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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돌멩이
브로콜리숲 | 3-4학년 |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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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장그래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내일의 돌멩이』에는 단단한 돌멩이 이면의 허전하고 쓸쓸함이 배어 있다. 이상도 하다. 단단하게 이를 데 없는 돌멩이가 그런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꿈쩍하지 않는 돌멩이 속에도 돌멩이의 생각과 추억이 깃들어 있다. 그래서 조금 아프고 한 번 더 눈길을 전해 주고 싶어진다. 돌멩이 속에 사는 돌멩이는 어떻게든 내일의 일을 기록해 나갈 것이다. 첫 동시집인 『악어책』 보다 웅숭 깊어진 『내일의 돌멩이』로 물수제비 한 번 어떨까?

  출판사 리뷰

[서평]

가깝고도 먼 이야기-


돌멩이 집에는 돌멩이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는 마음까지
알록달록하게 달그락거리고 있었어요.

거기서 밥 먹고 책을 읽었어요.
만화영화를 보고 피아노도 쳤어요.

가끔 날아오는 동박새를 만난 적도 있어요.
동백나무에게
동박새에게
거미에게
물방울에게
파리와 모기에게
이름을 짓고 불러주면서 가족이 되었습니다.

돌멩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낸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돌멩이 속에서 돌아가신 엄마를 만났고,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났습니다.
돌멩이가 물컹하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시인의 말 「가깝고도 먼 이야기」 부분

“2015년 《아동문예》로 등단을 하고나서 4년 만에 첫 동시집을 엮습니다. 빠르다면 빠르지만 그 동안의 시간을 생각하면 그리 빠른 시간이 아닐 수도 있지요. 첫 발걸음은 누구에게나 조심스럽고 힘든 일입니다. 고심 끝에 시인은 씩씩하고 먹성 좋은 악어로 나타난 것 같아요.”

먹성 좋은 악어로 4년 전 첫 동시집을 선보였던 장그래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내일의 돌멩이』. 돌멩이 집에 들어가는 비밀번호는 나중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이 집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지는데요. “토끼는/ 똥보다 더 급한 게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건 바로 얼굴. 그리고 얼굴에 그려지는 표정입니다. 토끼는 그걸 알고 “허겁지겁/ 얼굴 그리러” 갑니다(「거북이가 화장실 문을 똑똑 두드리는데」). 얼굴 뿐일까요? 급한 일을 해결하려면 엉덩이도 그려 넣어야 합니다. 그제서야 안심이 되고 바깥에서 문을 두드리던 거북이도 떠오를 겁니다. 시인은 ‘돌멩이’라는 단단한 공간을 지나 또 다른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바람이 잔뜩 든 과자 봉지라는 집입니다. 과자 봉지 집에는 슬픈 일을 지닌 아이와 기쁜 일을 가진 아이가 잘 구워진 과자를 사이에 놓고 “세상에 없는 이야기를/ 과자처럼 달콤하게 구워내고 싶은”(「바람이 만드는 집」) 따스한 마음을 나눌 수 있습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기쁜 일은 기쁜대로 나누고 슬픈 일은 슬픈대로 나누는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또 다른 공간은 입으로 커다랗게 불어보는 ‘풍선껌’에 있습니다. 공기를 불어넣어 터뜨리지 않고 최대한 크게 불어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씹고 불어보지만 시인은 그냥 바람이 아니라 걱정 섞인 한숨을 불어넣는다고 합니다. “부풀리고 부풀리고/ 또 부풀려서/ 한숨 속에 웅크린 이야기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풍선껌」)습니다. 그렇게 풍선에 한숨을 섞은 바람을 불어넣다가 빵 터지고 말 때 느껴지는 해방감은 어떤 느낌일까요.
시인의 시의 세계에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 이야기가 자리 잡게 하고 있습니다. 그게 빈 종이 위든 단단한 돌멩이 속이든 과자보다 공기가 더 많이 든 과자 봉지 속이든 그곳에 이야기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따스하게 군불을 떼주고 있습니다. 누구라도 들어오면 단단하게 안아 주겠다는 『내일의 돌멩이』 문을 열고 들어오세요. 가깝고도 먼 집 비밀번호는 ‘내일의 돌멩이’입니다.

