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5학년이 된 첫날 자기소개 시간, 호문이는 조용히 “나는 이호문입니다.”를 반복해서 연습했다. 하지만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 “나, 나, 느은, 이, 또, 또, 또, 또, 오, 무운, 이, 이입니다.” 어김없이 말이 꼬여 버렸다. “야, 야, 또문이래, 또문이. 킥킥.” 놀리는 건세를 따라 아이들이 피식거렸다. 호문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호문이는 사람들 앞에만 서면 입이 굳었다. 머릿속에서는 어떤 말이든 슝슝 떠오르는데 밖으로 꺼내려고만 하면 혀가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그런 호문이를 답답해하기도 하고 건세처럼 놀리거나 이상하게 생각했다.
말을 더듬기 시작한 이후로 호문이는 사람들과 말하기가 싫었다. 종일 입을 꾹 닫고 있으면 속으로 삼킨 말들이 쌓여서 머리가 지끈거렸다. 집에 오면 방에 틀어박혀 혼잣말을 쏟아 냈고 그러다 보면 머릿속이 깨끗해졌다. 혼자 말할 때면 말이 술술 나왔다. 그러다 랩을 듣게 되었고, 혼잣말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레 랩에 푹 빠져들었고, 학교에서 말을 하지 않아도 더는 외롭지 않았다. 랩 가사를 쓰고 연습하며 랩 실력이 늘자, 호문이는 온라인에 ‘헤스’라는 닉네임으로 녹음한 음원을 꾸준히 올렸다. 점점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학교에서 ‘초등 래퍼 헤스’를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헤스의 진짜 정체를 알지 못했다. 호문이는 학교에서 여전히 말 더듬는 애일 뿐이었다.
《고글래퍼 이호문》은 래퍼를 꿈꾸는 호문이가 자기가 좋아하는 랩으로 남들 앞에 당당히 서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호문이는 얼떨결에 전교생 앞에서 건세와 랩 대결을 하기도 하고, 아이돌 연습생 시윤이 속한 본새크루의 함정에 빠져 무대에서 망신을 당하고 유튜브에서 조롱거리가 되기도 한다. 상심한 호문이는 ‘헤스’ 계정을 삭제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라지게 되는데…. 하지만 결국 호문이는 자신의 실력을 무대에서 증명하고 건세와 시윤, 본새크루의 잘못을 고발한다.
출판사 리뷰
아이들과 함께 랩 하는 선생님이 쓴,
열정과 진심이 담긴 초등 래퍼 이야기!
숨기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극복하고,
래퍼의 꿈을 향해 무대에 오른 아이 ‘이호문’《고글래퍼 이호문》을 쓴 이서윤 작가는 초등 교사이면서, 아이들과 ‘힙캐츠’라는 동아리에서 랩을 하고 있다. 작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랩을 들은 이후 랩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언젠가 무대에서 멋진 랩을 하고 싶다는 꿈을 꾸었는데, 대학생이 되어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되었다. 어린 시절 보았던 래퍼 형들처럼 무대에 올라 랩을 했고 그때 들었던 환호성을 잊을 수 없었다. 시간이 흘러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만났고, 자기처럼 랩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 아이들과 랩 동아리를 만들었고, 아이들이 마음껏 랩을 할 수 있는 무대를 열심히 마련하고 있다. 이 책은 아이들이 했던 랩에서 탄생한 이야기로, 작가는 어린이 독자들이 즐거운 공연을 보듯이 호문이 이야기를 즐겨 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이야기했다.
사람들 앞에만 서면 말을 더듬는 호문이가 어떻게 래퍼를 꿈꾸고 무대에서 랩을 할 수 있을까? 막연하게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지만,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호문이의 이야기에 빠져들며 그 아이의 성장 과정에 공감하고 응원하게 된다. 호문이는 말을 더듬는다는 이유로 다른 아이들에게 무시와 놀림을 당하지만, 누구보다 용감하고 멋지게 꿈을 꾸는 아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열심히 노력할 줄 아는 아이, 소중한 친구를 위해 용기 낼 줄 아이, ‘이호문’이 좌충우돌 시련을 겪으며 꿈을 향해 도전하고 핸디캡을 이겨 내는 모습을 보며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속에도 용기와 꿈이 자라나게 될 것이다.
| 초등교과 연계국어 4-1 1. 깊이 있게 읽어요 | 5. 말과 글로 전하는 생각 | 6. 경험을 표현해요
국어 5-1 10. 주인공이 되어
국어 5-2 2. 작품을 감상해요
국어 6-2 1. 작품 속 인물과 나 | 8. 작품으로 경험하기

나는 ‘래퍼’라고 적고 연필 끝을 책상에 톡톡 두드리며 종이를 바라봤다. 내가 래퍼가 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딱 하나다. 말더듬증 고치기. 근데 그게 내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다. 말더듬이 래퍼라니, 물에 뜨지 않는 수영 선수처럼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다른 애들은 쓱쓱 종이를 채워 갔다. 꽉 찬 종이가 교실 뒤에 붙는 동안에도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못 썼다. 빈 종이에 래퍼라는 글씨만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
“난 너같이 주제 모르고 날뛰는 애들이 거슬려. 앞으로 학교에서 조용히 지내라고 경고하려고 불렀다. 너 같은 애가 우리 크루에서 랩이나 제대로 할 수 있겠냐? 어쩌다가 운 좋게 건세 한 번 이겼다고 까불지 말고 조용히 지내. 알았냐?”
“또문아, 들었지? 조용히 나가 봐라.”
건세는 파리를 쫓아내듯 나를 향해 손을 휙휙 휘저었다.
나는 그 자리에 돌처럼 굳어 버렸다. 시윤이 형이랑 건세를 혼쭐내 주고 싶었다.
“혀, 형, 나, 나, 랑, 래, 래, 랩으로, 부, 붙어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서윤
열세 살, 랩에 빠졌습니다. 스물세 살, 무대에 올라 랩을 했습니다. 서른한 살, 아이들을 위해 초등학생 랩 동아리 ‘힙캐츠’를 만들었습니다. 서른다섯 살, 랩을 주제로 동화를 썼습니다. 지금 《고글래퍼 이호문》이 세상에 나옵니다.군산에서 태어나 전주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했습니다. 2013년부터 초등 교사로 재직 중입니다. 김성효 작가님의 예비 작가 모임 3, 4기 출신입니다. 매일 새벽 아이들이 행복하길 바라며 글을 씁니다.
목차
또, 또, 또, 또문이 / 건세의 도발 / 진수의 특별훈련 /
첫 번째 대결 / 악연의 시작 / 덫에 걸린 호문 /
고글래퍼 / 두 번째 대결 / 무너진 호문 / 사라진 헤스 /
한밤의 공원 / 마지막 대결 / 대결이 끝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