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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욕망이 언제나 좋아요
작가 | 부모님 |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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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경북 영양 출생으로 2020년 《서정과 현실》 신인작품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효이의 두 번째 시조집 『푸른 욕망이 언제나 좋아요』가 작가 기획시선 51번으로 출간하였다. 김효이는 시조집 『입술을 위한 에세이』 등을 발간하였고 《한류시조》, 《운문시대》 동인으로 활동하며 울산시조작품상을 받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효이의 시는 외부 상황에 휩쓸리지 않는 자기응시적 시선을 통해 내면으로 침잠한다. 이는 그의 시가 현실을 초월한 고요와 평정의 세계를 구해서가 아니다. 자기응시적 시선이 추구하는 것은 번잡한 일상과 욕망을 꿰뚫고 견고하고 투명하게 시적 자아를 읽어내기 위함이다. 『푸른 욕망이 언제나 좋아요』에 실린 「잔」은 시인의 자기 응시의 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출판사 리뷰

푸른 욕망이 닿는 자리
- 김효이 시조집 『푸른 욕망이 언제나 좋아요』

비우고 또 채우는 일

경북 영양 출생으로 2020년 《서정과 현실》 신인작품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효이의 두 번째 시조집 『푸른 욕망이 언제나 좋아요』가 작가 기획시선 51번으로 출간하였다. 김효이는 시조집 『입술을 위한 에세이』 등을 발간하였고 《한류시조》, 《운문시대》 동인으로 활동하며 울산시조작품상을 받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효이의 시는 외부 상황에 휩쓸리지 않는 자기응시적 시선을 통해 내면으로 침잠한다. 이는 그의 시가 현실을 초월한 고요와 평정의 세계를 구해서가 아니다. 자기응시적 시선이 추구하는 것은 번잡한 일상과 욕망을 꿰뚫고 견고하고 투명하게 시적 자아를 읽어내기 위함이다. 『푸른 욕망이 언제나 좋아요』에 실린 「잔」은 시인의 자기 응시의 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물잔 하나가 식탁 위에 놓여있다
지금의 내 마음도 함께 담겨있다
어쩌면 나의 삶이란 잔 속의 고인 물

비우고 또 채우는 일 쉽지 않은 일상이다
때로는 그 잔에 담겨있는 근심을
풀어서 마시는 일이
삶인지도 모른다

— 「잔」 전문

「잔」의 화자는 ‘식탁 위 물잔’이라는 외부 사물을 통해 자기 자아를 바라본다. 이때 사물이나 배경은 그 자체의 의미보다 작가의 주관적인 감정을 실어 나르는 ‘감정 이입’의 도구가 된다. 같은 대상을 보더라도 작가의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르게 묘사되는 것이다. 「잔」의 화자는 자신의 마음이 사물(물잔)에 담겨있음을 발견했다고 고백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이고 넉넉해진 시선으로 삶을 성찰함을 알 수 있다. 독자는 화자와 함께 물잔을 바라보며 그의 내면에 자연스럽게 다가가게 된다. 물잔은 삶의 무게와 마음의 흔들림을 담아내는 그릇이자, 자신을 비추어 보는 거울이 된다. 또한, 「잔」에서 화자는 삶을 “비우고 채우는 일”로 정의한다. 이는 일상의 반복적인 괴로움과 기쁨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목쉰 침묵’의 역설적 서정
『푸른 욕망이 언제나 좋아요』의 서정은 ‘목쉰 침묵’이라는 역설적 서정이다. 말을 삼키는 침묵과 목이 쉬게 만드는 정념의 경계에서 그 경계를 지우며 서서히 감각되는 김효이 시의 서정은, 정지된 시간이 아니라 흐르는 시간으로, 여전히 지속되는 과정의 시간으로 드러난다. 가령 “어머니는 안 계시는” 친정집 “옷장” 속에 “다섯 해”나 갇힌 채 여전히 재깍거리며 가고 있던 “시계”처럼, 과거는 단절되지 않은 정서로 “아직도”(「유품」) 시인의 내면에 범람한다. 과거와 현재가 서로 스며들어 흐르는 연속체로서의 시간은, 시인의 기억 속에 침전된 것들을 호명하며 길어 올리는 동시에, 부재와 상실이라는 ‘슬픈’ 정서적 양상을 드러낸다.

너를 보고 있으면
떠오르는 얼굴 있다

짓무른 고름 위로
솟아나는 그리움

바람이 흔들어 대도
앙다문 입술

후회를 한들
무슨 소용 있겠냐만

무릎이 아프도록
절룩이며 산 세월

아직도
가슴에 남아
상처를 건드린다

— 「도라지꽃」 전문

「도라지꽃」은 절제된 언어 속에 형언하기 어려운 회한과 그리움이 깊게 배어 있다. 도라지꽃의 보랏빛 혹은 하얀 이미지가 가진 고결함보다는, 그 꽃이 피어나기까지 인고했을 ‘뿌리’의 시간과 아픔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시다. “짓무른 고름”과 “그리움”의 충돌은 정서가 육체적 통증으로까지 스며든 상태를 보여준다. 또한 “무릎이 아프도록 절룩이며 산 세월”은 삶의 상처와 인내의 시간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결국 종장의 “상처”는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지금도 현재형으로 살아 있는 기억이다.
이 시는 도라지꽃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통해 ‘인내’와 ‘회한’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간결하고도 힘 있게 풀어낸다. “보고 있으면/떠오르는 얼굴”이 있는 도라지꽃은 시적 대상의 분신이자 친화적 자연물이기도 하며 화자의 그리움을 매개하는 사물이다. 도라지꽃은 화자의 그리움을 매개하는 사물인 동시에 삶의 상처와 인내를 환기하는 상징으로 기능한다. 특히 ‘앙다문 입술’과 ‘짓무른 고름’, ‘그리움’과 ‘절룩이는 무릎’이 서로 교차하며 추상적 정서를 구체적인 감각으로 전환한다. 현실의 구체와 만나지 못하고 시인의 정감과 시적 분위기만을 보여주는 주관적 서정성에서 벗어나 객관서술과 결합하려는 김효이 시의 지향성을 확인한다.

