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이미지의 삶과 죽음”이라는 다분히 문학적인 책 제목에서 우리는 혁명이 가능한 세계와 불가능한 세계의 근본적 차이를 만난다. 혁명은 유토피아, 그러니까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이상을 본질로 한다. 상징을 본질로 하는 이미지의 시대였다는 점에서 로고스페르가 혁명적 인식론 위에 서 있었다면, 드브레가 비판해 마지않는 비데오스페르는 혁명의 불가능성을 예고하는 시대다.
_“드브레, 혁명적 삶과 사유의 파노라마” 중에서
또한 우리는 한 장의 사진을 본다. 위안부 할머니를 추모하고 기념하는 소녀상 앞에 무릎을 꿇고 소녀상의 목에 목도리를 두르고 있는 사람의 사진이다. 그 사람에게 그 소녀상은 단순히 쇠를 녹여 만든 동상에 불과한가? 만약 그렇다면 그 사람의 행위는 우습고 기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상에 무슨 생명이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 사람에게 그 소녀상은 생명을 담고 있는 실재로서의 이미지다. 그렇다면 물질로서의 이미지가 어떻게 생명을 지닌 실재가 되어 움직이고 우리에게 말을 걸 수 있는가? 이는 상징의 세계 속에서 이미지를 인식하고 느낄 때 가능한 일이다.
_“01 죽음과 이미지” 중에서
돈을 향한 욕망과 지배를 향한 욕망 속에서 비데오스페르는 거대한 이미지의 세계로 변모하고 있다. 이미지는 자본을 향한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사회 곳곳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며 소비된다. 또한 이미지는 타인과 다른 자신을 만들어 내려는 욕망, 타인을 지배하려는 욕망으로 사회의 여기저기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이 비데오스페르 시대의 이미지는 상징 또는 아름다움과는 무관하다. 유혹과 매혹의 대상으로 소유되고 전시될 뿐이다. 이미지를 향한 욕망은 궁극적으로 이미지의 표면에 대한 욕망이다. 왜냐하면 이미지는 표면의 형식 위에서 사람들을 유혹·설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_“06 자본과 이미지”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하상복
서강대학교에서 정치학·사회학·철학을,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학교에서 철학을, 프랑스 파리9대학교에서 정치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다. 현재 목포대학교에 재직한다. 저서로는 ≪칼라스 재판과 볼테르≫, ≪야누스로 그려진 근대: 근대와 주체의 지성사≫, ≪권력의 탄생: 새로운 대통령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미지, 상징·재현·운동의 얼굴≫, ≪죽은 자의 정치학: 프랑스·미국·한국 국립묘지의 탄생과 진화≫(한국정치학회 저술상), ≪광화문과 정치권력≫, ≪빵떼옹: 성당에서 프랑스공화국 묘지로≫ 등이 있다. 사회과학과 문학의 혼성적 글쓰기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