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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틈에서 키운 하얀 꿈
달과소 | 3-4학년 | 201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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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엄마와 함께 읽는 생각 동화 시리즈 1권. 어려운 환경에 발붙이고 있지만 주저앉아 있기보다 희망의 싹을 틔워내는 의연함을 가진 아이, 가족의 빈자리를 지혜로운 기다림으로 채우는 마음 예쁜 소녀, 하얀 꿈을 간직한 작은 씨앗 등 작고 사소한 물건도 저마다의 쓰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섬세한 마음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14편의 동화가 수록되어 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어려운 문제들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주인공의 용기와 긍정적인 마음씨는 잠들어 있던 아이들의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쓸모를 모두 다하고 사라지는 하찮은 사물들의 이야기는 아이 스스로 자기 자신의 역할과 가치를 생각해보고 나의 어제와 오늘을 되돌아보게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행복의 꽃을 피울 꽃씨들이 되어줄 소민호 작가의 단편동화 14편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하찮은 것에도 마음을 열어 곁을 내주고, 작은 목소리에도 가만히 귀를 기울이는 글쓴이의 섬세한 마음결이 느껴지는 따스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가만히 다독여주는 포근한 글
외롭고 낮은 곳에 피어 있는 꽃들에게도 따뜻한 눈빛으로 말을 건네는 소민호 작가의 시선을 따라 하얀 꿈꽃같은 이야기가 피어납니다. 아이를 어루만지는 엄마, 아빠의 손길처럼 따스한 온기가 배어 있는 14편의 동화 속에는 각양각색의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어려운 환경에 발붙이고 있지만 주저앉아 있기보다 희망의 싹을 틔워내는 의연함을 가진 아이, 가족의 빈자리를 지혜로운 기다림으로 채우는 마음 예쁜 소녀, 친구에게 자신의 가장 소중한 열매까지 내어주는 먹땡깔, 많은 시간 동안 무관심 속에 묻혀 있다가 꽃받침이 되어 비로소 쓸모의 기쁨을 알게 되는 철사조각,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 붓는 목화, 그리고 하얀 꿈을 간직한 작은 씨앗 등, 작고 사소한 물건도 저마다의 쓰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글쓴이의 섬세한 마음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다양한 동화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나직한 목소리로 전하는 작가의 따뜻한 격려와 감동적인 이야기들은 하루가 다르게 커나가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까지도 포근히 감싸줄 것입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어려운 문제들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주인공의 용기와 긍정적인 마음씨는 잠들어 있던 아이들의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쓸모를 모두 다하고 사라지는 하찮은 사물들의 이야기는 아이 스스로 자기 자신의 역할과 가치를 생각해보고 나의 어제와 오늘을 되돌아보게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줄 것입니다.

백련암을 등지고 앉은 작은 연못에 빛을 잃은 연잎들이 둥둥 떠 있었습니다. 다람쥐들도 가을걷이에 연못가를 뛰어다녔습니다. 종종 걸음으로 다니는 다람쥐들만 보면 자꾸만 옛날이 생각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땐 내가 누군지 몰랐습니다. 그냥 소쿠리 안에서 동무들과 봄을 기다리며 하얀 꿈만 꾸고 있었답니다. 내가 누군지 모르는 건 딱딱한 껍질 때문이었습니다. 껍질에 싸여 있는 씨앗들은 대부분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마냥 꿈만 키운답니다.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시는 백련암 큰스님은 한 번씩 우리를 만져보며 빙그레 웃었습니다. 그 웃음 때문에 나는 참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행복도 잠깐이었습니다. 다람쥐들이 우리를 노렸던 겁니다.
큰스님이 없는 틈을 타서 다람쥐 두 마리가 장독대로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그때까지도 다람쥐들이 그렇게 무서운 줄 몰랐습니다. 다람쥐들은 우리를 볼 주머니가 볼록하도록 입에 쓸어 넣었습니다. 우리를 물고 달리던 다람쥐가 바위 위에서 꼬리를 깔고 앉아 나를 꺼냈습니다. 가슴이 막 뛰었습니다. 입안의 날카로운 이빨을 봤기 때문입니다. 다람쥐는 나를 앞발로 움켜쥐고 이빨을 드러냈습니다. 간이 콩알만 해졌습니다. 숨도 멈춰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눈을 꼭 감았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생략)
- ‘바위틈에서 키운 하얀 꿈’ 중에서