‘푸른 욕망’으로 홀로인 듯 함께인 듯
『푸른 욕망이 언제나 좋아요』를 기점으로 김효이의 시는 외부와의 ‘거리두기’를 무화시키는 인식의 전환이 지배적이다. “너와 나/지켜야 할 건/한 뼘만큼의 그 거리”(「플랫폼」)에서 ‘거리’가 자기 삶에서 타인들을 소외시키려는 의도와 거리가 멂은 물론이다.

어둠의 바탕 위에 문득 빛나는 별

홀로인 듯 함께인 듯 저마다의 온도로

아득한 궤도를 도는

무량의 소우주들

— 「별」 부분

이 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별이 가진 개별성과 연대성이다. “홀로인 듯 함께인 듯”이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듯, 우주 공간에서 별들은 수만 광년 떨어져 고립된 존재처럼 보이지만, 중력과 궤도라는 보이지 않는 질서 속에서 거대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화자는 그런 별들을 보며 우리네 삶도 각자 고독을 안고 살아가지만, 결국 타인과 연결되어 있음을 떠올린다. 별이 크기와 색깔에 따라 “저마다” 다른 온도를 품고 있듯, 사람도 각자가 감내하는 삶의 무게와 열정이 다르다. 마침내 화자는 무한한 우주에 대비되는 별 하나하나를 “무량의 소우주들”이라고 명명한다. 그는 아득한 궤도를 도는 별들의 움직임을 마치 멈추지 않는 생의 의지처럼 받아들인다.
홀로인 듯 개별성을 유지함이 ‘내적 단단함’이라면 함께인 듯 살아가는 후자는 ‘외적 유연함’이다. 내적 단단함에 외적 유연함을 갖춘 주체란 고정된 자리를 고집하기보다 유동적인 흐름 속에 자신을 내맡긴다. 결국 『푸른 욕망이 언제나 좋아요』의 ‘푸른 욕망’은 결핍을 채우기 위한 욕망이 아니라 타인과 세계를 향해 열려 있으려는 생의 의지에 가깝다. 자기 응시를 통해 얻은 내적 단단함은 타인을 향한 개방성과 연결되며, 김효이의 시는 ‘나’에서 ‘너’로 스며드는 서정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슬비, 시멘트벽 틈새로 스며들듯
누구나 숨 고르며 머무는 간이역
이팝꽃 터지던 오월
슬프고 아름다웠다

괜찮다며 삼킨 말들이 목쉰 멜로디처럼
덧없이 멈춰 선 내 귀를 스쳐 간다
너 없는 그 자리에서
오래도록 서성였다
— 「화본역」 전문

내려다보면 땅 위에
올려다보면 하늘 가까이

든든한 당신을
별처럼 우러러보게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울타리로 서 있어요

저녁 황혼처럼
가슴을 적시는 말

소곤소곤 내 귀에
밀물로 스며들면

눈 내린 하얀 겨울에도
초록 꿈, 꾸겠죠

— 「에메랄드그린」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효이
경북 영양 출생.경기대학교 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졸업(석사).2020년 《서정과 현실》 신인작품상 당선.시조집 『입술을 위한 에세이』 발간.울산시조작품상 수상.현재 《한류시조》, 《운문시대》 동인.

  목차

시인의 말

1부
봄까치꽃 13
본성 14
낙동강의 봄 15
바랭이를 읽다 16
벚꽃 지는 날 17
겨울비 18
첫눈 19
가을 단풍 20
간절곶 21
구갑죽 22
윤필암 고드름 23
고구마꽃 24
바위 25
봄 26
9월의 아침 27
홍시 28
춘분 29

2부
이팝나무 33
겨울나무 34
별 35
바오바브나무꽃 36
부재중 대화 37
플랫폼 38
그물 39
화본역 40
상북면 겨울 41
여름 끝에서 42
슬도의 밤 43
수평선 44
태화강을 걷다 45
기러기 46
구름의 노래 47
호수 48
강가에서 49

3부
호박죽 53
핸드백 54
손금 55
안부 56
늙은 호박 57
잔 58
수박 59
선풍기 60
녹차의 배면(背面) 61
다이어리 62
미역국에 대한 단상 63
도라지꽃 64
발(足) 65
이사 66
파크골프 67
에메랄드그린 68

4부
이모부 71
이모네 집 72
병원 대기실에서 73
하늘바람꽃 74
겨울 동화 75
유품 76
눈 77
부부2 78
섬이 사는 법 79
내 안의 역류 80
예순이 되어 81
주민등록등본 82
균형 83
정치인들 84
인생 85
삽화(揷畫) 86

해설
‘나’라는 단단함을 지나 ‘너’에게 스미기_신상조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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