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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 3-4학년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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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이영희 시인의 첫 동시집. 자연 그 자체의 지혜와 아름다움을 그리면서 자연과 인간의 끊어질 수 없는 깊은 관계를 되새기게 하는 동시집이다. 일상의 평범하고 익숙한 것을 색다르게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이 읽는 재미를 준다. 그러면서도 아이들 편에 서서 아이들의 고민과 생각들을 담아내고 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 주고 공감하고 아이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따뜻한 동시들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출판사 리뷰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 주고 공감하고
아이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따뜻한 동시들!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46번째 도서 『택배 왔습니다』가 출간되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와 한국어 교육을 전공하고 지금은 어린이들과 즐겁게 그림책 놀이와 국어 수업을 하고 있는 이영희 시인의 첫 개인 동시집이다. 2023년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에서 시행한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된 바 있는 역량 있는 시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자.
이 책의 해설을 쓴 이준관 시인은 “잘 익은 홍시 같은 동시”들이라고 표현하면서 이영희 시인의 시세계를 높이 평가하였다. 잘 익은 홍시 같은 동시는 어떠한 동시를 말하는 것일까?

마냥 놀고 있는
가을 햇살이 아까운 할머니
앞마당 가득
악기를 펼쳐 놓는다

누런 메주콩
차르르 차르르 콩콩콩
이리저리 튀고

잘 마른 들깻대
투닥투닥 자르르 자르르
바닥에 쌓일 때

감나무에 매달린 홍시
장단 맞추느라 떨어진다
철퍽!
―「할머니의 가을 연주회」전문

할머니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산다. 추수도 끝난 가을이라 여유롭게 쉴 법도 한데, 할머니는 빈 마당을 내리쬐는 가을 햇살이 아깝기만 하다. 평생을 부지런히 몸을 써서 일해 온 할머니는 더 쉬지 못하고 다시 또 일어나 콩대와 들깻대를 타작한다. 그런데 허리 굽은 할머니의 고단한 노동의 시간으로 보일 풍경을 시인은 놀랍게도 ‘가을 연주회’라는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누런 메주콩이 이리저리 튀는 소리인 “차르르 차르르 콩콩콩”, 잘 마른 들깻대가 바닥에 쌓이는 소리인 “투닥투닥 자르르 자르르”를 악기의 소리로 비유하자 제법 그럴 듯한 연주회 같다. 클라이맥스로 향해 가는 연주에 홍시까지 더한다. 장단을 맞추느라 자기 몸을 날려 “철퍽!” 소리를 내는 것이다. 어느덧 할머니는 고된 노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케스트라를 이끌어가는 멋진 지휘자가 된다. 정말이지 잘 익은 ‘홍시’ 같은 작품이 아닌가.
『택배 왔습니다』에는 위의 시처럼 할머니를 소재로 하거나, 할머니의 마음으로 쓴 작품들이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할머니의 가을 연주회」「898번지 까치집」「함께 밥상」「고 녀석」「날벼락」「봄의 맛」「황해도 민들레」「할머니 사전」「아기와 할머니」「적당히 레시피」「그늘 부자」「봄나물 은행」「곶감꽃」 등이 그러한 작품이다. 우리를 보듬어 주고 품어 주는 할머니 같은 따뜻한 손길이 묻어나는 작품들이다.
또한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도 많다. 「맛집 탐방」「꽃차」「나무비」「이파리 책방」「숲속 부동산」「비둘기 잔칫날」「그늘 부자」「까치네 목욕탕」「겨울잠」「호박이 간다」「단풍」「살구나무」「나비 재채기」「오월에 내리는 눈」「가을」「나는」 등의 작품에서 이영희 시인은 자연 그 자체의 지혜와 아름다움을 그리기도 하고, 자연과 인간의 끊어질 수 없는 깊은 관계를 묘사하기도 한다.

교통사고로 다리 하나 잃고
커다란 바위처럼
꼼짝 않고 잠만 잤대

어느 날,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어
다시 세상으로 나왔대

천천히
힘차게

은빛 목발로 산을 짚고
걷고 또 걸어 올라가면

은사시나무 한그루가
손 흔들며 말 건넨대

―잘했어, 기특해
―「수현 언니」전문

이 작품에서 보이는 자연은 한없이 품어주고 응원해주는 할머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천천히, 힘차게 자기의 속도대로 용기를 내 보는 ‘수현 언니’를 자연(산)은 재촉하지 않는다. 언니를 바라보며 “잘했어, 기특해” 하고 다정한 말을 건넬 뿐이다.
『택배 왔습니다』의 또 다른 특징은 아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어린이의 마음을 대변하는 동시가 많다는 점이다. 박예분 아동문학가 역시 이 동시집이 “어린이들의 이야기에 마음을 맞대고 고개를 끄덕여 주는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이라고 추천사에 밝혔다.

