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폐허가 된 세계를 회복하는 여정을 시작하는 「대장장이 왕」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 「대장장이 왕」 시리즈가 2022년 8월, 1권 출간을 시작으로 4년 만에 마지막 권을 출간하며 완간되었다. 단행본 열 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서사는 판타지로 출발해 SF적 면모를 드러내며 마침표를 찍는다.
허교범 작가가 작가의 말에서 밝힌 “제1, 2차 세계 대전을 판타지 세계 속으로 옮겨 재구성한 이야기”라는 작품 설명처럼, 마지막 10권은 신이 창조한 세계가 인간에 의해 무너졌을 때 폐허가 된 세계를 회복하는 여정을 시작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이 작품을 완독한다면, 총 300년이라는 긴 시간을 치열한 삶을 이어 가는 인물들과 함께 왕래하며 수많은 질문과 마주하게 됨은 물론, 한번 만들어져 굴러가기 시작한 인과는 언젠가 반드시 인과율에 따라 우리 앞에 현현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제 3000쪽을 완독하고 마지막 권에서 아름답게 터져 오르는 불꽃을 감상한 독자의 첫 리뷰를 기다린다.
출판사 리뷰
느낄 줄 모르는 자들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조금씩 변했다는 말은 세상이 뒤집혔다는 말과 똑같다.『대장장이 왕』의 서사 시간은 주인공 에이어리가 태어나기 300년 전으로 종종 역행한다. 작품의 핵심 갈등인 ‘루 도인’ 창조 사건이 300년 전 초대 대장장이 왕과 마법사 세타세의 공모에 의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건의 원인을 루 도인의 탄생으로 보면 오랜 시간이 지나 에이어리가 마지막 권에서 이 사건을 바로잡은 것은 미래의 결과가 된다. 에이어리가 해결사의 역할을 맡은 300년 전 사건은 단순히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어긋한 출발점으로, 되돌려 놓아야 과학적 인과율로 예정된다. 이 작품은 신이 창조한 세계가 인간에 의해 무너졌을 때 그것을 복구해야 하는 플롯으로 설계되어 있고, 에이어리는 그러한 설계자의 참여자로 선택된다. ‘루 도인’ 만들기라는 잘못된 설정값은 300년이 지난 미래에 에이어리에 의해 비로소 복구된다.
에이어리는, 대장장이 왕은 세상에 다가올 파국을 가만히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어떻게든 일이 잘 풀리게 될 거라는 기대에 세상의 운명을 걸지도 않았다. 그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세상을 바꿔 놓을 장치를 작동시킨 것, 더 정확히 말하자면 폭발시킨 것이다. 인간의 모든 시도가 그러하듯이 불완전한 도전이었다. 쾅. 폭발로 인해 세상은 이전과 같지 않게 되었지만, 느낄 줄 모르는 자들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조금씩 변했다는 말은 세상이 뒤집혔다는 말과 똑같다.
이렇듯 에이어리가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었던 까닭은 그가 강력한 지도자로 변모했기 때문이 아니라 약한 자로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이어리의 남다름은 오히려 그의 미성숙함에 있었다. 대장장이 왕이 되고 나면, 신의 힘을 얻으면 누구나 자기가 성숙해졌다고 오해하고 단단한 사람으로 변하기 마련이었다. 한번 단단해지고 나면 세상을 바꿀 자격을 잃게 되었다. 하지만 에이어리는 마지막 사명을 다하기 직전까지도 자기가 대장장이 왕으로서 적합한 사람인지 고민하고, 자기가 하는 일이 옳은지 의심했다. 에이어리의 특별함은 그가 끝내 강해지지 못한 것에서 나왔다. 에이어리는 강한 힘을 부여받고도 언제나 약하기에 선택받았다. 게다가 그는 모험이 끝난 후에도 성장한 영웅으로 왕좌에 오르지 않고, 세상 속 작은 자로 남는다.
“우리는 운명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을 뿐이에요.”
“모든 인간이 그렇게 합니다. 다만 한 가지 규칙이 있지요. 다른 사람의 머리를 밟아 가라앉게 하지 말 것.”
모든 사건이 일단락되고 마법사들의 여왕 카르멘과 에이어리가 나눈 이 대화는, 차별과 혐오로 얼룩진 이 시대에 아무리 복잡한 맥락이 있더라도 우리가 단호히 물리쳐야 하는 편협한 사고가 무엇인지를 놀랍도록 적확하게 폭로한다.

“마법사들이 마법을 못 쓰게 되는 것은 사형 선고야. 죽는 거나 마찬가지다.” “보통 사람은 원래 마법을 못 쓴다.” “그러니까 사형 선고지. 보통 사람과 똑같은 수준으로 전락하다니 그보다 비참한 일이 어디 있나?” “아, 마법사들은 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나?” “특별한 사람이었다가 보통 사람이 되는 것보다 비참한 일은 없어.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인간에게 개미를 설득할 방법이 생긴다고 해도 그들은 힘겹게 설득하기보다 가볍게 눌러 죽이는 길을 선택할 것이다. 특히 그 개미가 내게 소중한 것을 물어 죽일 힘이 있다면 잠시도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원래 힘이란 가장 큰 것에 집중하는 능력이고, 그러면 사소한 것들은 어느새 보이지 않게 되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허교범
1985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비룡소에서 주최한 제1회 스토리킹에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로 당선되었다. 「스무고개 탐정」 「이리의 형제」 「대장장이 왕」 시리즈와 『어린 변호사』 등을 썼다. 여전히 10대를 위한 추리와 판타지를 쓴다.
목차
1장/ 루비 다이아몬드 카분이 꿈꾸던 복수를 실행하고 왕국과 작별한다
2장/ 스승 오카브가 제자 에이어리의 기대를 배신하고 희생을 선택한다
3장/ 제자 에이어리가 스승 오카브의 각오를 배신한다
4장/ 아리셀리스가 형의 기억과 함께 장치를 폭발시킨다
5장/ 나, 관찰자가 세상에 작별을 고한다
6장/ 경호원 데스커드가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를 떠올린다
7장/ 루 도인의 장군 알로말이 루 도인들을 이끌고 전선을 벗어난다
8장/ 두 까마귀가 전쟁의 근원을 도려내기 위해 함께 길을 나선다
9장/ 마법으로 지탱하던 모든 건물이 쓰러지고 쿠오피오의 진창에 햇볕이 닿는다
10장/ 에이어리와 아리셀리스의 길이 엇갈려 둘이 만나지 못한다
11장/ 왕자, 대공, 왕이었던 레푸스가 사형대에 올라 야유를 받는다
12장/ 스탐노스가 플리니 대왕이 황제가 되지 않은 이유와 함께 몇 가지 일화를 소개한다
13장/ 역사에 남지 않은 대장장이 왕의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위해 흩어진다
14장/ 에이어리가 아리셀리스를 찾는 도중에 여러 반가운 얼굴을 만난다
15장/ 대장장이 왕과 마법사 왕과 새로운 땅작가의 말작품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