하는 높은 정신적 경지로 이끈다.

저자는 ‘수심정기(修心正氣)’와 ‘조화(造化)’를 중심으로 문학예술의 창조성을 탐색하며,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제주 4·3의 역사적 재현을 넘어 죽은 자와 산 자가 서로 감응하는 ‘생령의 문학’으로 읽어낸다. 이를 통해 소설 속 눈(雪)과 환지통, 제주 무속문화의 원형이 새로운 의미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또한 안삼환의 『역관일지』를 저명한 독문학자이기도 한 작가의 ‘학문적 회향’으로 조명하며, 해골 영령과 서술자가 하나가 되는 ‘마음 귀신 소설’의 가능성을 포착한다. 이어 이광재의 『청년 녹두』에서는 소설의 독특한 구조와 맥락 속에서 ‘다시 개벽’의 뜻을 길어 올린다.

이번 저서 『마음 귀신』은 저자가 오랫동안 구축해 온 한국의 자주적·자생적 문예이론이자 K-사상인 ‘유역문예론’을 집대성한 성과이다. 하나의 작품론을 넘어 한국문학은 무엇으로부터 창조되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언어로 우리 문학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저자는 다시 한 번 해답을 제시한다.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인간의 정신과 영성이 주목받는 오늘, 이 책은 문학과 비평의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땅의 혼’에서 답을 찾는 새로운 사유의 지평이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AI 시대, 문학은 왜 다시 ‘귀신’을 말하는가

AI는 인간이 궁금해하는 거의 모든 질문에 즉각적인 답을 내놓는다. 그러나 『마음 귀신』은 오히려 그 지점에서 문학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말한다. “AI와는 달리, 고된 삶의 수고를 견디며 수심修心 속에서 터득하는 ‘귀신(마음 귀신)’은 오리무중인 듯하나, 스스로 의문의 꼬리를 단 채 넌지시 조화造化의 길을 알려준다. (「서문 — ‘이 땅의 혼’의 文藝를 향한 첫 걸음」 中)” 저자는 성실한 마음으로 갈고닦는 끊임없는 수심정기 속에서 문학예술의 창조성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다시 묻는다.
‘마음 귀신’이라는 책 제목은 수운 최제우 선생이 한울님으로부터 받은 강화(降話)의 가르침, “귀신이라는 것도 나니라”에서 가져온 말이다. 저자가 말하는 ‘귀신’은 만물 저마다에 잠재된 무위이화의 조화력이자, 지극한 마음에 감응하는 영(至氣)으로,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유물론과 유심론, 현실과 초현실, 이성과 환상… ‘마음 귀신’의 눈으로 보면 서구식 이분법적 분별이나 위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성실하게 마음을 닦는 ‘수심정기(修心正氣)’, 저자는 그것을 통해 작가들이 이질적이고 대립적인 사상들을 원융회통하는 높은 영성의 문예를 창조해 낼 수 있음을 역설한다. 『마음 귀신』은 한국문학을 서구 비평의 그림자에서 해방시키고, 동학과 전통 사상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학의 길을 모색하며 K-사상으로 나아가는 선언이다.

새로운 비평안을 통해 분석한 3편의 작품, 그 속에서 발견한 한국문학이 나아가야 할 길

노벨문학상 작가 한강의 실질적 수상작 『작별하지 않는다』부터 안삼환의 『역관일지』, 이광재의 『청년 녹두』까지, 『마음 귀신』은 기존의 리얼리즘적 해석을 넘어서는 새로운 비평안을 통해 한국문학에 잠재한 정신의 결을 드러낸다. 저자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단순히 제주 4·3을 담아낸 소설이 아니라 집단무의식과 생령(生靈)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 작품으로 새롭게 읽는다. 소설 전반에 끊임없이 내리는 눈(降雪)은 집단무의식 강령(降神)의 표상으로, 인선의 환지통은 작품 자체를 통각 능력을 지닌 창조적 유기체로 거듭나게 한다. 나아가 죽은 자와 산 자를 잇는 동시성의 조화, 동학의 시천주(侍天主) 사상, 제주의 토착 심방(무속) 문화 등을 아우르며 작품 속 다양한 원형상을 새롭게 조명한다.
이와 함께 평생 독문학 연구에 헌신해온 안삼환의 장편소설 『역관일지』에서는 서구 소설 이론의 문법을 벗어나 동학으로 회귀하는 '학문적 회향'의 의미를 짚어낸다. 또한 '마음 귀신 소설‘의 가능성과 의미를 보여주며, 꿈속 해골 영령과 1인칭 화자가 하나가 되는 민담형 서사 구조를 한국 사상과 세계문학을 잇는 새로운 소설 형식으로 자리매김한다. 이어 이광재의 『청년 녹두』에서는 소설의 여백을 무궁한 조화(無爲而化)의 기운이 스며드는 은밀한 공간으로 새롭게 조명한다. 합리적 시간을 따르는 큰 사건의 처음과 결말이 없이 열린 구조 속에서 '소설의 여백'은 무궁한 조화가 은밀히 작용하는 마음(修心·守心)의 시간이자 지기(至氣)의 시간(今至)으로 거듭난다.

