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책딱지 ‘저학년의 품격’ 시리즈의 스물세 번째 작품 『나랑 시소 탈래?』는 엉뚱한 상상을 사실처럼 말해서 거짓말쟁이가 된, 외톨이 라희가 우연히 학교 운동장에서 말하는 시소를 만나 마음을 터놓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동화이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 주고 자신의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아이의 솔직한 마음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 말의 진위에만 매몰되어 그 너머에 감추어진 마음을 읽지 못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반성하게 하며, 말의 이면에 숨겨진 마음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는 작품이다.
출판사 리뷰
# 진짜 사람 친구가 필요한 외톨이 라희의 친구 만들기 『나랑 시소 탈래?』의 주인공 라희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외톨이입니다. 국밥집을 하느라 바쁜 엄마, 아빠는 라희의 이야기를 들어 줄 여유가 없고, 반 아이들은 라희에게 관심이 없지요. 라희에겐 혜지처럼 유행하는 값비싼 패션 아이템을 사 주는 부모님도 없고, 아이돌 댄스를 멋지게 출 수 있는 춤 실력도 없으니까요. 라희가 아이들의 대화에 끼고 싶은 마음에 머릿속 상상을 보태 이야기하면 ‘거짓말’이라는 핀잔만 돌아옵니다. 그럼에도 라희는 상상을 멈출 수 없습니다. 외로운 라희에게 상상은 자신을 지키는 방어 기제였으니까요. 라희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상상뿐인데, 그것은 종종 엉뚱함을 넘어 거짓말로 취급받기 일쑤였고, 결국 친구 관계에서 고립을 강화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그런 라희에게 어느 날 학교 운동장의 낡은 ‘시소’가 말을 겁니다.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 줄 누군가가 절실했던 라희는 금세 시소에게 두런두런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지요. 라희는 시소와 대화하며 몰랐던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초라하게만 여겼던 자신도 누군가가 부러워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말이에요. 또 언제나 바쁜 부모님의 고단한 하루 그리고 자신과는 너무도 다른 친구 정이의 마음에도 눈길이 머뭅니다. 자신의 외로움과 자신의 마음만이 최우선이었던 라희. 그런 라희에게 자신만큼 소중한 우정과 믿음이 싹튼 순간, 아이돌 애니가 라희네 국밥집을 찾아오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지요!
『나랑 시소 탈래?』는 부모님과 친구들의 관심에 목마른 외톨이 라희의 이야기를 통해, 다정한 말 한마디와 작은 관심이 불러일으키는 따뜻한 변화를 담담히 펼쳐 보입니다. 더불어 비록 단 한 명일지라도 우리의 삶에 자신을 이해해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삶을 얼마나 찬란하게 하는지 보여 줍니다.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하지 않는 시소의 따뜻한 말 한마디 “괜찮아, 말해 봐.”
“네 상상은 재미있어. 넌 말도 참 잘해. 그래서 네 이야기가 아주 재미있단다.”
학교 운동장 한쪽에 자리한 낡은 시소가 아이들을 기다립니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학원에 가느라 분주한 아이들은 시소에 눈길을 주지 않습니다. 텅 빈 운동장, 외톨이 라희가 혼자서 터덜터덜 시소를 향해 걸어갑니다. 『나랑 시소 탈래?』 속 시소는 그런 풍경 속에 있습니다. 시소는 라희에게 말을 건넵니다. 시소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상처받은 라희의 마음을 두드립니다. 시소는 라희의 말 뒤에 숨겨진 마음을 봅니다. 엉뚱한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렇게라도 친구들의 관심을 받고 싶었던 아이의 마음을요.
시소는 친구를 사귀려면 네가 변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상상을 사실처럼 말하면 안 된다고 야단치지도 않습니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은 라희의 마음은 그 자체로 당연하고 소중한 것이니까요. 그래서 시소는 가만히 라희의 말에 귀 기울여 줍니다. 아무도 자기 말을 들어 주지 않는다고 속상해하는 라희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내가 들어 주면 되지. 다른 애들은 학원에 가기 바빠서 시소 타러 안 와. 근데 네가 와 줘서 좋아.”라고 말합니다. 라희에게 필요한 건 자신을 지지해 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임을 시소는 알고 있습니다.
『나랑 시소 탈래?』 속 시소는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하지 않습니다. 시소의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화법은 그럴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말의 진위에 불필요하게 열을 올리며 비난하고 다투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 본 적이 있는지, 말 너머에 숨겨진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해 본 적이 있는지를 말이죠.

“안녕! 나랑 놀래?”
어디서 말소리가 들렸어요. 라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리번거렸어요.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고 시간이 멈춘 듯 사방이 고요했어요.
“잘못 들었나?”
그때 또다시 끼이익, 시소가 움직였어요.
“나야, 시소.”
시소가 말을 했어요.
“어어, 시, 시소? 시소가 말을?” (중략)
“다른 아이들은 항상 둘씩 같이 와서 떠드니까 내 말이 안 들리나 봐. 너처럼 혼자 오는 아이한테는 들리고. 그런데 있잖아, 내가 말을 한다는 건 비밀이야. 여기저기서 찾아와서 말 걸면 귀찮거든.”
잠시 후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어요. 1교시는 국어 시간이에요. 선생님이 동화책을 읽어 주었어요.
“주인공처럼 다른 사람을 도와준 적이 있는지 발표해 보세요.”
혜지가 손을 번쩍 들었어요.
“저는 길을 건너는 할머니의 팔을 잡아 드렸어요.”
선생님이 좋은 일을 했다며 칭찬했어요. 그러고는 서랍 속에서 젤리 봉지를 꺼내 젤리 하나를 주었어요.
“선생님이 여행 가서 사 온 과일젤리예요. 발표 잘하는 친구에게 줄게요.”
(중략)
남은 젤리가 몇 개 없었어요. 라희는 무작정 손을 들었어요.
“라희, 발표해 보세요.”
선생님이 미소를 짓자, 라희도 생긋 웃었어요. 그러자 라희의 머릿속에 그림이 단번에 그려졌어요.
“저는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해 주었어요.”
갑자기 교실이 조용해지고 선생님과 아이들이 일제히 라희를 쳐다보았어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예란
대학에서 중국학과 국문학을 전공하고,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동화를 공부했습니다. 2019년 동시 <틈>으로 한국안데르센상 우수상을 받고, 동화 <무지개를 뽑는 아이>로 김유정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동시와 동화를 쓰고 있습니다. 2023년 『어린이와 문학』에 동시 <놀고 싶은 날>, <버스를 타고>가 추천되었고, 장편 동화 <무지개 아파트 사람들>로 한국안데르센상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첫 책 『나는 단단한 아이』가 2024년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에 우수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어린이 독자와 친구가 되고 싶어서 늘 쉬지 않고 이야기를 짓고 있습니다.
목차
말하는 시소 ------- 7
하필이면 국밥집 ------- 24
라희는 거짓말쟁이 ------- 33
나랑 시소 탈래? ------- 44
정이는 부끄럼쟁이 ------- 60
진짜 사람 친구 -------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