꼭 써야 하는 일기는 썼다가 모두 지워 버렸다. 그 바람에 선생님께 꾸중도 많이 들었다.
“무엇이든 다 지울 수 있는 지우개가 있으면 좋겠다!”
소년은 느티나무에 등을 기댄 채 중얼거렸다.
“그런 지우개가 있어도 쓸 수 없을 걸!”
하얀 옷을 입은 아저씨가 불쑥 나타났다. 어둠 속이라 얼굴은 또렷이 볼 수 없었지만 목소리가 잔잔하게 몸을 감쌌다.
“왜, 왜 쓸 수 없어요?”
“세상을 다 지워버리면 너도 없어질 텐데! 그리고 말이야, 사람은 누구나 아픈 기억과 좋은 기억을 두루 갖고 있어. 그런 게 없으면 좋고 싫은 걸 모르잖아.”
“차라리 좋고 싫은 걸 모르면 좋겠어요.”
소년이 힘주어 말하자 아저씨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지우개가 있긴 한데……!”
아저씨가 소년의 눈치를 보았다.
“정말 그런 지우개가 있어요? 있으면 옛날 기억들을 모조리 지우고 싶어요!”
“네 마음이 정 그렇다면 지우개를 하나 주지!”
아저씨가 지우개를 내밀었다. 유난히 하얀 지우개였다.
“이건 보통 지우개잖아요.”
“허허, 그 지우개로 네가 지우고 싶은 걸 떠올리면서 눈을 감고 흔들어 봐. 그러면 깨끗이 지워지지. 하지만 한 번 지운 기억은 되살아나지 않는다. 그러니 잘 생각해서...!”
아저씨는 말끝을 흐리며 바람처럼 사라졌다.
‘어, 이상하다!’
소년이 눈을 비비며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아저씨는 보이지 않았다.
‘음, 내가 헛것을 봤나?’
소년이 머리를 흔들다가 딱 멈췄다. 꼭 쥔 손 안에 뭔가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아-, 이건……!”
- ‘하얀 지우개’ 중에서

나는 그런 두 사람을 볼 때마다 산새들을 쫓던 생각이 납니다. 새를 쫓는 일은 우리 풍경이 해야 할 일이지만 아직도 잊히지 않는 일이 있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박새 한 마리가 추녀 끝에 앉았습니다. 나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박새는 화들짝 놀라 날개를 펼쳤지만 비에 젖은 날개로는 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젖은 날개를 보지 못했습니다.
“풍경님, 이 추녀 밑에서 비만 좀 피해 가겠습니다.”
“흥, 그 말을 나더러 믿으라고……? 안 될 말이지. 댕댕……!”
놀란 박새는 건너편 바위까지 겨우 날아갔습니다. 나는 못 본 척 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건 그때의 박새 모습이 사진처럼 내 가슴 한 구석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난 잘했어. 새를 쫓는 일은 당연히 내가 할 일이야. 댕댕……!”
나는 박새를 잊으려고 한참 동안 소리쳤습니다. 몸이 얼얼하도록 소리쳤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잊히지 않습니다.
- ‘소리 잃은 풍경’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소민호
제3회 《동화문학》 신인상 동화부문 당선부산문학상 이주홍아동문학상 부산아동문학상부산아동문학인협회 회원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원[동화집]《일곱빛깔 무지개》, 《호박벌 이야기》, 《형제섬의 비밀》, 《작은 솔씨의 고집》, 《기분 좋은 거짓말》, 《꿈꾸는 돌콩이》, 《다라국 소년 더기》, 《대야성 장수 죽죽》 등 다수

  목차

(1) 바위틈에서 키운 하얀 꿈
(2) 그게 아니야
(3) 기다림
(4) 동전과 개미
(5) 들풀 속에 핀 목화
(6) 하얀 지우개
(7) 감나무와 석류나무
(8) 소리 잃은 풍경
(9) 버려진 철사의 꿈
(10) 소년과 먹땡깔
(11) 검정구두 이야기
(12) 작은 소리꾼
(13) 여행
(14) 어느 거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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