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독일도서상을 수상한 독일 대표 작가,
사샤 스타니시치가 전하는 우정과 용기에 관한 책
“불안도가 높은 사회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너그러움과
용기에 대해서 알려 주는 현명하고 믿음직한 책이다.”
-김지은 (어린이 문학 평론가)
남들과 ‘다름’이 폭력의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이야기사람은 모두 다르다. 생김새도 취향도 생각도. 나와 상대가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차이’를 인정하는 삶이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러나 여기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있다.
요르크는 다른 아이들보다 귀가 크다. 또 혼자 지내는 시간을 좋아하고, 매사에 조심스럽다. 귀가 크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조심스러운 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요르크는 그런 점들로 인해 유난히 눈에 띄고, 같은 반의 마르코와 드레슈케 쌍둥이 패거리에게 주목을 받는다. 요르크는 그 아이들에게 얻어맞거나 하지는 않지만, 늘 가까이에서 속삭이고 비아냥대는 통에 본연의 명랑함을 잃고 위축될 때가 많다.
이 책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나는 억지로 가게 된 일주일간의 숲속 방학 캠프에서 이런 친구 요르크를 곁에서 지켜본다. 그러면서 모른 척 피하고 싶었던 현실과 보이지 않는 폭력에 눈을 뜨게 된다. 실은 나 또한 또래보다 조숙하고 매사에 불평이 많다는 이유로 반에서 아웃사이더처럼 지내고 있다. 요르크와 마찬가지로 별종 취급을 받는 것이다. 다른 건 단 하나, 요르크처럼 직접적인 폭력의 대상에서는 비껴갔다는 것!
또래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힘이 센 친구들의 폭력 그 언저리에서 불안해하는 나와 요르크, 이 아이들은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두 아이의 이야기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늑대라는 상징적 존재로 그려 내는 두려움과 용기!
그 속에서 힘겹지만 천천히 성장하는 아이들이 책 《울프》에는 제목처럼 늑대가 몇 차례 등장한다. 주인공인 내가 방학 캠프에 참여한 다음부터 밤마다 몇 번씩이나 말이다. 노란 눈으로 밤을 밝히는 늑대의 모습은 나에게 죽을 것만 같은 두려움을 안겨 주지만 만남의 횟수가 늘수록 조금씩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사실 문제는 늑대만은 아니다. 거미줄도 모기떼도 질색인 나에게 숲속에서 진행되는 방학 캠프는 여러 모로 큰 골칫거리다. 마르코 패거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별난 친구 요르크를 지켜보는 것도 고역이다. 그중 가장 최악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지만, 감히 마르코 패거리에게 저항할 수 없는 스스로의 모습이다. 싫은 것투성이에 둘러싸여 그 어느 하나에도 저항하지 못하는 무력감은, 나를 두렵게도 하고 분노하게도 한다.
그래서, 늑대란 과연 무엇일까? 그 답은 아마 책을 읽는 독자들마다 조금씩 다를 것이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이 책에서 그리는 늑대의 존재는 모호하고 신비로우며 아름답다. 그게 꿈인지 현실인지조차 알 수 없다.
다만 늑대에 대한 많은 해석 중 이것 하나는 보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처음에 늑대는 나와 요르크를 죽일 수도 있을 만큼 강하고 두려운 존재로 느껴졌기에 나는 그 앞에서 돌처럼 굳어졌다. 하지만 이윽고 늑대는 비겁해지려는 나를 돌려세우는 존재로 변모한다. 그다음엔 오두막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친근감 있는 존재가 되고, 마지막엔 나와 요르크를 지키는 존재가 된다. 그러니까 ‘늑대’는 어쩌면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두려운 늑대를 받아들임은 나 자신의 두려움을 받아들임일지 모른다. 두려워하고 약한 스스로의 모습을 인정하는 데에서 용기를 내는 일도 시작되리라. 자신이 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그 힘겨운 싸움 속에서 아이들은 마침내 성장한다.
수준 높은 문학 작품을 읽는 즐거움을 익히 알고 있는 많은 독자들에게, 이 책의 제목인 《울프》, 그리고 책 속에 등장하는 늑대의 의미를 여러 번 곱씹고 음미하며 해석하는 즐거움을 누려 보시길 간곡히 권해 본다. 독자들이 펼치고 이어서 써 내려갈 이 책의 뒷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친구들과의 우정과 자연의 위대함!
