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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논장 | 4-7세 |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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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아름다운 선과 색으로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우리 시대의 작가 키티 크라우더가 이번에는 가장 어린 독자들을 새로운 놀이의 세계로 초대한다.

노란빛이 따스한 작은 방, 고양이 소녀처럼 생긴 인형이 책을 읽고 있다. 파란 곰 인형, 분홍 토끼, 펭귄, 강아지, 고양이, 올빼미가 차례로 들어와 “그래서?”, “왔어?”라고 묻지만 대답은 번번이 “아니”, “아직 안 왔어”다.

인형들은 늘 그랬던 것처럼 자신들만의 놀이를 시작하고, 방의 빛은 점차 사라진다. “쉿” 다들 놀이를 멈추고 집중한 순간, 드디어 기다리던 이가 나타난다. 환하게 불이 켜지고 창문에는 달님이 나타난다.

  출판사 리뷰

그래서? 왔어? 아니, 아직.
기다리는 마음, 흐르는 시간, 가장 단순한 언어로!
반복의 힘, 미묘한 변화로 포착하는 새로운 놀이의 세계!
낮이 저녁으로 바뀌고 그림자가 길어지고 표정과 동작이 달라지고……
빛과 색의 변화, 고조되는 기대감, 흐르는 시간 속에
어린이에게 너무나 중요한 일상인 ‘기다림’에 담긴
시간과 경험과 성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합니다.

■ 쉿, 소리 들린다!

아름다운 선과 색으로 만들어 내는 특별한 분위기,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새롭게 해석하는 우리 시대의 작가 키티 크라우더가 이번에는 자신의 책을 좋아하는 독자 가운데서도 가장 어린 독자들을 새로운 놀이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노란빛이 따스한 작은 방, 방 안에는 작은 탁자와 의자, 찻잔 세트, 블록, 자동차, 공, 책, 보관함 등 어린이용 가구와 장난감이 있습니다.
첫 장을 열면 고양이 소녀처럼 생긴 인형이 명랑하게 뛰어 들어옵니다. 그러고는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데, 바로 파란 곰 인형이 들어와 “그래서? 집에 있어?”라고 묻습니다. 고양이 소녀는 눈을 맞추며 “아니”라고 대답하지요. 다음 장을 넘기면 분홍 토끼가 들어와 “왔어?”라고 묻고 고양이 소녀는 살짝 도리질하듯 눈을 내리깔고 “아니”라고 합니다. 방 한편에선 곰 인형이 블록 놀이를 시작합니다. 차례로 펭귄, 강아지, 고양이, 올빼미가 열린 문에서 나타나 “그래서?”나 “왔다고?”를 반복하지만, 대답은 번번이 “아니”, “아직 안 왔어”입니다. 인형들은 늘 그랬던 것처럼 익숙하게 자신들만의 놀이를 시작합니다. 고양이 소녀는 책을 읽다 고개를 들어 대답하고, 곰 인형과 토끼는 블록 쌓기를 하고, 펭귄과 강아지는 차를 마십니다. 고양이는 자동차를, 올빼미는 공을 가지고 놉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인형들의 그림자가 조금씩 길어지고, 방 벽의 밝은 빛이 점차 사라지고, 창문으로 어두워진 바깥이 보입니다.
“쉿” 다들 놀이를 멈추고 집중한 순간, 드디어 기다리던 이가 나타납니다. 유치원에 다녀온 듯한 어린아이, “왔다!” 아이와 인형들은 두 팔을 들고 반깁니다. 환하게 불이 켜지고 창문에는 달님이 나타납니다. 어느덧 잠자리에 들 시간, 다들 포근한 침대 속으로 파고들지만 쉽게 잠이 들지는 않지요! 그래도 불이 꺼지고 눈을 감고……. 다시 맨 처음 시작 장면과 같이 아침 햇살이 비치는 놀이방이 나옵니다. 새로운 하루의 시작입니다.

