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이게 진짜 10대들의 소설이다!
이제껏 한국 사회가 터부시해 온
10대의 정신 건강과 중독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작가 윤미경의 “바로 거기 상처받은 당신”을 위한 소설
세상에 태어나 서로의 영혼이
가장 여리고 앙상해진 순간에 만난 비취와 별하의 이야기
가난 때문에 늘 외톨이였던 비취는 어느 날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면서 ‘더 하얀’ 정신 병원 폐쇄 병동에 입원하게 된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병원에 갇힌 비취는 자신을 이런 처지로 만든 변시후에게 엄청난 분노와 증오를 느낀다. 휘몰아치는 감정 속에서 병원에 입소한 비취는 몇 번의 환청과 불안 발작을 경험하며, 처음 며칠간 스스로 영혼을 갉아먹는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병동에 입소한 다른 환자들의 사연을 듣기 시작하며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데…….
‘더 하얀’에는 틈만 나면 자해하는 버릇이 있는 미래, 다이어트약을 먹었다가 중독된 효정이, 한때 조류학 박사님이었지만 알코올 문제로 인해 망가진 일상을 사는 미스 최까지 하나같이 상처받은 사람들뿐이다. 비취는 그들과 교류하며 점차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며 안정을 찾아가는데, 한 번씩 떠오르는 사건의 트라우마가 계속해서 비취를 놓아 주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비취 앞에 별하가 나타났다.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별하는 항상 밝고 명랑했지만, 언제나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얘기들을 늘어놓았고, 늘 아무에게나 반말을 했다. 머나먼 은하계 저편에서 부서진 반려자의 파편을 모으러 지구에 왔다는 별하를 비취도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점점 별하를 이해하게 되었고, 둘은 무언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과연 둘 사이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비취에게 일어난 사건이란 어떤 것일까? 비취와 별하는 상처를 회복하고 꿈꾸던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세상 끝에 세워진 아이들이 간절하게 전해 주는
치유와 회복의 빛나는 기록
최근에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SNS상에서의 불법적인 약물 거래가 급증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청소년의 마약 사용 경험 비율이 100명 중 3명에 육박하는 등, 중독은 이미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 당면한 눈앞의 문제가 되었다. 믿기 어렵겠지만 어른들도, 청소년 자신들도, 아무도 모르는 새에 정말로 그렇게 되고 말았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청소년의 중독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고, 중독 당사자가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게 도울지 아무런 논의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기사의 논조를 살펴봐도, 기사의 댓글을 읽어 봐도 몹쓸 마약에 중독된 발칙한 청소년 놈들을 어떻게 처벌하면 좋을지에만 골몰하며 목에 핏대를 세우는 꼰대 어른들뿐이다.
이 책 《비취와 별하》는 우리 주변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모두가 쉬쉬하는 문제인 청소년의 우울증과 중독, 의존증, 자해, 약물 오남용과 같은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 문제작이다. 윤미경 작가는 세상 사람들이 함부로 말하고 재단하는 ‘더 하얀 정신 병원’에 입원하게 된 아이들의 진짜 삶과 상처를 과장하지 않고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외면했던 요즘 청소년들의 소외된 삶이, 그들의 진짜 삶이 이 책에서는 외면당하지 않고 거기에 있다. 작가의 촘촘한 문장들을 통해 우리가 손쉽게 손가락질할 법한 ‘몹쓸 청소년’들의 삶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면,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성폭력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던 비취와 부모의 기대와 억압 속에서 날마다 시들어 간 별하의 삶이 보인다.
이 책은 자칫 어둡고, 자극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세상의 차가운 외면 앞에서 벼랑 끝까지 몰린 아이들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일으켜 세우고, 자신과 화해하고,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속이 뜨겁고 뭉클해진다. 부디 더 많은 청소년이 이 책을 읽고, 비취와 별하의 삶을 공감해 보길 바라며, 더는 불행해지지 않을 용기와 지혜를 얻기를 희망한다.

“죽여 버리고 싶었어요.”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었다. 닥터 김의 술수에 넘어가 비취는 무심결에 진심을 말해 버리고 말았다.
“죽일 수 없다면 나를 죽여 버리겠어요.”
되짚어 확인 사살까지 하는 실수를 했다. 하긴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 줘 버렸으니 후회해 봐야 소용없는 일이었다. 옥상에 올라가 서 있던 비취가 끌려 내려오고 며칠 후, 붙잡혀 온 곳은 바로 이곳 더 하얀 정신 병원이었다.
중증의 우울증, 환청, 환각에 의한 망상, 공황 장애, 자살 충동, 공격적 방어.
소견서에 적힌 무시무시한 단어들을 보고 비취의 엄마는 주르륵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동안 왜 엄마한테 말하지 않은 거니? 이렇게 되는 동안 왜 그걸 혼자 견딘 거니…….”
비취 엄마는 비취를 붙들고 울었다.
“말했으면…… 그랬다면 뭐가 달라졌을까?”
나직하게 내뱉은 비취의 말에 엄마는 얼어붙었다.
죽어 버려!
놈의 목소리가 어느 순간 자신의 목소리로 바뀌어 들릴 때는 비취는 정말 귀를 떼어내고 싶었다. 수제비 조각 같다는 귀, 비취의 모든 불행의 시작은 귀에서 시작됐는지도 몰랐다.
병신같이 굴지 말고 그냥 죽어 버려. 벌레만도 못하게 살아서 뭐 할래?
다른 이가 아닌 비취 자신이, 자신을 향해 퍼붓는 저주는 상상 이상의 고통이었다. 온종일 욕을 해 댔고 그 욕을 비취도 모르게 입으로 내뱉을 때도 있었다. 비취는 욕이 튀어나올까 봐 입을 꼭 다물고 살았다. 밥도 물도 최소한의 양만 아무도 없을 때 먹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윤미경
이야기와 동시를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2012년 황금펜 문학상에 동화 《고슴도치, 가시를 말다》가 당선되어 등단했습니다. 무등일보 신춘문예, 푸른문학상, 열린문학상, 한국아동문학회 우수동화상, 시와경계 신인우수작품상, 2019년에는 《시간거북이의 어제안경》으로 MBC창작동화대상 장편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림책 《그 오월의 딸기》 《우리는 어린이예요》에 글을 썼고, 동시집 《반짝반짝 별찌》 《빙하 바이러스》, 청소년소설 《얼룩말 무늬를 신은 아이》 동화책 《글자를 품은 그림》 《거절은 너무 어려워》 등 다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