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데뷔작 《교실 뒤의 소년》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주목받은
온잘리 Q. 라우프가 바라본 혐오 사회
학교 문제아와 도시 노숙자
전대미문의 런던 예술품 도난 사건에 휘말리다
“이 세상 그 누구도, 하지 않은 일로 비난받아서는 안 돼!”‘난민’ 친구를 위한 용기와 우정을 다룬 《교실 뒤의 소년》, 엄마를 향한 사랑과 위탁 가정에서 만난 아이들의 뜨거운 연대를 그린 《내 창문 밖의 별》 등 우리 사회의 문제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심히 풀어내는 작가 온잘리 Q. 라우프가 얼굴 없는 도둑을 쫓는 학교 문제아와 노숙자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런던 시내 한복판에서 공공 예술품이 잇따라 훼손되고 도난당한다. 우연히 범행을 목격한 헥터가 노숙자 노인 토머스를 범인으로 지목하자 도시 전체가 그를 쫓는다. 하지만 헥터는 수배 포스터를 볼수록, 그날 밤 자신이 본 도둑은 토머스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비록 학교에서 아이들을 괴롭힐 궁리만 하는 문제아지만, 겁쟁이나 거짓말쟁이가 되고 싶지 않았던 헥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진짜 도둑을 잡기로 하자 조력자들이 하나둘 나타난다. 편견과 혐오, 무관심 속에 내몰린 이들은 스스로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 얼굴 없는 도둑의 진짜 얼굴, 그 정체는 무엇일까? 그는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걸까?
학교 문제아가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열 살 헥터와 노숙자 노인 토머스의 만남은 헥터가 선생님을 조롱하는 그림을 그린 범인으로 지목되면서 시작된다. 아무리 헥터가 진짜 범인을 말해도, 아이들을 즐겨 괴롭혀 온 헥터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더욱이 헥터가 주장한 범인 카리나는 모범생이었다. 그런데 헥터의 억울함은 엉뚱하게도 공원 벤치가 보금자리인 노숙자 노인 토머스를 향한다. 그저 토머스의 털모자를 뺏는 정도의 장난만 치려고 했는데, 토머스가 소중히 여기는 손수레를 호수에 빠트리는 큰일로 번진다.
헥터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시내에 나갔다가 때마침 한창 떠들썩했던 공공 예술품 연쇄 도난 현장을 목격한다. 어둠 속 도둑의 그림자를 보자, 헥터는 바로 자신이 괴롭힌 토머스를 떠올린다. 범죄 현장에 남겨진 유일한 단서가 노숙자들이 사용하는 상징이 노란색 페인트로 그려진 것이라 했던 뉴스까지 생각나자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토머스가 자신은 도둑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헥터는 학교에 강연 온 경찰관을 붙잡고 자신이 얼굴 없는 도둑을 안다고 말해 버린다. 헥터의 진술에 따라 수배자 포스터가 완성되고, 헥터는 ‘익명의 제보자’가 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꽤 괜찮은 기분을 맛본다. 그런데 수배자 포스터를 볼수록, 도시 전체가 헥터를 쫓고 노숙자들을 경찰서로 잡아들일수록, 헥터는 그날 밤의 도둑이 토머스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실수를 인정하기가 쉽지 않은 헥터. 하지만 하지 않은 일로 벌 받는 것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 헥터는 진짜 도둑을 잡아서 토머스에게 씌운 누명을 벗겨 주기로 용기를 낸다. 이 책의 이야기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무엇이 억울한 사람을 만들까?
‘노숙자’를 향한 우리의 편견과 선입견은?《얼굴 없는 도둑과 슈퍼히어로》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억울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 이야기이다. 억울한 상황은 왜 생길까? 이 책의 주인공 헥터와 토머스를 보자면, 무관심에서 비롯된 편견과 선입견이 누군가를 억울하게 만든다.
예를 들면, 교장 선생님에게 ‘거짓말’은 문제아나 하는 것이지 모범생과는 상관없는 단어다. 헥터가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평소 헥터를 ‘문제아’ ‘악동’ ‘골칫덩어리’로 본 교장 선생님은 믿으려 하지 않는다. 심지어 아빠도 선생님의 이야기만 듣고 헥터에게 사과 편지를 쓰라고 할 뿐, 헥터에게 자초지종을 묻지 않는다.
그런데 헥터 또한 토머스의 결백을 믿지 않는다. 그가 냄새나는 노숙자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섬유 유연제 광고에 나오는 얼룩이나 때처럼 여기며 공동체의 ‘오점’이라고, 잠재적 범죄자라고 주저 없이 말하는 그 노숙자니까.
그러나 노숙자에 대한 헥터의 편견과 선입견은 그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때마다 조금씩 금이 가고 깨진다. 헥터는 같은 반 메이 리의 도움으로 노숙자를 위한 무료 급식소에서 봉사하면서 그들이 길바닥을 집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듣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노숙자’가 아닌 누군가의 아버지, 할머니, 가족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비소로 깨닫는다. 어린아이들은 물론이고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어서는 안 되고, 아무런 잘못 없이 발에 차이거나 욕설을 들어서는 안 되는, 자신과 똑같은 ‘인권’을 가진 존재로 보게 된 것이다.
도둑은 도둑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다
혐오를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의 민낯을 밝혀라! 나이트버스 노선을 따라 일어나는 공공 예술품 도난 사건의 진짜 도둑은 누굴까? 이 책은 이 답을 찾기 위해 흐른다. 얼굴 없는 도둑의 진짜 얼굴이 밝혀지자,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진다. 도둑일 수 없는, 도둑일 리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순간, 자문하게 된다. 그렇다면 도둑이 될 만한 사람, 슈퍼히어로가 될 만한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건가?
작가는 얼굴 없는 도둑의 정체를 통해 경고한다. 편견, 선입견, 무관심을 이용해 사회적 혐오를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혐오를 이용해 이익을 챙기려는 세력에게 속지 말라고. 그리고 저자의 말을 통해 당부한다. 사회적 편견, 선입견, 혐오를 극복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면, 주저하지 말고 바로 도움을 주라고.

나는 그 그림은 정말 내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내가 그렸다면 더 우스꽝스럽게 더 잘 그렸을 거라고. 하지만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안다. 어른이 자신을 믿으라고 말할 때마다 나는 절대 그럴 수 없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사람만 돕는다. 그리고 나를 좋아하는 어른은 단 한 명도 만난 적이 없다. 게다가 내가 기억하는 한 나는 모두를 실망시켜 왔기 때문에 뭐 새로울 것은 없었다.
그때 컴퓨터 화면이 깜박거리고 게임 신이 내렸다! 공원의 그 노인한테 어떻게 복수를 해야 할지 정확하게 떠올랐다. 패딩턴 곰의 도둑 덕분에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도둑처럼 내가 그랬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게 무언가를 사라지게 할 것이다. 어쨌든 랭커스터 교장 선생님 말대로 내가 악동이라면 최고의 악동이 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