책 제목 ‘마음 귀신’은 ‘이 땅의 혼’의 빛나는 결정, 수운 동학水雲 東學이 창도되는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계기인 한울님이 수운 최제우 선생에게 내린 ‘강화지교降話之敎’의 고사에서 가져온 말이다. 본디 ‘귀신’은 만물 저마다에 잠재된 조화력造化力—무위이화無爲而化의 계기·존재라 할 수 있다. 귀신은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으니, 지극한 마음(至心)에 감응하는 것이 귀신(至氣)이다.
‘귀신론’이 좀 더 구체화되고 진전된 이 책으로, 마침 20여 년 전에 뜻을 세운 ‘유역문예론’은 한 매듭이 지어졌다. 향후 문학예술 창작에서의 새 길은 결국 작가 저마다 ‘마음 귀신’이 들고 나는 수심정기의 묘법과 묘력을 터득하는 일이 관건이라 할 것이다. ‘마음 귀신’의 ‘눈’으로 보면, 문학예술의 창작과 비평에서 리얼리즘 모더니즘, 유물론 유심론, 구상 추상, 현실 초현실, 이성 환상……따위를 분별하거나 차별하는 일은 별 의미가 없다. 그런 분별과 차별은 지극한 마음(至心) 또 수심정기가 ‘접接’하는 귀신의 눈으로 보면 가명假名이요 가상假像에 지나지 않는다. 수심정기가 통한 마음 귀신의 작용은 이질적인 것들은 물론 대립적인 것들(사상들)도 회통하는 높은 정신적 계기가 될 것이다.
― 서문 「‘이 땅의 혼’의 文藝를 향한 첫 걸음」 중에서

‘다시 개벽’의 관점에서 문학작품의 창작은 이 마음 닦기에서 비롯된 ‘수심정기’가 기본바탕이 되어 ‘가화’와 ‘접신’의 계기가 마련되는 것입니다. 수심정기가 진실에 이르는 참된 이치요, 가화와 접신이 전통 무의 묘법이라면, 수심정기와 가화와 접신이 삼위일체가 되어 『작별하지 않는다』를 낳게 됩니다. [⋯]
어쩌면, 작가 한강은 제주 4·3의 학살당한 원혼을 위령하는 문학적 과제를 수행하려 이 강신무의 전통을 소설 내적 형식으로 취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강신무는 ‘죽은 자’의 사령을 불러 ‘산 자’와 연결 짓는 영매인 까닭에, 이 소설에서 강신의 모티브로서 강설의 반복성은 주문의 반복성을 표상하는 이미지로서 ‘은밀하면서도 생동하는 기운’을 일으킵니다. 강설이 일으키는 소설 내의 ‘지기금지’의 조화造化에 의해 생과 사는 물리적 경계를 넘어 동시성 속에서 세속의 초월이 일어나는 것이죠. 그래서 죽은 앵무새가 살아오고 무생물과 생물의 경계도 사라지고 시간과 공간도 동시성 속에서 뒤섞이며 순환하게 됩니다. 실제로 소설을 읽으면서 강설의 쉼없는 반복이 그 자체로 주문의 반복이듯이, 민감한 독자는 소설 안에서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어떤 신령한 기운의 움직임을 조금씩 느끼게 되죠. 마치, 수운 동학의 주문을 ‘하느님至氣의 강령大降’을 위해서 주문을 반복해서 외다 보면, 자기 마음속에 신령한 기운이 일 듯이 말입니다.
― 「‘侍’, 제주 4·3의 문학적 극복의 길 찾기 —  수운 동학과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중에서

이같은 해석은 수운이 하느님을 만나는 접령 체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하느님은 수운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 마음이 곧 네 마음이다. 사람들이 어찌 이를 알겠는가. 사람들은 천지는 알아도 귀신은 모르는데, 귀신이라는 것도 바로 나다.” 이 대목을 임우기는 이렇게 해석한다: “동학의 귀신은 이기 음양의 조화를 주재하는 성리학의 귀신과의 원융무애한 정신을 통해 단군 이래 전통 무당이 부르는 불합리한 귀신을 혁신한, 높이 승화된 귀신 — ‘하느님 귀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심정기하는 수운에게 하느님이 내린 강화의 가르침, ‘내 마음이 네 마음이니라(吾心卽汝心也)’에서 ‘마음 귀신’이 새로 생기게 됩니다.” [⋯]
한국 사상사의 이런 흐름에 비추어 보면 임우기의 유역문예론과 ‘귀신문학론’도 K-사상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과제의 한 몫을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앞으로 그의 문학론이 더욱 확장・심화되어 독창적인 K-문학론으로 자리잡기를 기원한다.
— 정지창(전 영남대 교수·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跋文 「K-사상과 임우기의 귀신문학론」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임우기
문평文坪(1990년대 초, 大山 김석진 선생이 지어주신 號), 본명은 임양묵林楊黙. 문학평론가. 대전에서 태어나 대학 및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공부했으며, 1985년 「세속적 일상에의 반추」(김원우론)로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살림의 문학』(문학과지성사, 1990), 『그늘에 대하여』(강, 1996), 『길 위의 글』(솔, 2010), 『네오 샤먼으로서의 작가』(달아실, 2017), 『한국 영화 세 감독, 이창동· 홍상수· 봉준호』(솔, 2021), 『유역문예론』(솔, 2022), 『문학과 예술의 다시 개벽』(솔, 2024), 『은폐된 서술자』(솔, 2025) 등의 평론집을 펴냈다. 2023년 김준오시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서문 ‘이 땅의 혼’의 文藝를 향한 첫 걸음 ┃ 7

1 - ‘유역문예론’과의 대화 ┃ 15

2 - ‘侍’, 제주 4·3의 문학적 극복의 길 찾기 ┃ 33
—수운 동학과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3 - ‘마음 귀신’ 소설 ┃ 147
—『역관 일지』가 지닌 ‘새 소설’의 가능성

4 - 민심과 조화造化의 이치를 깨치는 성장소설 ┃ 227
—『청년 녹두』가 지닌 ‘다시 개벽’의 뜻

[跋文] 정지창
K-사상과 임우기의 귀신문학론 ┃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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