몸통 그리고
쫑긋 귀를 오리는 중인데

종이가 헐러덩벌러덩
화장실로 뛰어간다

얼굴은 반만 그렸을 뿐인데
엉덩이는 생각도 못했는데

똥이 급했나?

화장실을 어떻게 찾았을까?
눈도 코도 없이

변기에 앉는 순간
아차차
엉덩이조차 없다는 걸 알았을 테지

그때 똑똑똑
문을 두드리는
거북이

토끼는
똥보다 더 급한 게 있다는 걸
알았겠지

허겁지겁
얼굴 그리러 간다

―「거북이가 화장실 문을 똑똑 두드리는데」 전문

비옷까지 입고 있더라니까요

교문 앞에 떨어진 과자 한 봉지 토도독
비가 두드리고 지나가던 바람은 귀를 쫑긋 세우고

과자 봉지 속엔
과자만 든 게 아닐지 몰라요
과자보다 더 맛있는
이야기가 숨어있을지 몰라요

과자를 먹지 않아도 기쁜 일이 있는 아이와
과자를 먹어도 슬픈 일이 있는 아이가 만나는
이야기가 사는


소리는 듣는 게 아니라 맛보는 거란 걸 알게 된 날이었죠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놀러가서 비가 그칠 때까지
세상에 없는 이야기를
과자처럼 달콤하게 구워내고 싶은
바람의 집

가끔씩
사람이 만든 집보다 바람이 만든 집으로
가고 싶을 때가
있어요

―「바람이 만드는 집」 전문

동그라미 속에 후우~
한숨을 담았다

입을 부풀리고 부풀리고
또 부풀려서
한숨 속에 웅크린 이야기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는데

옆집 개가 귀를 쫑긋 세운다
담장 위의 길고양이는
입이 찢어지도록 하품만 한다
수염 하나가 톡
떨어지도록

한숨을 아니?
개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고양이는 꼬리를 살랑 흔든다

아니, 하품은 알아도
한숨을 몰라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좋을 때가 있다

동그라미 속에 담았던
한숨이 빵 터졌다

이번에는
하품을 담아볼까

―「풍선껌」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장그래
경주 녹동에서 태어나 울산에 살고 있습니다. 2015년 《아동문예》에 동시로 등단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동시집 『악어책』을 출간했습니다. 동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동아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동화마을논술학원을 운영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좋은 문장을 만나면 행복해하며 살고 있습니다.

  목차

시인의 말_가깝고도 먼 이야기

1부 거북이가 화장실 문을 똑똑 두드리는데

처음이라는 말 / 거북이가 화장실 문을 똑똑 두드리는데
바람이 만드는 집 / 풍선껌 / 씨앗 / 자장가 / 수국
떡갈나무에 구름이 걸렸는데 / 떡갈나무에 구름이 걸렸는데 2
빨대 / 동박새 / 거미와 잠자리

2. 오리배를 타고 싶은 오리 이야기

내일의 돌멩이 / 오리배를 타고 싶은 오리 이야기
엄마와 장미 / 가족 / 나무 심는 할머니 / 도미노 게임
한숨 / 양말처럼 / 입김 / 김장하는 날 / 생각 / 종이 목욕탕
바나나우유 / 전화

3부 코가 날아가네

셔틀런 / 비누 / 코가 날아가네 / 코의 문제 / 동행
오리책 / 사춘기 / 가위 / 그물 / 재개발구역 / 이사
도토리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고

4부 예기치 못한 일

아침 바다/ 예의 / 예기치 못한 일 / 그물을 던져볼까요? / 일방통행
소나기 / 봄 / 엄마 따기 / 땡감나무 / 가깝고도 먼 이야기 / 친구들

해설_어린이와 소통하는 그 진정한 동행_김종헌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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