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오해와 편견, 차별을 뛰어넘어
자기만의 색으로 반짝이는 두 소녀의 특별한 이야기!
“다르기 때문에 함께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어요!”
조선도 다문화 국가였다고?
다양성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는 따뜻한 동화!
“다른 건 잘못된 게 아니에요.
저는 제가 세상과 다른 게 겁나지 않아요.”아미산 골짜기에 숨어 사는 초록 눈동자의 ‘끝단이’는
어느 날 우연히 자신처럼 초록 눈동자를 가진 ‘양희’를 만난다.
할머니께 설렁탕 만드는 법을 배우는 끝단이와
화약을 만드는 것이 꿈인 양희는
어느 날, 끝단이네 할머니의 간절한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염 씨 할머니 댁에 다녀오던 중 비 오는 산속에 고립되어 버리는데…….
폐쇄적이고 차별적인 조선 사회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동화 속 다양성과 공존의 메시지!조선시대에도 초록 눈을 가진 다문화 아이들이 살았을까요? 『초록 눈의 아이들』은 1627년 조선에 정착한 최초의 유럽인 ‘얀 벨테브레이’를 모티프로 삼아 탄생한 이야기예요. ‘얀 벨테브레이’의 딸 양희 외에도, 조선시대 백정의 뿌리가 북방 유목민족의 후예라는 점에서 착안한 또 다른 다문화 소녀 ‘끝단이’가 등장합니다. 폐쇄적이고 차별적인 조선 사회 다문화 가정의 두 소녀는 ‘초록 눈의 도깨비’라는 차별과 오해를 받으며 자신을 숨기고 살아가지만,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 후 더욱 단단해지며 각자의 모습으로 반짝이게 돼요.
조선시대부터 우리는 이미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고 있었던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며 오해와 차별, 편견 없이 대하고 있을까요? 당연하지만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이야기, 『초록 눈의 아이들』은 그래서 더욱 특별한 동화입니다.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유연함,
열려 있는 어린이의 마음을 존중하는 세상을 꿈꾸는 동화매년 다문화 가정 학생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다문화 차별 사례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소식 중 하나입니다. 『초록 눈의 아이들』에도 끝단이의 아빠를 ‘북방 도깨비’라 부르며 무시하고 차별하는 장돌뱅이 김 씨 아저씨와 염 씨 할머니 등이 등장하지요. 하지만 또래의 어린이들은 두엄 장사 대회에서도 ‘다르게 생긴’ 끝단이와 끝동이를 차별하지 않고, 서로의 능력으로 정정당당히 겨루며 때론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요. 실제로 2021년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수용 점수는 5년 동안 높아졌지만, 성인의 경우 오히려 떨어졌다고 합니다.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마음은 어른들이 어린이들에게서 배워야 하는 모습이 아닐까요?
지혜진 작가는 『초록 눈의 아이들』을 통해 다르기 때문에 특별하고, 서로 다르기 때문에 채울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작가가 창작 노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초록 눈의 아이들』이 ‘이토록 당연한 어린이의 마음을 해치지 않는 세상’이 되는 데 작은 한 걸음 되어주기를 꿈꿔 봅니다.

김 씨 아저씨가 아버지 어깨를 움켜쥐었다. 아버지가 세차게 고개를 돌려 김 씨 아저씨를 노려보았다. 아버지의 초록색 눈동자와 김 씨 아저씨의 검은색 눈동자가 마주쳤다.
“도깨비 눈이 초록색이라지? 그래, 자네는 조선 도깨비인가? 북방 도깨비인가?”
김 씨 아저씨는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아버지를 향해 기분 나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자네는 여전히…….”
아버지가 가까스로 입을 떼었다.
“오호, 조선말을 용케 하는 북방 도깨비셨네.”
김 씨 아저씨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지푸라기를 한 움큼 집어 들더니, 아버지를 향해 풀풀 날리기 시작했다. 아버지 머리와 어깨 위로 지푸라기가 흩날렸다. 지푸라기는 아버지 머리색과 비슷했다.
“북방 도깨비는 길에 머리카락을 흘리고 다니는가 보오?”
김 씨 아저씨는 신이 난 듯 말을 멈추지 않았다.
“어디 더 꼭꼭 숨어 봐. 그래도 머리카락 보인다 이거야.”
아버지는 커다란 눈을 끔뻑이며 떨어지는 지푸라기를 바라볼 뿐이었다. 아버지가 참고 있는 건 끝단이 때문이었다. 김 씨 아저씨 옆에서 이 모든 걸 다 지켜보고 있는 창기 때문이었다.
남만국에서 온 붉은 머리칼을 가진 초록 눈의 거인 ‘얀 벨테브레이’, 조선인이 되고 얻은 이름 박연. 그 거인과 결혼한 조선의 여인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장희와 양희. 양희는 어려서부터 사람들의 신기한 시선과 눈총을 동시에 받으며 자랐다. 하지만 양희는 그 말에 크게 신경을 쓰고 싶진 않았다. 팔도 두 개, 다리도 두 개, 눈도 두 개, 코랑 입술은 하나. 똑같은 사람인데 구별 짓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심심해지는 건 참을 수가 없었다. 또래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볼 뿐, 가까이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
- 괜찮아. 나에겐 화약 공부가 동무나 마찬가지니까.
양희는 화약을 만드는 것에 더 정성을 쏟았다. 화약의 재료가 되는 두엄을 찾으러 정신없이 쏘다니다 보면 외로움도 사람들의 시선도 깡그리 잊어버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