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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펭귄이란
위즈덤하우스 | 3-4학년 | 202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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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어른과 지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어린이는 외롭다. 자신을 발견해 줄 친구를 그리워한다. 비대면, 저출생 시대의 어린이에게는 동료가 필요하다. 별일 없이 잘 지내는 것 같지만 마음 한 구석은 조금 쓸쓸할지도 모르는 어린이에게 이 책은 든든한 동료다. 어린이끼리는 무엇이든 툭툭 털어놓아도 괜찮고, 읽고 있으면 용기가 생긴다. 성장의 체온이 같은 사람을 만나는 기쁨을 알려 주는 다섯 편의 단편을 담았다.

  출판사 리뷰

별일 없이 잘 지내는 것 같지만 마음 한구석은 조금 쓸쓸할지도 모르는 어린이,
그들이 비로소 꺼내 놓는 한마디
“적당히 꾸며 내면요, 우리가 다 믿을 것 같아요?”
“나는 알아서 자라기 정말 싫어.”

우리에게 펭귄이란? 우리에게 가족이란?
가족의 의미와 범위에 대해 질문을 던지다


형식만 갖추어지면 내용은 무시되는 일이 있다. 한국에서는 가족이라는 형식이 특히 그러하다. 형식에 가로막혀 각기 다른 가족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아이들 삶의 내용이 잘 보이지 않을 때도 많다. 그래서 아이들은 듣지 않아도 되는 말을 듣고 자라기도 한다. 아이가 잘 자라는 데 필요한 건 혈연도, 규범에 매인 가정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담은 다섯 편의 단편은 작가의 사려 깊은 시선으로 사회가 만들어 낸 ‘가족주의’와,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핵가족을 이상적 가족의 형태로 간주하는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어린이의 일상에 반영되어 있는지를 다양한 관점으로 살핀다. 아이의 천진난만함이 부조리한 사회 구조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 주고, 정답을 제시할 수 없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섣불리 다루지 않고 등장인물의 캐릭터, 인물이 놓인 상황 등만 제시해 독자 스스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작가는 가족의 형태가 점점 다양해져 가고 있는 지금, 그 안팎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주목한다. 그리고 어쩌면 상황은 이미 변했는데, 어른들의 의식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정상 가족’이라고 일컬어지는 범주 밖에 놓인 어린이 당사자, 그리고 그 곁의 친구들이 그런 친구와 관계를 맺는 것에 더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닌지, 또한 가족의 의미와 범위는 무엇인지에 대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혈연, 규범에 매인 것만이 가족이 아니라,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 서로 달라도 보듬어 줄 수 있고, 번갈아 돌보고, 곁에 있어 주고, 부재 시 그리워하기도 하는 대상이 가족이라는 것에 동의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서사에 가려져 있던 서정성에 다시 주목하게 하는 단편들
여기 내 마음을 아는 친구가 있고,
내 모험을 받아들여 주는 충분한 세계가 있다


작가는 이혼, 재혼, 편부모, 조손 가정 등 ‘정상 가족’으로 일컬어지는 구성원이 부재한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불행하게 그리지 않았다. 「우리에게 펭귄이란」에 등장하는 용민이네 집안 분위기만 보아도 그렇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삼촌, 이모, 누나까지 용민이네 가족 분위기는 매우 다복하게 그려지는데, ‘정상 가족’ 범주에서 벗어나는 가정은 무조건 우울한 분위기일 거라는 우리의 편견에 통쾌한 한방을 날리는 지점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복한 가정임에도’ 아이는 부재한 아빠에 대한 그리움으로 펭귄을 찾아 남극으로 떠나는 결단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펼쳐 보여 주는 부분은 실로 놀랍다. 겉으로 보기에 멀쩡하고 괜찮아 보여도, 아이들 마음 한 켠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을 헤아리는 순도 높은 이해의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서사에 가려져 있던 서정성에 다시 주목하게 하는 작품이다.
반면 이혼, 재혼, 편부모, 조손 가정이 흔해진 만큼, 우리가 그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무뎌진 건 아닌지 다시금 점검해 보게 만드는 장면들도 있다. 시대가 변해 흔해졌다고 해서 그 상황에 놓인 아이들 마음속에 아픔이 없을까 염려하는 작가의 마음이 녹아 든 부분. 「달팽이가 간다」의 우주는 의연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고양이를 안아 보자」 속 남매는 재혼 가정이라는 사실보다는 이민으로 인한 새 환경 적응 그리고 사춘기로 인한 갈등을 가족 덕분에 조금씩 풀어 나가는 모습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 류재향 작가가 얼마나 어린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예의 바르고 다정한 귀를 가졌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가족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이 있는 어린이, 외로운 어린이, 자신을 발견해 줄 친구를 그리워하는 어린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여기 내 마음을 아는 친구가 있고, 내 모험을 받아들여 주는 충분한 세계가 있으니까 말이다.

엄마의 말에 이모와 삼촌이 번갈아 대꾸했어요. “적당히 둘러대. 남극에 가면 꼬마 인간은 다 얼어 죽는다고.” “특수 요원들이 힘을 합쳐서, 펭귄을 몽땅 다 구해 줬다고 해.” 나는 더 이상 듣고만 있을 수 없었어요. 엄마 품에 고개를 파묻은 채 말했어요. “적당히 꾸며 내면요, 우리가 다 믿을 것 같아요?” “뭐?” 엄마는 고개를 숙여 내 얼굴을 들여다봤어요. “그냥 남극에 보내 주면 안 돼요? 그러고 기다려 주면 안 돼요?” 흘긋 보니 엄마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는 표정이었어요. 어른들과 눈짓을 주고받으면서요. 나는 고개를 들고 한결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떠났다가 꼭 돌아오기로 약속했단 말이야. 용민이는.” 아무도 말이 없었어요. 나는 나중에 기회를 봐서, 직접 동생을 데리고 남극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호준이는 고양이를 안아 들었다. 누나가 머뭇거리더니 그네에 앉은 채로 가까이 다가와 고양이 등에 가만히 손을 댔다. “따뜻하다.” “응. 참 부드럽지. 이렇게 순하고.” 호준이는 고양이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그러자 고양이가 자신의 이마를 호준이 코에 갖다 댔다. “내가 원하는 건, 이런 게 다야.” 호준이 말에 누나는 잠시 동안 호준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결심한 듯 말했다. “나도 안아 보자.”

‘혹시…… 언니일까?’ 아니겠지. 멀리 다른 도시에 사는 아영 언니가 연락도 없이 굳이 여기까지 찾아왔을 리는 없을 것 같다. 그럼 엄마일까? ‘아냐. 그럴 리 없어.’ 엄마는 멀리서 아람이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아람이가 훌륭하게 자라면 그때 편하게 연락하겠다고 했다. 아빠도 그때가 되면 아람이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아람이는 훌륭하게 자라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함께, 지금 이해하고 싶은데, 지금 이해가 안 되는데, 그럼 자기를 더 열심히 이해시켜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류재향
대학에서 국문학과 스토리텔링, 영문학을 공부했어요. 동화를 쓰면서 그림책 번역도 하고 있답니다. 글을 쓴 책으로는 《우리에게 펭귄이란》, 《욕 좀 하는 이유나》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하늘에 별이 된 곰》, 《난 이렇게 강해요》, 《나의 개 보드리》, 《우리 집 식탁이 사라졌어요!》가 있어요.

  목차

우리에게 펭귄이란
고양이를 안아 보자
아람이의 편지
달팽이가 간다
네모에게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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