■ 기다리는 시간도 삶의 일부야
짧은 대화, 비슷하게 이어지는 장면, 봉제 인형이나 사람처럼 생긴 캐릭터들이 무언가 또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방…… 겉으로 보기엔 단순하고 별 변화 없는 것 같지만 등장인물들은 분주히 움직입니다. 인형들은 “그래서?”라고 묻고는 각자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데, 고양이 소녀는 처음에는 하얀 표지의 책을 읽었지만 어느 순간 노란 표지의 책을 들고 있습니다. 하얀 표지의 책은 바닥에 놓였지요. 블록 놀이를 하는 곰 인형과 토끼는 1, 2, 3 순서대로 쌓기 위해 고민하며 블록을 움직입니다. 탁자 위의 찻잔은 아마도 몸집이 큰 펭귄이 창가로 다가가다 건드렸는지 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다음 장에서 강아지는 찻잔을 제자리에 놓고 펭귄과 차를 마시는데, 어느새 강아지의 손에는 고양이 소녀가 내려놓은 하얀 책이 들려 있습니다. 마침내 아이가 나타난 순간, 덜컥 바닥에 쓰러진 의자나 와르르 흩어진 블록만으로도 다들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지요!

사실 ‘기다림’은 어린이의 실존적 경험입니다. 실제 어린 시절은 갖가지 기다림의 연속이니까요. 아직 안 돼, 다음에, 조금만 기다려, 내일, 크면 알게 돼 등 모든 순간에 아이들은 ‘아직 아닌 시간’ 속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애태움 속에서도 기다리는 대상이 나타나는, 꼭 이루어지는 기다림은 어린이를 안심시킵니다. 그러면서 어린이는 자연스럽게 지금의 기다리는 시간을 견디는 힘을 기르게 됩니다. 반복과 변화 속에 흐르는 시간이 삶의 일부임을 이해하는 순간, 어쩌면 성장은 천천히 다가오는 어떤 순간에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키티 크라우더는 어린이들을 위한 희곡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고 《그래서?》를 창작했는데, 방은 마치 무대 세트처럼, 등장인물은 배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낮이 저녁으로 바뀌면서 길어지는 그림자, 살짝 돌린 고개, 집중하는 입매…… 색연필로 만들어 내는 하루 동안 시간이 서서히 흘러가는 모습은 부드럽고 따스하며 정교합니다. 천천히 책장을 넘기며 읽으면, 대답 이후의 침묵, 기다리는 표정, 자세의 변화 등 책 전체가 기다림의 감각으로 채워져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원제 “Alors?”는 단순히 “그래서?”가 아닙니다. 그래서? 그럼? 자? 아직? 이제? 준비됐어? 다음은? 같은 여러 층위가 섞인 말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어느 단어도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키티 크라우더는 이런 “정확히 번역할 수 없는 감정의 틈”을 사랑하는 작가로, 이 간격은 작가가 의도한 공간입니다. 한국어 제목 《그래서?》는 짧고, 비어 있고,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 “그래서?”는 이유를 따지는 말이 아니라, 기다림, 기대감, 다정한 물음이 모두 담긴 말입니다. 작가가 무심하게 혹은 모호하게 담아낸 의미대로 한국어 역시 여러 의미를 담아 내용을 읽고 또 읽으며 여러 경험과 상황을 적용해 보는 것이 이 책에 가장 어울리는 책 읽기입니다. 본문 문장 또한 아직 종결되지 않고 나아가는 이야기라는 의미를 조금이라도 담아내며 원문과 같이 마침표 없이 이어집니다.

저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이야기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주 어릴 적부터 이야기 속에 푹 빠져 살았거든요.
책은 저에게 피난처이자, 저만의 안식처였어요.
_ 키티 크라우더


책 속 내용과 자신의 일상을 연결 지으며 함께 참여하는, 상호 작용적인 읽기에 가장 적합한 책 《그래서?》를 천천히 넘기면서 아이들과 수많은 기다림의 시간을 나누기 바랍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키티 크라우더
1970년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났다. 현대 그림책 장인으로 평가받는 어린이책 작가이자 화가로 수십 권의 어린이책을 펴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을 비롯해 여러 상을 수상했다. 크라우더의 세계는 분명치 않은 것, 마법, 보이지 않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상으로 이루어진다. 《개를 원합니다–어떤 개든 상관없음》, 《나와 없어》, 《메두사 엄마》, 《아니의 호수》, 《대혼란》, 《서부 시대》 등 여러 작품이 널리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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