엄마 친구는
나랑 같은 반 서윤이네 엄마

내가 학교 간 사이
엄마는 친구랑 운동 가서 놀고
점심도 같이 먹으며 놀고

학교 끝나면
엄마 친구네 가서
또 논다

놀면서도 모르는 게 없다

선생님한테 혼난 것
친구들이랑 싸운 것
급식시간에 반찬 남긴 것
체육시간에 줄넘기 잃어버린 것

시시콜콜 별별 이야기
내가 말하기도 전에
다 알고 있는 엄마
비밀이 없다

―제발, 엄마들 이야기만 하세요!
―「스트레스」전문

「스트레스」는 “내 얘기 말고 엄마들 이야기만 하세요!”라고 외치는 어린이의 마음을 대변한 작품이다. 엄마끼리 자녀 얘기 좀 한 것 가지고 뭘 그러냐고 생각하는 어른이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화자의 말을 진지하게 들으며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분명 엄마에게 말하지 않았는데 엄마는 내 친구의 엄마로부터 전해들어서 이미 알고 있는 경험을 다들 해보았을 테니 말이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모두 알고는 잔소리를 해대면 누가 좋아할까. 그러니 나는 친구와 친해도, 엄마들끼리는 친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은 것이다. 이 외에도 학업 스트레스를 다룬 「뻥튀기 소녀」「시험 끝난 날」「놀이터에 사는 기린」이나, 휴대폰과 컴퓨터에 익숙한 삶을 그린 「긴 하루」「컴퓨터가 켜지는 시간」「혼자 놀기」, 가족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숨기지 않은 「우리집 CCTV」「택배 왔습니다」「소나기 언니」「엄마, 쫌」 등도 읽어 보면 좋겠다.
이영희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어린이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하는 특별한 눈맞춤”이라고 고백하였다. 익숙하고 평범해서 자칫하면 고마움을 잃기 쉬운 일상에서 시인이 전하는 ‘사랑으로 품어 주는 할머니 마음 같은 동시’가 담긴 『택배 왔습니다』가 택배 소식처럼 독자들에게 반가움을 선물해 주리라 믿는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영희
만개의 이랑을 골고루 적시는 만경강의 발원지 완주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와 한국어 교육을 전공했고, 지금은 어린이들과 즐겁게 그림책 놀이와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2008년 제36회 전북 여성백일장 산문 부문에 입상하였고, 『소년문학』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았습니다. 2019년 『전주사람 전주이야기』에 동화 「창암 바람」을 발표했고, 2020년 동시집 『참 달콤한 고 녀석』(공저)을 냈습니다. 2023년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목차

제 1 부 선생님 치사해!
숲속 부동산 / 비둘기 잔칫날 / 선생님 치사해! / 할머니의 가을 연주회 / 불청객 / 우리집 CCTV / 898번지 까치집 / 함께 밥상 / 택배 왔습니다 / 마우스는 모른 척 / 난다 난다 / 맛집 탐방 / 꽃차 / 고 녀석

제 2 부 들키고 싶은 비밀
날벼락 / 봄의 맛 / 뻥튀기 소녀 / 나무비 / 제비 통신 / 수현 언니 / 이파리 책방 / 황해도 민들레 / 고양이 동생 / 할머니 사전 / 뻐꾸기 화해 / 들키고 싶은 비밀 / 긴 하루

제 3 부 적당히 레시피
까치네 목욕탕 / 아기와 할머니 / 겨울잠 / 말똥가리 / 호박이 간다 / 적당히 레시피 / 단풍 / 하루쯤은 / 스트레스 / 살구나무 / 컴퓨터가 켜지는 시간 / 그늘 부자 / 시험 끝난 날

제 4 부 놀이터에 사는 기린
봄나물 은행 / 나비 재채기 / 돌돌돌 / 기역 할아버지 / 소나기 언니 / 오월에 내리는 눈 / 엄마, 쫌 / 가을 / 혼자 놀기 / 쉬는 시간 / 놀이터에 사는 기린 / 곶감 꽃 / 소화불량 / 나는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넉넉하고 포근한 할머니 품 같은 동시_이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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