일상을 벗어나 숲속 캠핑장에서 벌어지는 모험담“전 자연을 거부하거든요!”
“뭐? 그게 가능해?”
자신은 숲속 방학 캠프에 억지로 왔다고, 자신은 자연이 싫다고 누누이 강조하는 주인공이지만, 어쩔 수 없이 일주일간 숲속에서 지내며 캠프 활동에 참여한다. 낡은 오두막에서 낯선 친구와 한방 쓰기, 끝없이 숲길을 걸어야 하는 단체 하이킹, 포일에 싼 감자를 구워 먹는 캠프파이어, 나무 꼭대기의 그네 타기가 보상인 클라이밍, 병이 난 요리사 대신 요리하기, 숲에 관한 강연 듣기까지!
나와 요르크, 마르코와 드레슈케 쌍둥이, 주인공이 내심 관심을 내비치는 활발한 여자아이 베니샤……, 학교에선 따로 놀던 아이들 모두가 너나없이 바쁘디바쁜 캠프의 일원이 된다. 나는 캠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싫지만 캠프 지도자들의 설득과 요르크의 권유에 못 이기는 척 미지근한 태도로 활동에 참여하고, 요르크는 평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하이킹에 설레어 하고, 마르코와 드레슈케 패거리는 호시탐탐 요르크를 노린다.
여기에 피트, 벨라, 코코, 조라 등 각양각색의 캠프 지도자들도 아이들과 함께한다. 때로는 의무감에, 혹은 무심하게, 가끔은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지도자들. 완벽하지만은 않은 그들의 모습을 조금은 코믹하게, 대체로 사실적으로 그려 냈다.
서커스 선생님 트리베스카 부인을 비롯해서 거인 같은 요리사 아저씨, 산림 관리인 베아테 할머니 같은 주인공의 호감을 사는 인물들도 여럿 등장한다. 이들은 여러 모로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조숙하고 냉소적인 주인공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일상을 벗어난 숲이라는 공간에선 그만큼 다양한 일이 벌어진다. 친구들, 어른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 변화가 생긴다. 평범한 일상에 균열을 가져온 자연의 위대함, 그 속에서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두렵고 떨리는 모험담이 시작된다.
흑백과 노란색만으로 이루어진
산뜻하고 감각적인 일러스트이 책의 작가인 사샤 스타니시치는 독일 최고의 문학상이라고 일컬어지는 독일도서상 수상 작가이다. 독일도서상은 올해 최고의 독일어 신간 소설에 수여하는 상으로, 매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기간에 발표된다. 독특한 어투, 직설적으로 툭툭 내뱉는 듯하면서도 상징적인 의미들로 가득한 그의 글은, 독자들로 하여금 신선함과 유머러스함을 느끼게 함은 물론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흑백과 노란색만으로 이루어진 그림 작가 레기나 켄의 산뜻하고 감각적인 일러스트 또한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미 중 하나다. 시니컬한 주인공 아이가 화자라 다소 침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가 여러 가지 농담의 노란색과 검은색에 의해 마법처럼 분위기가 환기된다. 훌륭한 글에 걸맞게 미적으로도 아름다운 책으로 탄생하는 데 한몫했다. 초등 고학년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그 누가 읽어도 깊은 재미와 울림을 느낄 수 있는 문학 작품이라 자신한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엄마가 별다른 이유도 없이 ‘그건 그렇고’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다. 엄마가 ‘그건 그렇고’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이 좋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엄마가 마늘을 까며 말했다.
“너, 방학 캠프에 등록했어.”
“농담하시는 거죠?”
요르크도 있었다. 그 애도 틀림없이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요르크가 자발적으로 우리와 함께 방학을 보내다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요르크는 늘 그렇듯이 멀리 떨어져 있었다.
요르크는 숲에 가 본 적이 있을까? 요르크 아버지가 그 애에게 배낭을 메어 주고 어깨끈을 조여 주었는데, 배낭은 낡고 회색빛으로 보이는 데다 너무 작은 것 같았다. 배낭에는 배지들이 꽂혀 있었는데, 이보다 더 구릴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두 사람은 포옹을 한 뒤, 아주 복잡한 악수를 했다. 그리고 서로 다정하게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